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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안무자창작공연] 조준홍, 〈1, 2, 3 Slap!〉: 형식과 서사의 틈새 속에서…
    REVIEW/Dance 2026. 5. 13. 20:10

    조준홍, 〈1, 2, 3 Slap!〉[사진 제공=(사)대한무용협회](이하 상동).

    조준홍의 1, 2, 3 Slap!은 제목과 같이 상대를 손바닥으로 철썩 때리는행위로써 관계를 맺는 남자 둘의 유희-의식적 차원의 행동 양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서열상의 위계가 높은 문경재의 조준홍에 대한 지배 양상과 미묘하게 합성되고 있다. 곧 심리-실제적 관계는 상대를 사물로 삼는 전적인 힘의 구사로서 폭력이며, 그것에 대한 대응적 차원의 저항적 방어로 이뤄진다. 반면 상징적 차원에서 그 둘은 하나의 의례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가운데 공통의 질서에 입각해서 움직이며, 일정한 패턴과 질서, 정렬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는 물론 예술이라는 제도적 틀, 그것 아래 심미적 관점으로 치환된 합의의 결과로 환원 가능한 부분이지만, 문제는 미학적 질서와 폭력의 내재적 규율이 각기 다른 층위로서 맞물려 있다는 것으로, 이는 동시에 그 두 측면이 서로로부터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가는 결과를 낳는 듯 보인다. 그러니까 사물로서 상대라는 관념은 일정한 차원에서 그 상대가 놀이의 법칙을 공통으로 따를 때 수용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이는 반면, 그것이 폭력이 전이되고 굴절된 결과인지, 일정한 차원의 역할 놀이로서 자리하는 것인지는 모호하다

     

    이따금 의례의 규칙이 과도해질 때 그와 동시에 신체적 효과의 차원이 누적됨을 물리적으로 용인할 수 없게 될 때 균열이 이따금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결정적으로 나타나는 건 후반에 이르러 조준홍이 문경재의 슬랩에 어떤 저항적 제스처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다. 곧 이것이 존재를 역동적인 사물로서 끌어낼 때의 미학적-순수 형식적 효과와 그것이 존재의 차원으로 반항하거나 저항할 때의 폭력의 사후적 효과가 드러날 때의 미학적-서사적 인지 양식은 작품 자체의 어떤 논리를 초과하고 있다

     

    이러한 균열은 가령 조준홍의 앞선 반항이 의례를  초과위반하는 것인지 위계를 초과허무는 것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사실상 그 저항으로서 균열은 의례적 폭력이든 위계적 차원의 봉합물이든 간에 그것이 실제적 차원의 효과로 전이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동시에 그 폭력을 사후적으로 봉합하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그러니까 그것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폭력임을 가시화하는 곳에서, 관객은 작품을 약자의 관점에서 미학적 질서를 넘어 폭력의 구조적 질서를 드러내는 서사로 승인한다.

     

    여기서 비로소 작업은 완성되는데, 그것은 기원을 알 수 없는 어쨌든 폭력이라는 형식이 일정 정도 미적 질서로 맞물렸다가 그 미적 질서를 초과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달성된다이는 물론 다시 돌아가면, 춤이 가진 표현의 모호함, 잠재적 차원, 그리고 재현이 아닌 표현 형식의 순수 효과로서 존재하는 장르적, 매체적 양식의 차원을 다시 가리킨다고 할 수 있으며, 그 지점에서 1, 2, 3 Slap!은 폭력에 관한, 각각 현실과 미학의 차원을 절합하고 양립시켜 독특한 세계를 출현시킨다고 하겠다

     

    아마도 때리기는 상대와 가장 밀접하고 즉물적이며 강렬한 동시에 순간적인 접촉의 일환일 텐데, 이 지점에서 많은 작업들이 구현되지만, 무엇보다 이 접촉을 패턴화, 형식화하는 차원에서 유사한 건 이재영의 휴식(2011~)이다. 농구공으로 분해 이다솜에게 드리블과 튕김 등을 당하는 이재영으로써 둘의 관계가 지속되는 이 공연에서, 일종의 사물로서 이재영은 완벽하게 자리하게 된다. 따라서 그것은 움직임의 역동성, 탄력적 측면 따위를 극대화하는 형식적 효과로 (온전히) 전이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1, 2, 3 Slap!은 이 부분에서 의례 양식이든 역할 놀이든 간에 사물로서 존재를 봉합하는 데 실패하며, 그 실패의 지점에서 극적 서사를 인계해 낸다

     

    하지만 그 서사의 차원이 익숙한 드라마의 전형성을 가져가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는 부분도 명확한데, 곧 조준홍의 제스처는 상대에 대한 행위를 역전하(여 예컨대 통쾌한 쾌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첫 번째 장면은 조준홍의 등장으로, 상수 쪽 무대 바깥 통로에서 점프하여 크게 구르면서 튕기며 엎어지는데, 이것은 그가 사물적 신체로서 정초하는 몸짓과 같다. 이어지는 움직임 역시 즉물적인데, 이는 엎드린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내회전시켜  몸이 돌아가는 구조적 단위로서 움직임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큰 단위의 움직임은 몸의 구동 메커니즘을 표현으로서 적시하는 바와 같은데, 이 지점에서 폭력은 일정한 움직임의 단위로서 맞물리고 자리 잡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앞선 움직임의 예시에서처럼 몸의 유연한~단단한 합성적 체제가 어쩔 수 없이, 곧 자연스럽게 몸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되돌아오는 것의 측면에서 주체의 의지가 주체에 대한 몸의 내재적 전이의 지배적 효과로 뒤집히는 차원을 구현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폭력의 차원은 다시 기입될 수 있는데, 곧 생리적 효과의 차원에서 그 폭력이 임계점을 맞는 지점에서 마침내 전이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아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상수 앞쪽에서 조준홍이 문경재의 한 팔을 잡고 들어올릴 때 곡선을 그릴 때 조준홍이 유선형으로 급격하게 요동치는 동시 합작의 움직임으로, 완전한 균형점이 하나 안의 다른 하나로, 허공 위의 질서로, 지지체를 경유한 사물성의 수행성 가운데 나타난다. 아마 가장 환상적이자 드라마적인 장면은 하수 가 앞쪽에서 비행기처럼 조준홍의 발에 얹혀 허공을 날 듯 발을 앞뒤로 놀리는 문경재의 모습, 그리고 다시 뒤집혀 문경재의 목마를 타서 공중 걷기의 동작을 실현하는 조준홍의 모습이 그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체가 되는 이 두 장면에서처럼, 때림과 동시에 발생하는 떨어짐과는 다른 관계성은 그와 같은 밀접한 결부 작용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후자는 때림의 즉물성과 관계의 현실적 차원의 직접성과는 다른 상상적이고 또한 쾌의 기쁨으로 결정되는 예외적 순간으로 자리한다. 물론 이는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의 꿈을 향하는 길의 발판이 되어 주는 이 장면은 다시 현실로 돌아옴으로써 그에 대한 단서를 확장시키지는 못하는데, 아마도 이 예외로부터 또 다른 층위를 결부시켜 작품을 재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p.s. 여기서 이러한 상호 지지체로서 한 몸은 그것이 이동의 차원으로 옮겨갈 때, 멜랑콜리댄스컴퍼니의 모빌리티 : 테스트드라이브를 떠올리게 하는데, 모빌리티의 경계를 표식하기 때문이다. 안무를 모빌리티에 대한 탐구와 함께 직접적 모티브로 삼아 다루면서 모빌리티 : 테스트드라이브는 결과적으로 모빌리티가 곧 움직임의 목적이자 형식이고, 모빌리티를 실현하는 것이 곧 움직임의 메커니즘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1, 2, 3 Slap!에서는 그러한 측면이 특정화된 움직임의 한 이미지임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참조_ https://www.artscene.co.kr/2039

     

    김민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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