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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view 김재덕/모던테이블의 댄스콘서트 「Kick(부제: 차인 사람들의 러브노트)」
    REVIEW/Dance 2011. 4. 2. 14:51


    김재덕의 풍만한 끼, but 채울 틈이 없는 무대

    문래예술공장에서 했던 쇼케이스 이후 같은 공연을 두 번째 보았다. 엄밀히 말해 미완성의 공연에서 완성된 정식 공연 형태를 보게 되었다.  첫 번째 보았던 생각들 그 때 들었던 갖가지 의문들과 생각들은 배제한 채 새롭게 보기로 했다.

    콘서트인가? 무용인가?


    한 시간 여의 시간 동안 관객은 김재덕의 완연한 독무대를 보게 된다. 중요한 건 이 작품이 시종일관 음악이 강하게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덕의 춤은 남김이 없다. 또한 시간의 알레고리와 침잠의 사유가 없다.

    힘 있게 내뻗고 조합하는 자신의 포즈에서 멈추고 다시 동작을 전개시켜 나가는 과정은 흡사 무술과 비슷하다. 강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은 소진되지 않는 끊임없는 현재 리비도의 옮겨감과 같이 전개되는 안무의 양상을 만드는데, 엄밀히 관계 층위가 성립되거나 하는 장면은 없다.

     어쩌면 김재덕의 분신들 alter ego의 양상들이다. 끊임없는 충만으로 채워진 작품은 음악이 그 중간을 메우기 때문이다. 아주 잠깐의 공백만이 기억되는데, 이는 사유를 조각하는 시간 몸으로 겪어내는 시간 차원이 개입되는 게 아니라 음악이 비어져 버린 어떤 한 순간에 가깝다.

     또 하나의 존재 성격의 특징은 전개이다. 무대 옆쪽에서 앉아 있다 안무를 전개하는 무용수들은 순발력 있게 그 순간을 차지한다. 곧 안무는 안무라는 것, 그리고 틈 없는 역동적인 광경에 순간적으로 포함되는 것이 안무의 출현에 강하게 배어 있다.

    김재덕의 춤은 발레보다는 재즈댄스에 차라리 가까운 거칠고 힘 있는 안무가 베이스에 깔려 있고, 그 전개 방식을 무술 초식의 보폭과 권법이 공간을 가르는 에너지를 기초로 삼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역시 음악이 그 움직임을 지배한다는 것, 아니 음악에 완벽히 움직임이 일치된다는 것, 이는 음악과의 조응이 백퍼센트 차원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으로 음악의 시각화나 음악으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화된 음악을 보는 데 가깝다는 것, 이는 감상 차원에서 즐길 수 있으나 기억 차원의 어떤 사유를 조각하지는 않는다.

     움직임이 멈추는 순간 김재덕은 재빠르게 공백을 허용치 않고 마이크대로 가서 가수로 분하는데, 분명 보통의 가수가 아닌 움직임이 잔뜩 마이크를 타고 흐르는 춤의 긴장이 그 속에는 있지만, 오히려 무용으로 승부를 보는 대신 음악으로 다시 도피해 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음악이 강하게 무대를 지배하고 있고, 그의 독무대를 만들어 나간다.

    현장성의 무대, but 부재하는 시간의 유동성과 이야기


     응당 사랑을 다룬다면 슬픔도 그리움도 온갖 내밀한 기억의 조각들이 배어 있어야 할 것이지만, 그는 단지 일련의 소재들을 분절적인 이미지로 취할 뿐이고 음악이 강하게 드러나는 화려하고 끈적거리는 콘서트를 차려 낸다.

    춤에 있는 지루함이란 것은 시간을 감내하고 일상의 탈시간적인 구조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 반복으로 인한 춤의 무늬가 점층적인 관계쌍으로 확장되어 간다는 것.

    의례 지루하고 어렵다는 무용에서 겪을 수 있는 부분이 실은 무용만이 전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 단지 화려하게 채운 밥상에서 모든 것을 소화시킬 수 없다는 것.

     음악에서 발생한 콘서트를 무용 전공자인 그만의 콘서트로 전유해서 출현시키고 있지만 자아의 과잉적 의식이 너무 크다는 것.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모조리 다 무대에 쏟아 부은 것으로 보인다. 기실 그는 안무가 이전에 프로듀서로 이 무대를 지배하고 있다. 음악의 배치가 전반적으로 무대를 장식하는 가운데 춤은 그 중간 중간 삽입되고 또 음악과 일치되는데, 전체적인 음반의 구성을 만들고 있다고도 보인다.

     결국 시퀀스의 조합 차원에서 하나의 주제 차원이나 그에 대한 탐구의식보다는 이 작품은 무용과 음악이 어떻게 최상의 조합과 멋진 콘서트를 이뤄내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엄밀히 콘서트에서 각각의 곡은 각각의 풍취를 즐기고 적절한 호응과 감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흐름에 대한 곡의 안배만이 있을 뿐 그것들 각각의 상관관계를 찾을 필요는 없는 것과 같다.

    돌연 공연 중에 공연을 중단 시키고 말을 건네며 관객에의 문을 열어젖힌 것은 일방적이지 않을까에 대한 관객의 세심한 배려 차원의 공연의 안배일 것인데, 실은 관객과 상관없이 화려한 것들이 분출 내지 나열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의 말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기도 하다.

    스페인 말로 언어유희를 벌이거나 끔찍한 공연 이미지를 관객에게 언어로써 설명하는 장면은 꽤나 불필요하다.
    이는 그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쏟아내는 것 애초에 그의 콘서트 콘셉트로 기획된 것이기에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러한 의미 없는 말들이 그의 욕동이 계속 반복적으로 옮겨 가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부분인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그러한 사실이 한층 명백해지게 비추고 있다.

    그의 끼는 넘치고 무대에서의 자신감 또한 크고 열정이 넘치는 예술가이지만, 브레이크 없는 장면의 조각, 사유 없는 표현의 충만, 음악과 무용의 긴장 관계의 미형성 등 조금 더 그 자신의 에너지를 비우고 충돌하며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공연 개요]
    공연명 : 모던테이블의 댄스콘서트 「Kick(부제: 차인 사람들의 러브노트)」
    일시 : 2011년 3월 16일(수) - 20일(일) (평일 8시/토 3시, 7시/ 일 4시)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주최 : 한국공연예술센터, 모던테이블
    주관 :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후원 :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래예술공장
    안무 및 총연출 : 김재덕
    출연 : 김재덕, 윤석기, 이필승, 곽대성, 이정인, 김재윤, 도황주, 하미라, 전차인, 허성은, 홍승윤
    티켓가격 : 전석 2만원
    예매 : 한국공연예술센터 3668-0007
    http://www.hanpac.or.kr/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http://ticket.interpark.com

    (사진 제공=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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