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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 바람의 동료들」: 한의 노래와 이념의 언어
    REVIEW/Theater 2011. 6. 10. 04:57

     

    절규가 담긴 시대의 목소리가 현시되는 것의 울림, 노래의 생명이 제 모습을 찾을 때 묘한 아우라가 발산된다. 「백년, 바람의 동료들」에 나오는 노래들은 비장하면서도 애잔한 정서가 담겨 있다.

    더듬거리는 말, 이념들이 오가는 곳, 한일 강제 병합 100년째를 맞은 2010년 8월 29일, 재일 교포의 밀집 지역인 오사카 이카이노의 술집 '바람따라 사람따라'라는 술집, 이곳에는 언어의 혼란, 말들이 오가는 현대 사회를 반영하는 담론을 이룬다.

    조국통일의 이념을 선취하는 노래 역시 현시되는 측면이 큰데, 이 노래가 갖는 역동성과 활기찬 분위기는 이 노래가 이미 한물 지난 이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으로서만 여길 수 없는 환영을 넘는 실재로 자리하는 기묘한 아이러니가 작동한다.

    어느새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임진강 노래로 이어진다.

    주고받음의 말과 판을 벌리는 놀음을 포함한 노래는 이번 작품에서 주요한 두 축을 형성한다.


     말은 이념의 존재들의 한 축, 신체를 일으키고 반응케 하는 반면 정서 공동체, 향수, 가족적 안온함을 지닌 조국까지 확장될 수 있는 이전 시대의 노래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몫인가, 재일교포로 사는 이들의 정체성은 기억에 따른 것으로서, 상처를 포함한 현재의 빈 구멍까지 전유해야 하는 추억에 대한 현재의 적극적 애도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 4.3사건, 6.25 전쟁, 고베 대지진 등의 피해 등 모든 것들은 기억이자 년 단위로 끊는 기념일, 현재적 표지가 되어야 한다.
     


    20년이 흐른 이 주점에서 그간 설움과 지난날을 회고하며 그 정체성을 공고히 하며, 계속 이러한 애도와 기념의 날들이 유지되어야 할 의지의 산물임을 이야기하며 아니 선언하며 그녀의 눈에는 이십년 동안의 세월이 스민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로 젖어든다.

    공동체에서 공유되는 이념은 그렇게 잊지 않는 것으로 수렴된다.

    「타향살이」란 노래는 이들의 삶을 쓸쓸한 자취로 끌어올리고 있다.

    백년이 지나면 강산이 변하네. ……

     마치 각설이타령 같은 노래 「백년절」, 공동체의 알싸한 정취 너머 거기에 애잔함이 있다.


    이들은 극이 다 끝난 이후 오히려 극을 다시 시작한다. 단순한 커튼콜의 개념으로는 이들의 유희를 설명할 수는 없다. 전체적으로 이들의 흥의 분위기는 연극의 열기 자체를 닮아 있다. 그렇지만 이 유희는 공동체를 지속시키는 이념 너머의 표현이고, 축제이며 상처를 힘으로 바꾸는 또 다른 힘이 된다.

    한의 철학은 꽤나 그럴싸하다. 우리는 고통을 잊기보다 한으로 쟁여두고 꺼내 삶의 한 동력으로 삼는다는 것, 이런 화음을 넣는 주고받음의 말들이 불어나 이루는 담론은 재일교포의 대표적인 위치를 점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이념을 선취하게 된다.

    「가거라 삼팔선」을 비롯해 노래를 메들리로 부르기 시작해 하나의 앨범을 구성하는 콘서트적 성격을 만든다.

    결국 트랜스된다. 노래들은 슬픔에서 어느새 왁자지껄함으로 바뀐다. 계속 바뀜으로써 관동 대지진 같은 일을 읊는 노래의 단순한 박자로써 슬픔, 비장함, 아픈 역사는 흥의 기표만이 분출되는 공간에 녹아버린다. 꽹과리 등 사물놀이는 의식을 무화시키고 바로 현재의 시간에, 어떤 관념도 생각키 전의 그들의 공간에 우리를 초대한다.

    [공연개요]
    • 일시 :  2011년 6월 7일(화) ~ 7월 2일(토) / 화수목금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제작 : 두산아트센터
    • 작/작곡 : 조 박  • 연출 : 김수진
    • 출연 : 조 박, 이영석, 류창우, 서경화, 이윤재, 선명균, 강왕수, 양동탁
    이봉련, 최유미, 최순진, 박우식, 김성효,최정윤, 김정현, 이정선
    • 스탭 : 무대디자이너_오츠카 사치시 / 안무_오카와 타에코 / 음향,작곡_오누키 타카시
    조명디자이너_이동진 / 의상디자이너_강기정 / 분장디자이너_이지연 / 소품디자이너_서지영
    • 문의/예매 : 두산아트센터 02)708-5001
    www.doosanartcenter.com , 인터파크 1544-1555
    • 가격 : 전석 30,000원 / 두산아트센터 회원 21,000원(*중고생, 경로우대(만 60세 이상)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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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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