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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놀이클럽, 〈미미의 미미한 연애〉(조민송 작, 강훈구 연출): 변증법적 되먹임으로서 구원을 향해
    REVIEW/Theater 2026. 6. 7. 19:31

    공놀이클럽, 〈미미의 미미한 연애〉(조민송 작, 강훈구 연출)ⓒ이지응[사진 제공=공놀이클럽](이하 상동).

    〈미미의 미미한 연애〉(이하 〈미미한 연애〉)는 방구석에서 틀어박혀 웹 소설 작가를 꿈꾸는 미미라는 배경의 기원적 지점을 추적하는데, 그것은 아버지 문건식이 어렸을 적 자신에게 휘둘렀던 폭력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미미는 또한 14살 때 아버지가 가출하면서 “미안해 미민해”라고 남긴 불완전한 사과에 고착되어 그 말을 줄인 미미가 되며, 남자 친구인 기승의 집에 살며 규약적인 관계로써 그를 지배하며, 도무지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미미의 중핵에 있는 왜상적 아버지의 자취는 미미를 현실로 나가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대리물로서 또는 남성에 대한 부정성의 차원에서 미숙한 실천과 태도로 연애의 상대를 대하는 것으로 나아가게 한다. 남자친구가 단순히 아버지의 자리를 전치한 것이 아니기 위해, 그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승은 부재하는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따라서 둘의 한 차례 이별은 그 둘의 관계 안에서 새롭게 모색되는 것이 아니라, 미미가 제3(자)의 매개를 경유함으로써 비로소 어떤 전화의 계기를 기약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화장품 방문판매라는 통과의례 속에서 관철되는데, 보라카이 섬에서 기승의 선생이었던 이―일종의 트릭스터로서 멀티 플레이어이며, 주동 인물을 지지하는 보조적 역할들을 수행하며, 사실상 극을 안정화한다.―가 엄마의 외판원 동료로 슬며시 ‘잠입’해 이후 그의 선생으로 분하게 되면서 그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이는 결국 청천동으로 사라진 남자친구의 집문을 두드리기 위함이다―그리고 이 방판 선생은 현대인의 외로움이라는 보편적 코드를 상기시킨다. “호랑이병풀 미라지(MIRAGE)~” 샘플을 “치카치카” 하며 문틈에 뿌릴 때 이는 어린 시절 엄마의 묘약이 되어 집주인의 ‘걸어 잠근’ 마음까지를 풀 수 있는데, 소위 “방판”의 수칙들을 하나씩 펼쳐놓으면서 미미의 방판은 교과서적 예시이자 현장 실습 사례가 되며, 무엇보다 남자친구를 향한 무모한 모험의 여정으로 자리한다. 

    이는 거의 꿈과 같은 순간으로 단락되는데, 그것이 사실임은 며칠간 방에서 나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환기와 함께 그러하다. 곧 이 장면들은 일종의 극 중 극의 일환으로서 삽입되며 통과의례가 가진 경계를 뛰어넘는 횡단적 성격과 환상적 차원 모두를 감각했다는 지점에서 의미를 획득한다―그러니까 그것은 재현 불가능한 대신 압축적 정보로서 처리된다. 무대의 간주곡, 소피아 로렌(Sophia Loren)의 〈Almost In Your Arms〉가 흘러나온 후, 미미는 기승이 아닌 승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처음이 그랬듯 미미가 보고 싶어 하는, 별점 낮은 공포 영화들을 기승이 아닌 승기가 맞추는 게임을 하게 된다. 승기가 기승과 반대인 탓에 미미처럼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는 사실로부터 장및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지만, 이는 연극의 가장 공고한 매체인 배우라는 사실에 의하면, 기승~승기는 기승과 절대적으로 대별될 수 없는 기호이다. 승기는 곧 일종의 연극 특정적 맥거핀과도 같은데, 그것은 기승의 불완전한 아니 불온전한 대체재와도 같다. 그리고 이 언어의 자리 바꿈은 곧 연극만의 가장 명확한, 실재적인 언어 유희이다. 

    홍천에서 양봉을 하는 “자연인” 문건식을 찾으러 가겠다는 미미 엄마는 기승에게 차인 딸과 자신이 둘 다 남자복이 없는 거로 규정하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딸의 서사 역시 비자립적 여성의 보편적 자리로 환원시키는데, 이는 가부장적 폭력의 공유된 환경의 경험으로서 기원을 스리슬쩍 지워 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희극적 코드로 분류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데, 이때 연극의 또 다른 트릭, 곧 장소를 이전할 수 없다는 지점으로부터, 찾으러 감은 불러와진 것과 같은 환유적 계열체로 전제된다는 점에서 문건식은 거기 또는 여기에 있다.  

    90도로 꺾이는/접히는 두 평면의 연결로 이뤄진 모듈이 총 4개 모여, 아파트의 안팎을 나타내는 표면으로 조립되는 바퀴 달린 이동형 무대 구조물은, 무대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위-뒤에서 모종의 지지대를 밟고 문건식이 나타나게 된다. 곧 막의 절단면이 이곳과 저곳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데, 이때 문건식-미미의 횡단이 환상적으로 구성되게 된다. 
    그리고 미미와 문건식의 마지막 그날 이후, 그 역시 어떤 트라우마적 차원에 시달렸음이 ‘짐작’된다. 어쨌든 바로 문건식이 아닌, 방판 사부~문건식이라는 첫 번째 연극 특정적 특징의 변주, 곧 배우의 횡단적 가능성은 미미에게서 미안해라는 단어를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곧 더는 미미가 미안함에 고착된 관념이 아닌 차원에서 어떤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방판 사부가 광고 홍보 마케팅의 언어로 전유하는 방판 자체의 합목적화, 곧 “외로움이란 시대정신을 팔러” 간다는, 따라서 “위로”를 건네기 위한 방판의 치장된 목적은, 미미와는 별 상관이 없는 메시지로 보인다. 반면, 이는 존재―배우―의 환유로써 존재에 대한 은유에 이르는, 후자로써 전자를 종합하는 무의식적 이행으로 보인다. 
    곧 누구나 외롭다는 명제는 미미에게 건네어지고, 미미를 포함한, 또한 ‘다른 문건식’을 경유해 ‘외로운 문건식’을 이해할 징후로서 단서가 된다. 이때 미미는 그 자신이 외로운 존재라기보다 외로운 누군가를 위로할 존재의 당위를 안고서 세계를, 그리고 마침내 아빠 문건식에 다다르게 되는 어떤 선행의 사절이 된다. 화장품의 역할, 효능이 전도되는 구간에서, 곧 “지켜줄 필요가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가 된다. 

    문건식은 왜 미미에게 사과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은 〈미미한 연애〉의 본원적 차원의 물음으로, 문건식(의 반성)보다는 궁극적으로 미미의 성장을 향하는 변증법적 한 과정이다. 곧 미미의 트라우마를 해소하기 위해, 문건식의 (재)주체화의 과정이 기능적으로 완성되어야만 하는데, 그로써 미미는 미안함을 말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곧 미미의 화두는 성장에의 서사로부터 극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는 그 자체가 극에 기입되는 장소와도 같다. 

    이 지점에서 〈미미한 연애〉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반성으로부터 진정한 회복의 가능성을 얻게 되는 것의 측면에서, 조금 이탈하는 듯 보이는데, 성장의 서사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실은 문건식 역시 아버지에게 맞고 자랐음을 (자기) 고백하게 된다. 그러니까 진정 트라우마는 미미가 누군가에게서 문건식을 필연적으로 현상―“문건식이 나타났다!”―하듯 쉬이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현상되는 것과 같이, 문건식을 경유해 극복될 수 없는 차원으로 영원히 응결되는 듯 보인다. 

    이때 문건식 역시 한 명의 개인으로서 소환되는데, 일종의 심판대의 자리는 그 자신으로의 소급됨으로 연장되고, 미미는 거기서 판관의 입장에서 그를 심문하고 문건식 자기에게로 매개한다. 그리고 그의 자기 고백의 차원은 그가 자신을 대면하는 것에서 얻는 치유와 구원의 경로 안에 있게 된다. 
    그러니까 이 장면은 문건식을 통해 폭력의 대물림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고 합리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곧 그 역시 사연이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직면을 통해 진정한 반성과 구원 모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은 사과하지 않고 도망간 문건식을 미미에게 돌려세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실은 문건식의 트라우마는 완전히 해소되거나 치유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 문건식 자신은 미안하다는 말을 자신의 아버지에게 듣지 못했지만 미미에게는 사과할 수 있다는 미미의 말은, 곧 새로운 시작만이 새로운 시간을 쓸 수 있다라는 그 말은, 문건식의 사건과 별건으로서 분리되어 처리되기 때문이다. 
    이때 문건식은 피해자에서 가해자의 지위 변동을 수용해야 하는데, 여기서 그가 결정적으로 사라지는 매개자가 되는 지점은 곧 미안해라는 말을 듣지 못해서라는 변명의 지점이 미미에게서 진정한 지점으로 ‘비로소’ 구현되는 데 있다. 곧 적어도 미미는 미안해라는 말을 사과의 진정한 차원보다는 ‘종용’으로 인해 얻어내지만―그리고 그는 그때 자신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라진다.―, 그는 새로운 시간 차원을 그로써 획득할 수 있다. 또 다시 문건식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가 승리한 또 다른 고개 숙인 문건식의 이미지를 불러오는 것 역시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미한 연애〉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향해 결국 나아가며, 자신을 반성하고 새로운 관계의 진전을 맺어내는 일종의 성장 서사의 플롯을 가져간다. 거기에는 모험이 동반되며, 곧 방판의 여정이 그것이다. 이때 트라우마는 비교적 반복되는 명확한 증상의 형태로 드러나는바, 그 상처의 크기가 지닌 절대성과 고유성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다른 대상으로 전이되고 또 어떤 원형적 차원으로 대입되는지, 그리하여 그것을 일정한 상징 절차로써 갈음하며 새로운 이행 단계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점에서 교육적이며 동시에 서사적이다. 

    김민관 편집장 

    2026.05.22 ~ 2026.05.31 화~금요일 19:30 / 토~일요일 15:00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출연 구도균 김정아 류세일 박은경
    작 조민송
    조명디자인 이경은
    무대/소품/의상디자인 이예원
    그래픽디자인 장한별
    무대감독 김동명
    사진 이지응
    실황촬영 권순현
    프로듀서 변은서
    조연출 구본형 한우빈
    연출 강훈구
    주최 공놀이클럽
    후원 (재)마포문화재단
    입장 연령 14세 이상(2014년 이전 출생)
    문의 ballplay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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