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리뷰] 국립국악관현악단(황병기 예술감독)의 <Part of Nature> 창작발표회 현장
    REVIEW/Music 2011. 7. 10. 18:34




    지난 6월 29일(수) 국립국악관현악단(황병기 예술감독)의 창작음악회 <Part of Nature>(파트 오브 네이처)의 창작발표회가 개최됐다. 

    ▲ 황병기 예술감독

     황병기 예술감독이 지난해 초 구상하여 재독(在獨) 작곡가 정일련에게 위촉한 이 작품은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황병기 예술감독이 재임 중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대작이다.
    작곡가 정일련이 작품 전체를 맡아 ‘자연속의 인간’ 이야기를 ‘출(birth)’, ‘숨(breath)’, ‘심(heart)’, '손(hands)‘, ‘이름(name)’, '혼(spirit)' 이렇게 6개의 인간을 대표하는 키워드에 각각 어울리는 협연곡으로 구성한다. 오는 10월 6일과 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지휘자 정치용이 객원 지휘를 맡아 전 악장이 펼쳐진다.

    '창작음악회'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07년부터 매년 1년 여 작업 기간을 두고 작곡을 위촉하여 만드는 레퍼토리 시리즈로, 지난해는 창작음악회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가 호평 받은 바 있다.


    이날 무대를 처음으로 연 황병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작곡가 대부분이 게으른 근성을 지녀 곡을 쓴다고 해서 쓰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 중간 점검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또한 작곡가 자신이 부분적으로 시연회를 했을 때 객석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 들어보고 작곡을 마저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 정일련 작곡가

    정일련 작곡가는 우리는 보통 사람이고 자연은 자연이고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우리도 자연의 한 부분이고 자연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 자연과 우리가 다 연결된 사실을 인지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세 개의 악장 숨‧손‧혼을 봐도, ‘숨’을 쉬지 못 하면 살 수 없고, 손과 혼 역시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 그가 보여주고자 한 우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 또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대강 이해가 가는 듯하다.

    처음으로 국악 관현악곡을 썼는데, 국악 악기의 매력은 상당히 자연과 가까운 부분에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서양 악기를 보면 현악기가 음악을 굉장히 많이 변화시킬 수 있고, 그 반대가 피아노라면 국악 악기는 거기에 비하면 원형적 상태로, 그 중에 가장 간단한 악기는 피리 같다고. 피리 같이 싼 악기는 서양에 없기도 하고, 개량 안 된 악기들로 바로 자연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또한 서양 악기가 깨끗한 음을 내기 위해 화음 넣어야 하고 피치를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화음이 깨지는 반면, 국악 악기는 화음이 없고 박자가 중요하며 왼손으로 줄을 짚어 원래 음 외의 여러 장식음을 내는 농현 등을 사용하여 음색과 음을 그대로 안 내버려두고 꺾는 기법 등 두 악기 간의 차이가 있다.

    화음 세계는 이제 어느 한계까지 온 것 같다. 더 이상 발전시키기도 어렵고 박자‧음색, 한 음에 들어 있는 표현이 다시 중요해진다고 생각이다. 그는 무엇보다 이 곡을 쓰면서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긴 장단과 패턴을 제일 먼저 만들고, 그 다음에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출」과 「혼」은 그렇게 만들었다. 「혼」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인 사물놀이를 차용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무속 음악 적 성격을 띠는 부분이다.


    제1악장 「출(birth)」은 각 악기의 특색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은 출렁거림, 음들의 비선형적 출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멜로디나 흐름이 형성되지 않는 공간에의 분배와도 같은 음들의 지정과 사라짐이 혼재된 양상 속에 정갈한 소리들의 구현을 만들어 냈다.
     서양 악기들이 주축으로 나오지 않고, 오히려 우리 악기들에 보조를 맞추어, 현악기의 경우에는 현을 켜기보다 현을 두드리는 식의 선율을 만들지 않고 스스로를 부각시키지 않았다.


     우주에서 떨어지는 소리 가야금∙거문고의 왼 손으로 짚어서 내는 차출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제4악장 「손(hands)」의 경우 가야금과 거문고의 이중주가 주가 되는 부분이었는데, 그 중 거문고의 표층 층위 소리가 가장 두드러졌고, 현을 튕기거나 긋는 손 자체의 이미지가 강조되기도 하고, 그 손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소리들의 향연에 시청각적인 심상들을 얻을 수 있는 무대였다.

    꽤 정교하지만 그 정교함이 구조를 만들기보다 끊임없는 흘러감, 현을 뜯는 실재적인 마찰과 청아한 울림의 사라짐, 하나의 작은 덩어리가 느껴지는 듯한 오밀조밀한 자잘한 변화들의 다양함이 매력적이었다.


    제6악장 「혼(Spirit)」의 경우에 꽹과리∙장구∙북∙징의 사물놀이의 구성이 전면에 부각된 협주곡인데, 사물놀이의 가없는 발산‧분출을 향해 달리기보다 각각의 악기들이 명징하게 음들을 연주하고 더디고 미세하게 틈입하며 반복되는 큰 덩어리를 안고 전체적으로 그것들의 출렁임을 보는 듯 했다.

     샤머니즘 정신과 관계된 ‘혼’은 신비하면서도 의식적이고 흐트러지지 않는 힘이 있었고, 사물놀이와 다른 여타 서양 악기들과의 역동적인 어우러짐, 힘 있게 달려가는 사물놀이를 분절시킬 수 없는 미세한 음들의 파편, 점층적인 파생과 발산이 청음의 즐거움과 정교하고 뚜렷한 작곡에 대한 기쁨을 갖게 만들었다.

    [작곡의도]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이 전체 작품의 핵심 메시지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음악은 사람과 자연의 오랜 관계를 보여준다. 오늘의 현대인들은 자신이 자연에 소속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관하다는 생각을 한다. 논리와 합리성으로 인생을 꾸려나가고 이는 영성에 대한 갈망을 일깨우고 우리 인생에 필요한 영적인 것 중 하나가 음악이다. 무언가를 왜 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내게는 음악이 우리를 자연으로 이어주는 매개이다. -작곡가 정일련-

    [작품구성]
    제1악장 「출(birth)」 음의 탄생 - 국악관현악
    제2악장 「숨(breath)」 - 대금과 피리를 위한 협주곡
    제3악장 「심(heart)」 - 해금과 아쟁을 위한 이중협주곡
    제4악장 「손(hands)」 - 가야금과 거문고를 위한 이중협주곡
    제5악장 「이름(name)」- 막간곡(Intermezzo), 전통소리를 위한 협주곡
    제6악장 「혼(Spirit)」 꽹과리, 장구, 북, 징을 위한 협주곡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