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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푸르른 날에」: 5 18기억의 치유와 삶의 회복을 이야기하다.
    REVIEW/Theater 2011. 6. 20. 01:11


    과거와 현재, 균열을 이야기하는 무대

    무대는 앞에 작은 직사각형의 공간 전체적으로 하나의 선분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은 무대의 작은 갈라짐, 균열과 경계의 상징적 표상은 무대 뒤 편 이 층의 무대와 일 층의 무대로 시간적 터울을 드리움으로써 또 하나의 경계를 그려낸다.

     이러한 각각의 실재적인 층차, 환영적인 층차로의 무대 표현은 공연을 환영과 실재,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혼재되는 상황 속에 시간의 흐름을 전유하는 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과거의 재현은 대사의 피치를 빠르게 둠으로써 이것이 재현이라는 것, 이미 주어진 바 있는 현실을 다시 복사하는 것이라는, 어떤 측면에서는 신경증적 징후마저 엿보일 정도로, 인위적으로 작동시키고 있다. 배우들은 앵무새처럼 연기에의 연기를 구현한다.

     곧 과거는 현재로 다시 나타날 수 없음을 상기시키는 측면과 함께 그것이 되풀이되는 것의, 벗어날 수 없음의 어떤 미세한 히스테리 같은 것이 감지된다.

     과거에서부터 극이 시작된 반면 현재에 덧입혀지는 과거의 기억은 현재의 나를 성찰하고 반영하는 중요한 현재로 다시 환기된다.

    운동과 고문의 기억


    스님이 됨으로써 자식에 대한 사랑에 관한 것을 세상으로부터의 거리 둠을 구현하며 먼 기억으로 묻어둔다. 이것이 도피로서가 아닌, 어떤 진정한 출가의 의미를 구현해 낼 수 있는가, 마치 트라우마 같던 기억은 오히려 속세에 관한 아련함이 클수록 그 득도의 열망 역시 커지기에 이는 쌍방 간의 긴밀한 관계 속에 스님의 평정을 지향케 하는 화두로서, 갈마듬의 동기가 되는데, 과연 5 18의 기억은 어떤 해탈과 득도의 경지에서 초월될 수 있는 것인가, 트라우마는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인가.

    과거의 사랑의 잔재로서 기억


    버렸지만 버릴 수 없는 부분, 잊었지만 다시 돌아오는 부분, 존재는 생장하고, 그를 찾아오며 기운 넘치는 생동으로, 활약으로 그를 추어올린다. 곧 아버지와 딸의 예속된 관계, 상하의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 오히려 자신을 일깨우는 존재, 손 내미는 주체로서 과거에서부터 치유를 시도한다.

    어떻게 보면 과거는 기억의 무의지적인 상기에서 이성적인 환기의 시선을 만드는 것으로, 극복 가능하기보다 자연의 법칙, 삶의 순환적 진리, 생명의 탄생과 이전을 통해 극복 가능함을 이 작품은 어느 이념의 선취보다도 우선해서 보여주는 것 아닐까.

    자신의 딸은 잃어버린 시간을 넘어 잊어버린 시간, 삶의 또 다른 한편의 알레고리, 친숙한 자아, 그렇지만 다른 타자적인 모습으로 삶을 재정위한다.

    살아남은 자의 어둠의 시간


    곧 투쟁의 포효하는 그르렁거리는 울부짖음의 목소리, 그들을 기다리는 총과 폭력에 의해 사라질 임시적 자리를 마련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이념의 주체성을 띤다. 그 어둠의 시간, 현실은 추락하고 시간은 멎어버렸다. 살아남은 자에게 가해지는 고문은 역시 어둠의 터널을 통과함과 같다. 여기서 삶의 복구는 늘 이 어둠의 트라우마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 될 것이다.

     반면 그 어둠의 시간을 생명의 태동과 생장으로 통과한 이후 세대의 활기찬 미래에의 삶의 지속은 분명 그 어둠에 한 점 빛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사랑하는 이가 임재하는 순간의 빛이 과거의 시간을 담지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라면 이는 현시되는 현재적 주체로 그를 찾아오는 것이다.

     마지막에 이들은 무대 앞 쪽 갈라진 틈, 그것이 때론 작은 호수와 같은 공간으로 변화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다리가 놓임으로써 어떤 패인 공간, 단절된 공간을 손을 잡고 건너가는 그러한 유토피아로서의 시간이 만들어지는 순간이 발생한다.

     결국 이 작품은 역사의 환기와 재고찰의 측면에 머물기보다 역사에의 치유와 삶의 지속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인다.

    [공연 개요]
    공연일시 2011년 5월 10일 – 5월 29일
    공연시간 화-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
    (단 5월 10일 3시공연, 5월 22일 5시공연 / 월 공연없음)
    공연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티켓가격 전석 25,000원
    출연배우 김학선, 정재은, 박윤희, 이영석, 이명행, 양영미, 조영규, 최광희 등
    스태프 작 정경진 / 각색.연출 고선웅 / 무대디자인 이윤수/ 조명디자인 장영섭/
    음향디자인 김태근/ 의상디자인 정경희/ 소품디자인 강민숙/ 분장디자인 김미정
    주최 서울문화재단 신시컴퍼니
    제작 남산예술센터 신시컴퍼니
    후원 서울특별시
    관람등급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중학생 이상 권장)

    ▶ 사진 더 보기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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