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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NTOK Choice-이정윤&에투왈』 리뷰, 이정윤의 원숙한 존재감이 살아 있는 무대
    REVIEW/Dance 2011. 5. 14. 06:00


    『The NTOK Choice-이정윤&에투왈』은 이정윤의 안무적 영향력과 성숙도, 스타일이 돋보인 무대였다.
     서로 다른 무대 장르는 너른 배치를 보였지만, 한국적 정서, 여유 있는 감상, 다양한 채색의 무대적 배합이 즐거움을 선사했다. 곧 촘촘하게 엮이거나 이어지지 않는 대신 흩어지기보다 잔잔한 흐름 하에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남궁연의 드럼에 스크린에 배치되는 추상적인 도형 기호들의 확장과 변환은 음악적 에너지의 확장과 일치 아닌 변신의 에너지를 선사했다.

    마지막의 커튼콜에서도 드럼은 관객을 흥분시키며 무대의 여흥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역할을 했다. 중간의 다른 무대에도 섞여들며 다른 색채의 드럼 멜로디가 형성되기도 하는 등 남궁연은 전체적으로 음악의 강한 영향력을 현장에서 발휘했다.

    발레와 한국 무용의 절묘한 만남, 유니버설발레단 엄재용과 황혜민의 발레 「심청」 중 「Moon light Pas de Deux」에서 안무적 구성은 한국 무용에 가깝지만 왕비가 된 심청은 그 호흡과 보폭, 선 놀림을 따라 가지만 약간의 미세한 빠름으로, 보폭으로 유연함의 정도를 달리 둠으로써 차이와 조화를 동시적으로 발생시킨다.
    남자 무용수의 힘을 빌려 주로 위로 상승하며 허리를 뒤로 꺾는 등의 아름다운 동작들을 수여한다.

     신창호를 비롯하여 LDP무용단의 「Social Physics」에서는 무릎을 꿇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낮은 자세로 의식을 하강시키고 또 지우며 내면의 말을 자연스럽고도 어둡게 드러낸다. 흐느적거리되 역동적인 단단함과 힘이 하강과 이동의 리듬을 선사한다.

    ▲ (사진 제공=국립무용단) 『춤, 춘향』의 (사진 왼쪽부터 이의영, 이정윤)

    국립무용단의 이정윤, 이의영의 『춤, 춘향』 중 「사랑의 춤」은 밝고 불투명한 한없는 공간에 두 사람의 사랑이 끊임없이 공간을 가르고 그 속에 파묻히고 또 출현한다. 원근적인 경계를 무너뜨린 시간의 제약을 지운 무대에는 두 사람의 사랑이 추억처럼 잔상을 남기고 펼쳐진다.
    마치 피겨 스케이팅 같은 투명한 빙판 아래 입체적인 남녀의 순환과 역동적인 풍광을 고전적인 이야기와 선의 놀림과 감정의 순일한 흐름으로 조금 바꾸었다고나 할까.

    이정윤의 안무의 정점은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한 「Eternal Dance」의 부분이었는데, 무용수들이 사뿐히 뒷걸음으로 또 등을 돌려 어둠 속을 갈 때의 몸짓이 작고 여성적이었다면 그 외의 대부분의 움직임은 큰 보폭에 전진적이고 정면을 바라보는 강한 남성의 느낌을 많이 풍겼는데, 유연하고 선적인 아름다움, 가령 호흡의 강한 머금음 이후의 펼침, 시선을 붙드는 호흡의 다스림이 동반되는 정적인 선 놀림, 여러 명의 군무에서 한데 모아지는 꽃봉오리의 만개와 같은 부드럽고 연약한 침묵의 움직임, 그럼에도 각자의 개성이 합산되어 덩어리를 이루기보다 섬세한 차이로 시공간을 분배하고 있었다.

    마치 기도하듯 크게 칼을 내려치듯 정갈한 마음의 일갈로 무대 정면을 가르고, 그들을 한데 음악적 기호의 배치로 분배하는 모습이 부분마다 이정윤의 존재를 강하게 드리우게 했다.

    광기가 비치는 달빛 뒤의 어둠에서 펼쳐지다 다시 달빛으로 돌아오는 순결한 환희의 순간, 모든 것을 잊히게 만드는 빛, 어둠을 통해 조금 더 내면과 실재의 움직임들에 대한 몰입이 강조된다면 달빛은 절정이자 완성 어둠을 사라지게 하는 밝음의 청명함으로 대별된다.

    수미상관의 달빛 풍광 중간에 삽입된 극의 형태로 이야기되는 「Eternal Dance」는 아폴론의 빛과 디오니소스의 어둠과는 또 다른 은은한 자취의 달빛의 순수함의 빛과 움직임의 몰입과 내면을 펼쳐내는 실제적 공간으로서의 어둠으로 새로운 은유적 심상들을 창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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