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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프로젝트 안무, <여집합_강하게 사라지기>: 보기의 시선을 분할하다
    REVIEW/Dance 2019. 6. 28. 16:22

    ▲ 최강프로젝트(강진안, 최민선), <여집합 집집집 합집여>Bokco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여집합_강하게 사라지기>는 한쪽의 무대와 다른 쪽 무대 한편의 영상 두 개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그리고 무대의 움직임을 찍는 카메라가 있는데, 카메라가 영상으로 즉각 매개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작업의 주요한 출발점이 된다. 즉 카메라는 현재의 무대 움직임을 단지 찍기 위해 존재하고, 이를 다음 막에서 영상으로 송출하고 다시 현재의 움직임을 찍는다. 카메라는 움직임에 부착/부가되는 또 다른 동시 움직임인데, 움직임에 따라 가지만 움직임을 그 즉시 반영해 내는 건 아니다. 

    오히려 카메라는 이후의 움직임을 선취하고 움직임은 이후 장면으로의 출현을 기다리며 찍히기 위해 존재하게 되는 식으로, 움직임은 굴절되기 시작한다. 그것은 영상에서는 편취되어(일부만 비쳐지게 된다) 다른 맥락으로 편집되는데, 이는 현재 움직임과 미묘하게 동기화되기도 한다. 가령 손만 보이거나 하는 움직임의 과거 곧 스크린의 현재는, 이 영상의 보이지 않는 현재의 움직임의 확장으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곧 움직임이 스크린의 대리 보충이 되는 셈이다. 

    사실 지난 장면이 어떤 카메라 각도에 의해 편취된 것인지까지를 같이 보기는 힘든데, 카메라는 움직임 바깥에 있고, 또한 우리 시선 바깥에 있으므로(우리는 움직임과 카메라 사이에 있다) 결정적으로 우리의 시선은 카메라의 시선과 동기화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움직임과 카메라의 시선을 동시에 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움직임을 다음 움직임까지 순서대로 다 외우는 것 역시 불가능하므로, 이 작동 방식 자체에 대한 경외감 이외에 두 개의 스크린(움직임과 영상)을 하나로 종합하는 건 불가능하며 거기에 대한 약간의 무력감도 동반하게 된다.

    여기서 관객은 이 두 개의 차이 자체를 종합을 통해 구성하는(두 개가 종합을 통해 하나로 구성되는, 곧 종합을 통해 두 개의 차이를 지우는 것이 아닌) 시선을 전유해야 하므로, 현재는 시간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편집되어야 한다. 관객은 현재만을 볼 수는 없다. 그 시선은 조금 더 복잡해지고 세밀해져야 하는데, 관객은 현재를 보지만 과거를 끼고 그것을 보며, 사실을 보지만 그것이 편집되는 시점까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이 작업은 얼핏 보면, 움직임과 영상을 쇼트 단위로 쪼개 어떻게 서로가 서로를 향하고 쪼개고 강제하는지를 분석해야만 할 것 같다. 두 개의 스크린을 하나의 평면으로 보기에 움직임의 스크린은 다소 더 크며 앞에 위치한다. 이건 어떤 오류일까. 아님 움직임의 특권일까. 아님 선행하는 것을 눈치 챌 수 없게 하는, 최초의 트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인 것일까. 

    이 작업을 3층 좌측에서 본 탓에 이 평면 자체를 하나의 스크린―일종의 좌로 튀어나온 형태로 굴절된―으로 보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더군다나 좌측에서 움직임이 있어서 그것은 더 불편하게 다가왔다. 작업의 특성을 고려해 우리는 스크린(작업)과 수직으로 눈을 맞췄어야 했고(‘우리가 영화를 볼 때 물리적으로 스크린의 폭을 벗어난 관람을 하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2, 3층의 좌측 좌석은 판매/제공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맞다(급진적으로 보면 작업을 몰이해한 처사라 하겠다). 

    이 작업은 결과적으로 감각을 통해 도달한 최고치의 작업이며, 아마 근래 보기 드문 안무 작업이라 하겠다. 그 메커니즘 자체는 어떻게 보면 움직임의 과거와 동류의 움직임의 현재가 교차한다는 차원에서 단순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안무가 단순하게 말하면 곧 움직임의 메커니즘을 짜는 것 또는 어떻게 구동할 것이냐를 사유하고 실천하는 것이라 할 때 일반적인 춤 공연의 거의 모든 형태가 어떤 주제를 표상하려 하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는 어떠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의 진정성을 재현하는 방식이나 ‘이러한 움직임은 이 정도로 멋이 있답니다’의 표현의 심미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것, 이 둘 중의 하나로 귀결된다고 할 때(그러니까 사실상 안무의 철학이나 체계가 부재하는 작업인 것이다) 이런 안무 방식 자체는 상대적으로 급진적이고 명민하며 무엇보다 매우 뛰어난 보기의 감각을 실천하고 있다 하겠다. 

    p.s. “2018년의 두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해 ‘레퍼토리화’라는 상급반으로 진학해야 할 친구들이 마치 졸업하지 못하고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역시 프로그램북에 실린 <스텝업> 심사위원 이지현 춤 비평가(이하 이지현)의 말)는 이 사업의 성격을 일종의 과정형의 성격을 넘어 온전하지 못한 작업으로 대상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스텝업>은 “우수레퍼토리 개발을 위한” 공모이다). 가령 <스텝업>은 국립현대무용단의 일반적으로 오르는 작업들과 달리 발굴되어야 하고 다듬어져 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심사의 부분이 필요한 것이다―무엇보다 프로그램북의 이지현의 글이 징후적이듯 심사위원의 인준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젊은 안무가의 실험을 지원한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홍보 전략으로, 무엇인지 모를 다음 단계로 가는 것으로(이지현은 레퍼토리화라는 한 단계 나아간 완성의 지점까지를 제시했지만) 상정하며 사업의 성격은 조금 추상화된다(역으로 이런 추상화된 명명 속에 이지현의 다음 단계 역시 추동된다고 하겠다. 그리고 여기서 우수레퍼토리로 가는 작업은 어떤 것까지일까). 아무튼 <스텝업>의 이름과 그 과정, 언어가 다소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은데, ‘신진 안무가들’, ‘실험’,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등을 일종의 정제되지 않음의 공통된 속성으로 두고 이를 지양하고자 하는(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무언가 ‘새로움’(“관객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걸 경험하게 되리라”: 이지현의 글 제목이다)으로 표상되며 확실히 좌표를 찍지 않는 과정형 이름이 만들어진 것이라 추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공연 정보]

    공연명: 여집합_강하게 사라지기

    공연 일시: 6.14.(금)~16(일) 금 8PM, 토·일 3PM

    공연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제작진: 

    ㅇ 안무 · 출연 : 최강프로젝트(강진안, 최민선)

    ㅇ 무대미술 : 로와정 

    ㅇ 음악 : 고요한

    ㅇ 의상 : 손정민

    ㅇ 촬영퍼포먼스 : 김태경

    [프로그램 정보]

    제목:국립현대무용단 픽업스테이지 <스텝업>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PART 1 

    일시: 6.7(금)-9(일)

    작품: <디너>(안무: 이재영), <무용학시리즈 vol. 2.5: 트랜스포메이션>(안무: 이은경) 

    PART 2 

    일시: 6.14(금)-16(일)

    작품: <0g>(안무: 정철인), <여집합_강하게 사라지기>(안무: 최강프로젝트)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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