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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알토 발레씨어터 에쎈, 록 발레 <퀸(Queen)> - 퀸을 무대에서 되살리다
    REVIEW/Dance 2009. 5. 11. 22:19

     

    원제 “퀸에 대한 경배(Homage to Queen)” - 화려한 스펙터클의 재현 무대

     

    퀸의 음악에 맞춘 여러 느낌의 안무와 춤, 섬세한 영상 그것들의 배치는 일단 인터미션을 포함한 두 시간 여의 시간을 지루함 없이 지켜볼 수 있는 화려한 쇼의 형태였다고 해도 무방할 듯 보인다.

     

    그렇지만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퀸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색채이다. 미래지향적인 감수성, 폭발적인 강렬함의 목소리, 뇌쇄적인 느낌의 곡들이 숨통을 트이게 했고 새롭게 감성을 적시고 발을 구르게 했다. 이미 cf등을 통해서라도 이미 익숙한 곡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다 그것을 무대 위로 다시 끌어내고, 프레디 머큐리의 콘서트 장면을 크게 영상으로 비추는데, 그것은 단순한 재현보다는 말 그대로 퀸에 바치는 경배와도 같았다.

    그럼에도 이것들을 몸으로 직조하는 데는 아쉬움이 컸다. 퀸의 목소리는 이미 한 발 앞서 수많은 공간을 헤집고 움직이는 파동 에너지로 발화하고 있었고, 그런 차원에서 이미 매이지 않는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발레의 동작들이 퀸의 음악에 맞춰 추어질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웠다. 보통의 발레복에 발레의 기본 동작들이 똑같이 다른 음악과 의상에 맞춰 재현되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화합될 수 있다는 점은 신기했지만 결국 음악 자체에 완전히 들어맞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폭발적으로 몸의 에너지를 발산하여 자신을 불사르고 모든 것을 폭발시켜야 할 때 무용수는 똑같은 점프로 무대를 뱅뱅 돌고 있었던 것이다. 몸은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음악이 말을 한다. 프레디 머큐리가.

    그렇지만 몸은 목소리가 되어야했고, 음악 그 자체가 되는 길이 아마 퀸의 음악을 가지고서 한 단계 더 나은 형태를 만드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그 음악에 대한 단순한 심상을 벗어나 연출가라는 하나의 안무 체계에 대한 전체적인 구상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발레의 정형화된 동작을 버리고 나아간다면 조금 더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생시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게 했다.

     

    사실 퀸의 뮤직비디오도 그렇지만 음악에는 풍부한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고 있었고, 그러한 내러티브성을 가지고 배경을 직조하고 그에 맞는 연기와 춤을 만드는 데 용이했다. 그래서 순서는 오히려 의미가 없었고 퀸의 음악과 그에 맞춘 다양한 춤의 세계를 하나하나 접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데 공연의 미학적 지점이 있었다. 이 지점에서 퀸을 경배하는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거나 아니면 퀸의 음악에 다채로운 안무의 향연을 만드는 데 따른 감동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대개 군무의 활동적이고 경쾌한 발걸음의 안무 힘 있는 팔 동작, 그리고 남자 둘의 섬세한 안무로 직조한 둘의 미묘한 사랑의 세계를 만드는 두 가지 정도의 큰 형태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전자가 활기차고 관객을 직접적으로 향했다면 후자는 조금 더 예술적이거나 미적인 지점을 향해 있었다. 전자는 단순하고 집단적인 느낌이 강하고, 후자는 다소 분위기가 경감되거나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2부에서 We will rock you와 함께 익숙한 얼굴들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의 어린이들과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해 군무를 선보이는데, 한국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는 데 적절했고, 조금 더 생동감 있는 무대로 관객과의 벽을 허물었다.

    클래식을 대체하는 퀸의 음악의 가치를 확인케 되는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이날 공연에 대한 다소 드는 아쉬움은 현대적 감수성, 활력과 동경의 세계 등 퀸의 음악이 가진 무한한 잠재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몸의 확장에 대한 또 다른 시도들이 탄생됐으면 하는 바람에 직면케 한다.

    관람일자 및 장소 : 4월 29일(수) 오후8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사진 제공=성남국제무용제)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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