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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무회, 〈몸시〉(2024)에 대한 주석: 언어로서 몸과 몸의 언어 그사이REVIEW/Dance 2026. 7. 5. 14:13

창무회, 〈몸시〉연습 현장 단체 사진[사진 제공=창무회]. 창무회의 〈몸시〉는 몸시라는 개념의 정초와 함께 그 개념의 구현으로서 열 두 편의 예시들을 나열한다. 열 두 장은 각각의 몸시이며, 몸시의 철학을 명징화하는 것이 된다. 중간에 빈 무대에 내레이션으로 도입되는 몸시에 관한 시는 “나”를 숨·춤·빛·땅·하늘·가락·놀이로 명명한다. 이 병렬되는 서로 다른 범주와 층위의 개념들을 통해 ‘나’가 정의되는데, ‘나’는 서술어들 안에 내포되거나 접속되며, 그것들 안에 매개됨으로써 또는 체현됨으로써 나타나는 특별한 주체가 된다. 그리고 ‘몸시’가 발생할 것이다. 몸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발생하는 시적 풍경 또는 시로서 몸은 일차적으로 몸을 전제하고, 그다음으로 몸의 매개적, 변전의 위상을 전제한다. 따라서 ‘나’의 정의에서, 어떤 몸은 춤을 포함하면서 그 춤의 범주를 확장시키고 재조립하는데, 천지와 공명하고 몸의 트랜스적 감각이 체현되는 사태 아래 몸의 특별한 사태가 펼쳐지는 것이다.
사실상 열 두 개의 장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들을 모두 제각각의 몸시라고 할 때 이는 서사 흐름의 유기성을 담보하지 않는다, 또는 않아도 된다. 몸시의 여러 양상들이 설정하는 또는 도출하는 배경과 시간, 코드, 상징, 몸짓 등이 각각의 고유한 사태라고 할 때 공연은 종합에 대한 추적을 따르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시간의 누적을 경험하게 한다. 여러 개의 장이 변증법적으로 승화되는 것이 아니라 나열되고 나아가 몸시의 예시로서 진열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따라서 개별 장은 질적으로 고유하지만, 전체의 공연은 양적으로 포화된다.
반면, 이러한 공연의 구조는 몸시에 관한 직접적 발화 이후를 기점으로 드러난다. 여기서 직접 드러나는, 시로서 몸이라는 어떤 고차원적 개념의 발현은 사실 그 구현 전의 언어, 곧 몸에 관한 시로서 작용하는 대본(김종길)이 전제하는 이미지, 배경, 상황, 언어 등을 기초로 할 것이다. 장면의 연결, 종합을 통해 그 개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이미지의 내포된 것들이 개념화되는 것이라면, 또는 그 개념이 이미지들에 묻어 있는 차원으로 〈몸시〉가 진행되는 것이라면, 개념과 이미지 사이에는 과정적, 언어적 간격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른바 몸시에 관한 일곱 가지의 테제는 그 개념을 직접 제시하면서, 이미지와의 간격을 동시에 보여준다. 개념은 직접 현상됨으로써 일차적인 이미지를 묶고 정의하며, 그것들이 그 개념에서 분화된 것임을 명시한다. 여기서 내레이션은 격양된 기조를 띠고 있는데, 건조하지 않은 이 발화는 물기를 머금고 있고 또 그 신체적 현상으로서 특색을 강하게 드러낸다. 그럼에도 어떤 예술도 자신의 예술이 어떤 미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더니즘적 예술의 자기 지시적 차원의 발화는 그 매체 안에서의 고유한 움직임으로 자리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예외적인 풍경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몸에 관한 시와 몸시의 개념을 혼재시키면서 이뤄진다. 그러니까 몸시는 사실상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몸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는 그런 시 역시 아니지만, 시의 형상으로 드러남으로써 몸시를 시의 형식으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은 몸시를 적시하지만, 몸시를 구현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몸의 어떤 지경을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는데, 언어는 그것을 간략하게 선취하고 설명의 공식을 예비할 뿐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사족으로서 자리한다. 동시에 개념과 이미지 사이의 간격, 위계를 뒤집으며 부상한다. 이는 언어와 예술(의 언어) 사이의 혼동이기도 하다.
〈몸시〉는 그 공연에 대한 팸플릿이나 브로슈어가 따로 존재하지 않았는데, 사실 그 안에 들어가 공연의 사전적, 사후적 차원에서의 보조적 기능으로 그 언어가 자리했어야 하지 않는가. 따라서 공연을 관통하는, 툭 허리를 자르는 이러한 개념은 단순히 붙는 사족이라기보다는 더 강력한 힘의 질서를 자신에게 수여하는데, 몸에 대한, 춤에 관한 일종의 정언명령으로서, 그것의 구체적 연장을 위한 전제이자 개념을 향한 이미지, 개념을 구현해야 하는 이미지의 당위와 그 차이를 노정함으로써 그보다 항상 앞서 있는, 그 전에 자리한 이미지에 대해서는 그것에게 가하는 대상으로 자리하게 된다.
‘몸시’는 몸에 새겨지는 언어의 시, 몸이라는 시의 궤적 둘을 하나로 종합하는 시도이다. 한편으로 말은 실제 공간적으로 매체적으로 전파, 확장된다. 그것은 시의 이념이지만, 몸에 적용되는 언어라는 점에서 몸의 이념을 나타내기도 한다. 언어와 몸의 상관관계로서 몸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언어의 이념이 몸으로 발현, 발화되는 지점이 언어-몸의 선후 관계로서 지정되는 것이라면, 몸에 의해 사후적으로 언어에 기입되는 몸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이 지점에서 〈몸시〉를 다르게 볼 수 있거나, 또는 이후의 차원에서 〈몸시〉를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김민관 편집장
2024.10.23 - 2024.10.24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제작STAFF
총감독 김매자
분장 최유정홍보진행 김세련 배주연 사유림
홍보물디자인 ROUTE 507
예술감독 최지연
안무 최지연 김지영
대본 김종길
연출 이재환
무대감독 전홍기
조명디자인 김철희음악편곡 양용준
의상감독 민천홍
영상기록 김정환
사진기록 이현준
CAST
최지연 김지영 김미선 백주희 고경혜 윤지예 배지현 황인정
이예은 오세원 유은지 김영찬 장대욱'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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