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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변태> : 이상과 현실의 간극에서 출현하는 변신의 욕망
    REVIEW/Theater 2011. 6. 6. 02:04


     '변태'는 이 작품에서 참고로 이상적 성적 태도를 지닌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에메랄드빛의 광채가 감싸고 있는 얼굴의 포스터가 이야기하듯 탈바꿈, 애벌레 유충의 성충으로의 변화 같은 것을 의미하며 변태의 과정을 겪는 게 현실적인 정상의 상태라면 그것을 겪지 않는 유아적‧개인적 자아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주인공인 작가 민효석(최원석)은 역설적으로 자본을 벗어나 정신적이고 이성적이며 주체적인 삶의 영도를 꿈꾸지만 자본에서 가장 크게 지배되는 곧 생명과도 직결되는 삶을 살아가는 예술가의 초상을 예시하고, 그 부인 한소영(송인성)은 같은 작가의 직업 계열을 가지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삶의 방안을 생각하고 남편에게도 삶을 꾸릴 수 있는 방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상이다.


     세상 밖으로 나오고자 하지 않는 민효석은 결과적으로 변화의 선택을 거부하는 것이고, 변화 자체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된다. 곧 이항 대립적인 세상일에의 거부는 자기 스스로에 매몰되는 함정을 스스로 깨닫지 못 하게끔 만든다.

     매우 자유스럽고 인격적으로 부드러운 모습으로 느껴지는 그는 실상 세상에서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자아 깊은 내면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 현실과 이상 간 경계를 드러내는 시선의 제스처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부인에 의해 대상화되는 시선에 포착되는 존재가 될 뿐이며 따라서 실질적인 주체로서 부인만이 전면에 자리하게 된다.

     무능력할 뿐더러 시의 현실적인 소재들과 그로부터 유래하는 시의 자연스런 영감과 표현 역시 고갈된 무능한 시인으로 그는 삶을 살아가며 돈 많은 시를 쓰고 싶어하는 정육점 주인 오동탁(이종윤)의 시를 띄우고 격려하며 자신의 비루한 삶을 유예할 뿐인 것이다.


     현실에서 건너온 전혀 다른 문학의 독자적 영역의 바깥에서 시의 언어를 독자적으로 전유하는 그의 시는 별 지식 없이도 삶에서 비롯한 일상의 언어를 시 속에 끄집어내 정형적인 시의 언어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여자는 묘하게 현실의 표피에서 히스테리에 찬 언어로 균열을 내며 변태의 몸부림을 꾀한다. 더해 그녀가 정육점 주인의 섹스를 유도함은 어떠한 에로티시즘의 한 부분도 보여주지 않는 단단한 육체에의 투쟁에 가깝고 핏빛 도는 결기 돋는 전쟁 같은 삶의 터전을 누비는 현실의 승리자에 대한 도발이자 남편의 삶에 대한 차이 두기의 감행에 가깝다.

     곧 남자는 법적 언어로 그의 삶이 정보 조각으로 분해되어 사라질 때 어떤 허무함도 남기지 않은 채 여자는 새롭게 바뀐 도서 대여점의 북카페로의 변신의 공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변태는 현실에 무기력한 예술인의 전형-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과 상업주의가 갈취하는 예술혼과 창작의 터전을 갈급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나약한 예술인 내지는 구체적으로 투쟁할 것이 낭만할 것이 없어진 예술인의 세대를 들여다보고 오히려 삶의 한 부분에서 출현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물론 허무한 예술인의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 되지 못 한 채.

    [공연 개요]
     공  연 명 : 변태(變態)
     작     가 : 최원석
     연     출 : 오유경
     제작/극단 : 극단 그룹動․시대
     공연 장소 : 설치극장 정美소
     공연 일시 : 2011년 5월 5일- 5월 22일(월요일 공연 없음)
                     평일 오후 8시 / 토, 일, 공휴일 오후 4시
                     (단, 5월 5일 첫 공연은 오후 8시)
     관람 시간 : 110분
     공 연 료  : 30,000원
     주    최  : 서울연극협회
     주    관  :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
     후    원  : 서울문화재단, 종로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연극인복지재단, 한국공연예술센터, 사랑의열매
     협    찬  : KT, 우리투자증권, 새얀안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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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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