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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만선」 :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REVIEW/Theater 2011. 6. 19. 01:41


    세상에서 세상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가의 역설을 안고...


    만선, 가득 찬 배. 배에는 가족 공동체로 뭉친 그 구성원들로 이뤄진다.
    모두의 존재는 가족이라는 안정된 테두리 안에 소속감을 통해 합산되는 동시에 집과 현실을 모두 배에 이전시킨다. 곧 현실로부터의 도피, 삶의 마지막 순간의 선택은 그 의식을 치룰 특별한 시공간을 필요로 하게 되고, 더 이상 탈 수 없는 꽉 찬 배를 그들 스스로의 존재로 채운다.

    이러한 공동체가 실은 탄탄한 육지에 안착될 수 없다는 점, 그들의 외부성이 그들을 죄의 값으로 포박‧지배하며 실상 호모 사케르의 무관심한 삶의 영토에 투척되고 말며 가득 찬 현실의 틈에 끼어들 기회를 만들 수 없다는 것,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며 확실한 삶의 층차를 내재화하며 비루한 삶에 젖어들어야 한다는 것은 이들이 판타지와 같은 망망대해에 배를 던지고, 또 그제야 그 안에서 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려진, 그렇지만 스스로 버려짐‧떠남을 통해 주체의 지위를 획득하며 비로소 일말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그것은 일상의 삶과 현실에 괴리되어 결과적으로 공허함만 안긴다는 것은 이 연극이 궁극적으로 나약한 타자를 현실 바깥으로 모는 비정한 사회, 그리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이들, 또 그들의 포착되지 않는 목소리를 생생하고도 비장하게 우리의 현실 내로 가져오는 데 주목하며 이는 현실에서 포착되기 힘들다는 현실을 또 한 번 비추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하나의 판타지일 수 있는 「만선」은 가족의 파토스적 분출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각각의 존재에 시선과 초점을 맞추는 한편,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담긴 폭력의 기제를 끄집어낸다.

    서로에게 잘못한 것들이 무던히도 많은 이 가족은 그것이 용서라는 이름을 통하기 전에 이미 현실의 비루함과 그것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이들의 현실을 드러내고, 교양과 문명의 문화를 전복한다.

    삶의 방향키를 부여잡고자 했던 이들의 잠깐의 선택은 매우 빠르게 이들의 배를 현실로 돌리고자 하지만, 그것은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생이 죽음만은 자발적으로 선택한다고 하는 데서 곧 한 명씩의 죽음으로 치환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이리도 무딜까, 어떤 삶의 여한도 삶의 버거움이 주는 것에 미치지 못 할 수 있는가, 이 삶의 코드 시스템을 벗어나는 길, 죽음으로 탈주선을 그리는 길은 부채와 범법의 굴레에 빠진 일가족이 배에서 자살로 추정 기사화되어 결과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죽음으로 모는 사회의 일면을 순간 직시하게 하는 동시에 이름 없는 가족의 죽음으로 사회가 어렵다는 현상의 한 측면으로 분류되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 죽음의 순간의 판타지는 매우 처연하고 충격적이지만, 덩어리들로 맺어진 뗄 수 없는 타자의 존재를 줄에 모두 묶인 채 있는 가족 한 사람마다 배에서 떨어질 때의 꿈틀거림 또 줄에 가해지는 무게의 감각들은 매우 실재적인 차원에서 나타난다.

    마지막까지 아버지는 이들의 무게에 휘어 잡힌 채 배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오열하는데, 산주검의 상태로 또는 곧 배에서 그 역시 하나의 덩어리로 장례되지 않을 추모되지 않을 존재로 사라지거나 현실로 돌아온다 해도 의식들은 바다의 다른 존재들로 흡착되어 있을 것이다.

    이들의 죽음은 실제 기사화되어 나타나는 현실을 맞는 우리에게는 그 실재 자체가 단지 하나의 찰나적 순간으로 지나가고 마는 것이기에, 실재에 맞닿는 순간이기에-곧 실재를 마주할 수 없는 우리기이게- 오히려 하나의 판타지 측면에 접해 있게 되는 것이다.

    마취된 순간으로 혼미하게 정신을 잃고 마는 그런 순간으로 이 충격을 말하지 못 한 채 상쇄하게 되는 것이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만선
    작          김원
    연    출   신동인
    출    연   장용철, 송현서, 최지훈, 정선철, 전유경, 이연희
    주    최   서울연극협회
    주    관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
    제    작   극단 작은신화
    후    원   서울문화재단, 종로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 한국공연예술센터, 사랑의 열매, 새얀안과
    기획/홍보 코르코르디움
    공연일시  2011.5.12(목) – 5.15(일) _ 목,금 8시 / 토 3시, 7시, 일 3시 (*5/11일 8시 프리뷰 공연)
    공 연 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티 켓 가   전석 20,000원 / 11일 프리뷰 전석 10,000원
    관람등급   만 13세 이상 관람가 
    예    매   인터파크, 옥션티켓, 예스24
    문    의   (02)889-3561,3562

    [사진 제공=코르코르디움]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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