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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비극 오이디푸스」 : 음악의 드라마 거두어지지 않는 목소리
    REVIEW/Theater 2011. 6. 5. 23:48

      오이디푸스의 운명은 직접적으로 누설되지 않는다.
     곧 누설할 수 없음의 운명에의 체감, 비극에 대한 담담한 분출, 돌려 말하는 폭로로써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는 운명을 사실로 치환하고, 사실에서 운명으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곧 그 사실이 자신들이 용인함으로써 운명이 하나의 사실이 되기 전에, 운명으로 사실이 당도하기 전에 목을 매고 눈을 긋는다.

     떼아뜨르 봄날의 오이디푸스는 어떻게 보면 운명의 힘 자체가 아닌 운명을 지정하는 사실에의 말 자체의 강한 속박, 그리고 교묘하게 그 언어를 비껴나게 하고 늦춤으로써 정작 운명에는 예속되지 않는 묘한 말의 힘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오이디푸스를 감싸고 지배하며 축소시키는 코러스의 힘은 연주와 분신들, 또는 다른 인물을 환유하는 미약한 덩어리들로서, 존재들의 힘으로, 이는 하나의 주체의 목소리를 전연 성립하지 않는다. 마치 잠언 같은 속삭임 같은 내면에의 귀착을 상정시키는 것 같은 온전하지 않은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말들이다.


     이는 오이디푸스 자신의 정체성을 혼란케 하는 한편, 무대 자체의 공간을 채우며 거리 두기의 감각을 관철시키지 않게끔 한다. 이는 오이디푸스 자신의 내면을 분열증적으로 갈라놓음과 동시에 그와 운명에의 부착보다 우선하는 삶으로부터의 괴리, 현실로부터의 이명과 귀멂, 동시에 목소리의 소실 현상으로 인해 그는 관객으로부터도 멀어지게 된다.

     영화에서 다양한 이미지가 동시적으로 부착‧편집되는 것과 같이 이 연극은 동시다발적인 소리로써 혼란을 선사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제 3의 존재, 주변 인물들은 이질적인 친근함의 언캐니 존재들로 현실을 비집고 들어오며 운명의 재잘거림을 실천한다.

     오이디푸스는 운명의 예언을 알고 있되 운명이 실천되고 있는지의 사실을 집요하게 확인함으로써 일말의 끄나풀이라도 잡고 그로부터 안심할 수 있도록 질문을 청한다. 결과적으로 여기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데, 자기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운명을 벗어나되 결국 자신이 없는 상태의 출현이 주는 모순에서 삶은 탈구되는 것이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를 제한 모든 이는 하나의 코러스로 치환된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과거를 재현하기보다 기억 속 어딘가에서 진실 어느 한편에서 잔상처럼 튀어 나와 현장을 만들고 연주자와 가수는 강한 힘으로 이들을 밀쳐 오고 또 순진한 유아적 기표들을 분출하여 현재를 부박케 한다.


     이런 당황스러운 현장감에서 오이디푸스는 제 목소리를 잃고 운명과 과거의 기억과 과거의 시공간에서 한 덩어리로 혼재되어 있고, 이오카스테 역시 오이디푸스와 대칭적인 구도를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오이디푸스는 떠도는 기표, 분산된 자아와 합산되어야 하는 기억의 부산물, 그것의 되돌아옴, 옹알대는 무의식 등으로 인해 하나의 작은 점 덩어리, 그리고 무의식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는,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따라서 의식의 힘이 무용지물인 무력한 인간으로 점처럼 살아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분산과 합산의 드라마는 음악의 지배를 받고 몽롱하게 의식들의 결을 조직하는 가운데 혼란의 상황으로 관객을 함께 이끌고 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연개요]
    공연명 낭만비극 오이디푸스
    공연장소 우석레퍼토리 극장
     공연기간 2011년 5월 10일(화) ~ 5월 22일(일)
     공연시간 화수목금 8시 / 토 4시,7시 / 일 3시, 6시 / 러닝타임 70분
    티켓가격 일반20,000원 / 학생15,000원
    원작 소포클레스
    각색/연출 이수인
    출연 유승일, 이춘희, 송흥진, 김수진, 신안진, 전정우, 황건, 박영주, 김하준, 마광현
    제작 떼아뜨르 봄날
    예매 티켓링크, 인터파크, 옥션티켓, 메세나티켓
    문의 070-860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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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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