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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MODAFE Collection #1] TOB GROUP, 〈Are You Guilty?〉: 순간들의 타격 혹은 솔기REVIEW/Dance 2026. 5. 17. 19:54

TOB GROUP, 〈Are You Guilty?〉ⓒHanfilm[사진 제공=MODAFEKOREA](이하 상동). TOB GROUP의 〈Are You Guilty?〉에는 중앙이 깊게 휜 하얀 테이블과 의자들이 무대에 놓이는데, 여기에 대한 타격음, 끌거나 밀 때의 마찰음은 움직임의 단위를 지정하는 음향이 된다. 곧 움직임의 단위는 주로 앞에 놓인 테이블을 향하지만, 신체를 포함하기도 해서 A에서 B로, B에서 C로, C에서 A로 약간의 시차를 두며 연이어지는 동시성의 구성 아래 움직임의 단위가 결정된다. 음향은 배경음악이 동원되지 않는, 그 움직임의 급작스러운/격렬한 마무리에 동반된다.
이 같은 분절 단위들을 끊임없이 구성하는, 과격한 관계망의 움직임 기술은 일종의 쇼트의 영화적 문법을 닮아 있는데, 처음 두 팔을 든 채 입을 한껏 벌리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한 중앙의 존재가 그 옆의 존재가 움직임을 시작한 이후에도 멈춰 있고, 머리를 바리캉으로 거의 다 밀고 난 뒤 무대를 떠난 이후에야 움직이게 되고, 또 그것을 더 뒤늦게 자각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일찍이 사건이 벌어졌음을, 그리고 정지된 화면과 해제된 화면의 격차가 마법적 힘으로 무대를 지배하게 될 것임을 예고한다.

마법적 분절은 합을 맞추는 타격의 동시항적 관계가 끊어지고 또다시 시작될 수 있음으로 연장된다. 여기서 어떤 움직임의 형태에서 벗어나, 움직임이 새롭게 재조직될 수 있다는 규칙이 중요해지는데, 규칙이 명확한 것에 따라 움직임의 질서는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머리카락을 잘린 남자는 투명 구조물 안에 갇히게 되고, 그 안에 포그머신의 연기가 들어차고, 이어 다른 두 사람이 들어갔을 때는 뱀 한 마리가 발견되게 된다.
물론, 다소 파격적인 도입인 동시에 다소 위태롭거나 동물 복지 차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다. 음악도 이후에 도입되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히고설킨 관계는 축 늘어진 뱀의 움직임과 함께 소강상태와 전환의 계기를 이루게 된다. ‘당신은 유죄입니까?’라는 제목은 이 셋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신, 관객을 향해 있다.
이 셋의 다른 전환이 아닌, 이 셋의 관계에 비로소 끼어들며 그 관계를 재고하게 하는 건, 또는 데우스엑스마키나와 같이 급작스럽게 열리는, 외부 힘의 미스터리적 도약으로, 이는 분명 객석의 동요를 불러일으킨다. 반면, 이러한 사건은 셋의 사이에서의 위계를 깨뜨리거나 위기를 만들지는 않는다. 관심의 범주가 바깥으로 향하게 되는 것뿐인 것이다. 따라서 과제는 매순간이 어떻게 긴장을 갖느냐에서 어떻게 진정한 사건을 향하는가이겠다.
김민관 편집장
2024.05.15 수요일 20:00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안무: 김민
출연: 이창민 이마드리드 김민
작품길이: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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