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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니댄스프로젝트, 〈player: 힘의 재배치〉: 치열한 합의 사태, 그리고 함께 됨의 사건 2
    REVIEW/Dance 2026. 6. 22. 16:15

    나니댄스프로젝트, 〈player: 힘의 재배치〉(2025년 4월 19일 오후 3시, 양평문화재단 2층 씨어터양평 공연)[사진 제공=나니댄스프로젝트](이하 상동).

    나니댄스프로젝트의 〈player: 힘의 재배치〉(이하 〈힘의 재배치〉)는 물리적 지지체로서 의자와 테이블을 움직임과 결속시키는 가운데, 이를 존재들 간의 놀이적 관계 양상의 매개체로 연장한다. 여기서 관계의 양상은 표면의 반사신경적 긴장과 틈 없는 경쟁 구도의 물리적 균형이 지닌 역동성으로 나타난다. 실존의 차원을 현재의 배치와 재배치의 연속적 이행으로 전치시킴으로써 존재는 순간들(의 이미지)로 흡수되는데, 일종의 합을 정교하게 맞추는 과정으로서 안무의 기술은 지지체의 활용을 더함으로써 증폭된 이미지들을 만드는 가운데, 균열을 막고 잇는, 다양한 행위소들의 연속적 투여를 통해 안정화되어야 한다. 

    특히 테이블 위의 움직임들은, 그 가의 존재들이 테이블을 중심에 두고 밀고당기며 상호 간의 힘의 균형이 계속 전환되는 가운데, 바닥의 불안정한 면으로써 움직임의 근간이 흔들림으로써, 중심 잡기의 위태로움과 함께 낙하의 다음 순간을 예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힘의 재배치’가 관계의 다양한 양태를 보여주려는 것이라면, 그 관계의 구문론적, 즉자적 양상으로부터 존재는 삶의 차원을 어떻게 재서사화할 수 있을까, 또한 성찰할 수 있을까. 이들이 만드는 치열한 합의 구문은 팽팽한 긴장의 축을 지닌 게임의 일환으로서 거기에는 적어도 실존적 고민이 끼어 들 틈이 없다. 이는 네 명의 남자 무용수가 각축하는 테이블과, 테이블 위에서 공진하는 집단적 움직임의 후반 작업에서 극대화된다. 

    존재의 물리적 지지체로서 일 대 일로 신체와 결합되는 의자와 같은 오브제가 대등한 원자들의 결합으로 치환된 집단적 사회 체계 속에서 존재 간의 절대적인 우위를 전제하는 상징적 기호로 자리하는 사례는 이미 충분히 많다. 여기서 ‘존재=의자’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존재(=의자)=존재’라는, 의자라는 매개를 통해 존재들의 차이를 식별할 수 없는 것으로 소거하는데, 여기서 N개의 존재에 대응하는 N-1의 의자는, 존재를 세계에 던지는 기투 작용으로서 의자를 차지하기 위한 전력의 대치 상황으로 연장된다. 이처럼 물리적 공간이 상징계적 질서와 그 구조와 등치되는 작업들에서는 존재는 그 세계 안에서 일차원적으로 적어도 대등해지기 위해, 정신분석적 차원에서 욕망의 중핵으로서 타인(의 자리)에 가닿기 위해 분투하는 양태로 귀결된다. 

    〈힘의 재배치〉에서 이것을 전복하는 지점은 오히려 그 경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이는 각각의 다른 의자와 함께 개별적으로 등장하는 도입부가 그러하다. 상수 앞쪽과 하수 각각 의자들과 의자, 테이블 더미가 무대에 놓여 있는데, 한 남자(곽민우)는 하수 쪽 의자에 앉아 이후 등장하는 남자들의 움직임을 지켜본다. 이러한 ‘관찰자’로서 그의 몫은 경쟁 구도를 만들지 않는 가운데 개별자의 고유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무대 상수에서 빼꼼 고개와 함께 간이 접이식 의자를 내미는 남자(이현섭)는 의자를 접고 펼치고 역동적으로 허공에서 어르면서 그 작고 가벼우며 선명한 접힘 구조의 의자의 움직임을 연장한다. 이후 또 다른 남자(김영진)는 하수 쪽에서 쿠션이 붙은 동그란 의자를 눕혀 살살 굴리면서 등장해 그 둥근 각도의 의자 활용에 극도로 신중한 모습으로 일관한다. 

    여기서 바깥에서 본다는 건 그 안쪽에서의 연기와 수행의 차원을 전제한다. 놀이터 소음의 등장은 본격적으로 상호 간의 얽힌 관계를 노정한다. 이러한 사운드는 단순한 놀이의 구조가 상징적 차원에서 작위적으로 설정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삶 전반에 어렸을 적부터 무의식적으로 스며들었음을 근거 짓는 하나의 단서다. 의자의 주고받기 놀이는 그것을 차지하기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사물을 전가하는 것에 초점이 있는데, 조명이 객석으로 투여되는 것으로 전환되면서 실재의 무대가 펼쳐지며, 혼란한 이미지가 정리되고, 다시 의자에 앉는 관찰자의 위치가 수여되며 어떤 고독함의 실존적 내면이 구성되는 듯하다.  

    이는 다시 단조로 단속적으로 투하되는 건반과 함께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중앙의 의자를 막판에 차지한 남자(김혜현)이 따가운 눈총과 모두의 견제를 받고, 이후 의자 앉기의 각축 속에서 여자(서현정)가 차지한 마지막 자리가 본격적인 욕망의 틈으로 증폭된다. 여자는 두 번째 등장에서야 그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개별의 자리를 갖는데, 그와 결속된 건 긴 테이블이다. 그는 그것을 세운 상태에서 위로 고개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에서 시작해, 전반적으로 그것을 역동적으로 놀리며 제어하기보다 그것의 무게에 전적으로 눌리는 실존적 버둥거림의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예외적으로 등장한 선명한 주선율의 피아노 건반―쇼팽, 녹턴 Op. 9, 2번―에 의해 그는 단독자의 특별한 위상을 가진다. 

    어둠 속 자신의 일부로서 테이블을 부둥켜안아서 그 무게를 고스란히 이고 노를 젖듯 바닥을 힘겹게 쓸며 기어코 그것과 함께 이동하는 모습은 놀이와 유희의 모습과는 명확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중간의 실재의 차원에서 드러난 존재적 심층은 별다른 예고 없이 이후 더 극명하고 정교한 에너지의 놀이 구문으로 다시 전환된다. 이 역시도 ‘힘의 재배치’로 본다면, 그 힘의 외재적 차원 안에서 내재적 차원이 어떻게 분기될 수 있는지는 분명한 하나의 질문이 될 것이다. 마지막에 테이블 위에 의자를 3단으로 쌓는 여자의 모습은 이 치열한 놀이의 분투가 남긴 공허함의 잔재로서, 이전과의 또 다른 대비로 축적된다. 템포만 있는 음악의 건조한 각성 상태로부터 사이렌 소리의 부침이 첨가됨과 함께 말이다. 

    그 직전에 테이블에 넷이 올라타고 폭발적 에너지의 응축이 곧 모두의 추락과 해체로 전환되고 모두가 바닥에 드러눕게 되는데, 그렇다면 여자의 행위는 그것과 분별되는, 모두가 치열해지면서 모두가 대등해지면서 결국 고유성을 상실하는 하나의 일방향적 상태로부터 타동적으로 관찰자의 위치가 수여되는 가운데, 그것들에 일종의 조의의 표식을 다는 것이라 하겠다. 이를 젠더적 차이로 소급시켜 서사를 완성하는 것까지는 무리수겠지만, 이 차이의 존재가 왜 여성으로 귀결되는지는 그 과정에 대해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세계와 나 사이의 차이를 감각하는 관찰자의 위치는 그 세계를 다르게 전유하면서 그 세계에 위치하는 다른 가능성의 방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할 수 있는 부분이며, 그건 어쩌면 고독한 존재 자체의 가능성으로부터 전제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는 그러나 경쟁적 테이블로부터 무력화되는데, 이때 그 테이블의 기능적 차원이 아니라 목적론적 차원으로 분기되는 지점은 곧 세계를 대하는 다른 방식을 상정한다. 거기서 테이블은 존재에의 양식이 아니라 존재론적인 것을 상징하게 된다. 

    힘의 펼침으로 인한 휘발이 아니라, 힘으로 접히는 강도는 오직 여자에게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는 존재에 대한 분리적 적대가 아니라 존재와의 연합된 하나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에서 올 수 있음이 여자의 애씀, 안간힘, 내재적 사투로부터 드러난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그 존재의 뒷모습을 응시하는 가운데, 그 몸에 남아 있는 그 앞선 경험을 상기할 수 있다면, 이는 그 차이의 존재가 지닌 다른 행동양식으로부터 분명 서사의 결정적 진실의 일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젠더에 대한 현실적 차원의 메타포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유대와 연대, 보듬음 같은 다른 차원의 질적 정서의 차원―아마도 여성에게 더 자연스러운 것이라 여겨지는 가치들―이 경쟁 사회 그 반대급부의 차원에서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 추상적인 차원의 여성적인 무엇은 어쩌면 그로부터 억눌린 무의식적 징후가 아닐까.

     

    김민관 편집장 

     

    2026. 01. 10 (토) 16:00 / 19:30
    홍대 포스트극장


    안무_육하윤
    출연_곽민우, 이현섭, 김혜현, 김영진, 서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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