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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윤택, 《액체 순간 Memorandus momentum》에 대한 메모: 시간의 매듭으로서 눈-구멍REVIEW/Visual arts 2026. 7. 8. 13:52

[출처=https://blog.naver.com/galleryarian/223151428316?photoView=7]. 사윤택 작가의 《액체 순간》은 시간성을 담지해 내는 회화의 여러 양태들을 보여준다. 곧 전시명은 시간이 맺히는 하나의 이미지로서, 유동적(=“액체”) 시간과 시간성을 지향하는 이미지―“순간”―에 대한 물리적 귀결로 보인다. 이는 너른 차원에서는, 20세기 이후의 인간과 세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맞물려 있는 듯 보이는데, 시간의 지속을 담아내고자 했던 20세기 이후의 회화의 영점을 상기시키는 이미지의 즉물적 표현―자코모 발라의 ―에서부터 선형적인 시간 구조를 해체하고 기억과 시간의 관계를 고찰하는 철학적 의식―베르그송―,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시간의 형상이라는 양자역학의 관점을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액체 순간》은 존재의 엉킴 또는 중첩된 시간에 대한 관점을 지시함으로써 시간에 대한 철학과 과학적 관점을 보여주는데, 이는 일종의 표현과 대립되는 관념(으로서)의 회화이자 인용적 근거를 지닌 회화사적 연장이자 독특한 사고 실험으로써 그 회화(사)를 돌파하려는 시도로부터 발생한다.
가령 한 그림에서 횡단보도에서 수직 상태의 세 사람이 엮이는 지점은 에칭한 것 같은 날카로운 선분들이 이룬 배경이 시간을 양적인 것으로 표현하는 표현주의적 의도 아래 강도를 띠며 종속되는데, 가장 전면에 자리한 우측의 자전거를 끌고 가는 남자는 왼쪽에 치우친 중앙부의 교통경찰관의 시선으로 포획된다. 반면, 고글을 쓴 그 남자는 그 앞의, 가장 왼쪽에 있는 나머지 남자의 등에 응시가 고착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건 파란색의 운동복을 입은 남자는 그 형체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성을 띤 시간의 명확한 계열에서, 이미 거의 횡단보도를 건넌 것으로 보이는 남자에 비해 자전거를 끄는 남자는 자신의 흐릿한 과거로 자리하는 그 다른 남자의 미래로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배경의 강력한 작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배치의 균형을 더 불안정적으로 결정짓는 건 이 시선들의 교란이다.
완전히 좌측으로 밀려난 흐릿한 남자에 비해, 선명하게 좌우 축을 이루는 경찰관과 자전거-남자의 불일치한 시선은 결국, 남자에 의해 가장 흐릿한 영점을 (지)향하게 된다. 이로써 그림은 모호해지는데, 이미지의 사라짐의 순간을 포착하는 운동성의 표지는 사라진 시간의 반복이라는 철학적 과제로 결정된다. 곧 회회의 물리적 불균형은 시간의 불안정한 유동성을 포착하기 위한 의도적 선택이다.
골프를 하는 남자의 포즈는 어깨를 고정점으로 해서 퍼팅을 하는 ‘본래의’ 팔 위에, 돌아가는 장난감처럼 좌우로 뻗어나간 스윙의 자세가 겹쳐진다. 결국 강조되는 건 원래의 포즈가 아니라 후속 차원의 운동을 구성하는 ‘또 다른’ 어깨의 청록색 고정점과 그 위의 커다란 단안으로서, 이로써 상형문자 같은 기호성이 성립된다. 그 옆으로 흘러내리는 물감의 흔적은 유희적인 덧댐의 형식을 빌린 에칭된 가로 선들 위에서 그와 대립하는 운동성의 비가시적 지각―운동의 효과로 창출되는 바람의 흐름, 퍼팅과 스윙 사이의 표현되지 않은 운동의 효과 등―을 구성하려는 의도의 발현이다.
운동과 사태와 시간을 묶는 중앙을 차지하는 눈은 그 과정 안의 모든 시간을 묶는, 그것이 종합된 하나의 명확한 형태인 것일까. 이 눈은 거의 치우치지 않음으로써, 좌우 어느쪽을 향하지 않음으로써 거의 모든 신체의 주인이 되는 듯 보인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모든 신체로부터 자율성을 획득한다. 그 모든 것의 눈이면서 고유한 신체의 부분으로 자리하는 이 눈은 이 고정된, 응축된 시간을 바라보는, 이 운동으로부터 자유로운 단 하나의 고유한 시점을 상기시킨다. 신체가 사물화되는 이 순간은 그 나머지 것들의 현행화된 흐름을 ‘액체순간’으로 바꾸는 순간이기도 하겠다.
김민관 편집장
REGINA GALLERY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147-18
2025. 04. 16.-04. 29. 13:00 - 18:00 (Closed on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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