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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문화역서울 284’ 『카운트다운』 전시 : 장소성에서 시간성으로...
    REVIEW/Visual arts 2011. 8. 15. 18:26



    지난 8월 9일 오후 4시경 ‘문화역서울 284’ 개관식이 구 서울역사에서 개최됐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김재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 ‘문화역서울 284’ 건물 안을 벗어나면 역사 안의 공간이 펼쳐진다. 실제 지하철이 다니고 있다.

    개관 프로젝트 ‘카운트다운(Countdown)'은 김성원 교수(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의 총감독 아래 국내 대표적인 예술 작가로 꼽히는 이불·김수자·박찬경 등 총 35명의 작품으로 공간 전체를 점진적으로 채워나가게 된다.

    ‘카운트다운(Countdown)'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에는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9월 30일까지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고, 이후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안은미 외 23인, 「가슴걸레 - 메이드 인 서울역」, 퍼포먼스 및 기록 영상, 2011

    개관식에서 구 서울역사 복원 자문위원인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의 복원 공사 완료 경과보고,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축사,
    정재정 동북아 역사재단 이사장의 축사 이후 퍼포먼스와 공간 투어가 이어졌다.


     성기완 작가가 참여한 SSAP (Seoul Sound Archive Project)의 「사운드 퍼포먼스 : 세 겹의 현재」(오프닝 퍼포먼스, 2011)에서 디제잉은 기차 사운드와 분절적 접합을 이루고, 속도와 열차의 공기에의 마찰로 인해 빚어지는 소리는 박자로 치환된다. 열차 기관장 복장을 한 사람이 지휘를 전유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속도는 카운트다운 중심 화면을 벗어난 화면 위쪽에 편집되는 화면의 속도와 시간의 압축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하나의 역사적 시간의 단위로 편제된다. 현악기는 이 안에서 스크린 속 하나의 빛과 같은 물질의 빛남과 함께 집중되는 한편 화음을 통한 공명을 이룬다(성기선_지휘자,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외 6명의 실내 앙상블 연주자 참여).

    Sasa의 「Hands-Koo」(단채널 영상, 2011)는 닭고기를 뜯는 손에 기름이 잔뜩 묻어가며 장면만 클로즈업해서 비추는 영상이 먹음직스러움의 기호를 파괴하며 물질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닭과 손의 마찰의 사운드 수집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안규철의 「지평선에서」(영상 및 설치, 2011)는 나뭇잎으로 뒤집어쓰고 위장한 사람의 퍼포먼스 장면이 나온다. 숲 속의 바람 소리의 자연에 이질적인 한 부분을 만들며 자연의 소리가 갖는 역동적 풍광을 오히려 몸을 통한 탄력장으로 거두어 올리는 기능을 한다. 현장에는 영상과 함께 그 나뭇잎만 받침대에 놓여 있다.


    박찬경의 「만신」(9채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2011)은 사람을 지우고 갓만 바다 위를 날아가는 장면들의 편집, 무당들 그림과 예전 영상, 그림 그리는 장면, 사진, 혼 등이 판타즘적으로 넘나든다. 이것이 지난 한 때의 환영적 기호라는 것 명시하며 그 환영의 세계에서 이질적으로 화면으로부터 출현한다.


    나뭇가지로부터 뻗어 가는 사운드가 확장, 청각의 시각화 작용을 이루는 공간과 융화되는 투명한 동전들이 잘 보이지 않게 어스름하게 바닥에 붙여져 있는 이질적 기호들로 작용한다.


    김주현의 「뒤틀림 - 그물망」(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은 천장에 달려 샹들리에 조명을 대신하되 그물망은 리좀 구조 같은 뻗어나가고, 그 불완전한 확장과 마무리의 불가해함이 특징이다.


    조덕현의 「은유법」(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은 물에 비친 백색 나무의 이미지는 '내 마음은 호수다'와 같은 은유가 아니라 직접적인 환유 차원으로 작용한다.

    SSAP(Seoul Sound Archive Project)의 「서울역 소리보관 프로젝트」(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는 사운드 루프, 사운드 스케이프, 뮤직 이펙트 등 지하철의 소리들도 각각의 단위들로 분절되고 이것들을 같이 병치했을 때 사운드 연주의 적극적 가능성을 얻게 됨을 알 수 있다.

    오인환의 「바디-워드」(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는 단지 바닥 위에 카펫을 깔아 놓은 것 같아 작품을 지나치기 일쑤이지만, 도슨트가 서 있고, 하나의 독립된 방이라는 점에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밟으면 바닥의 올록볼록한 재질이 올라오는 인터액티브 작업이다. 

    ▲ ‘문화역서울 284’ 3층에는 전시가 없지만, 마치 설치 구조물로 비친다.


    배영환의 「이별의 편지」( 슬라이드 프로젝션, 2011)는 ‘얼차려는 있는데 얼쉬어는 없을까……’, 휴가 복귀 날 등 군대에 있는 당시 누군가의 기록이나 편지들에 대한 수집으로, 삶을 끌어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우순옥의 「대합실」(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에서는 거울을 보게 되고, 그 위 "우리는 모두 여행자"라는 문구를 보게 되는데 이것들이 공간을 반영하며 시선과 이동에 따른 상호 조응적으로 공간과 반응한다.
    이불의 「Bunker (M. Bakhtin)」(전자장치, 공간음향시뮬레이션, 2011)는 한편으로 채집된 소리와 마이크로 실시간 채집되는 소리들이 합쳐져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김소라의 「Dont ask me why」는 2, 8, 4 숫자를 방 바깥 문 옆 공간들에 설치해 놓았다. 8은 반이 잘려 숫자 3처럼 보인다.

    김홍석의 「평범한 대상」 중 불(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은 일상의 재료 중에서 비닐을 브론즈로 주물 처리해서 마치 겉으로는 반짝이며 포장된 물건을 담은 포장지 같지만, 실제로는 딱딱한 조형 형태를 띠고 있다.


    이수경의 「휘황찬란 교방춤」(퍼포먼스 및 설치, 2011)는 샹들리에 있었던 것을 다시 활용하여 위에 설치하고, 그 밑에 독립적인 무대를 만들고 기생의 춤과 풍악이 어울리게 되어 실제적 퍼포먼스의 공간을 체현케 된다.


    준공 당시 이발소, 화장실 사용 공간 등 1902년대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철골구조 석재를 구조체 일부로 혼용한 건물에서의 벽돌, 타일, 목재 창틀, 및 문틀, 결구구조, 중앙돔 코너 장식물 등 건축 당시 시공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칸막이벽 일부를 유리창으로 복원한 타일 벽과 같이 건물의 벽 안에 있으면서 그 자체를 바깥에서 전시 일부로 보는, 역사의 흔적과 윈도우의 깔끔한 투명 스크린을 투과하는 시선이 생경하다.

    ▲ 빈 공간의 모습, ‘문화역서울 284’로 재개관했지만, 구 서울역사의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

    잭슨홍, 「승객석」,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1

    안은미 외 23인, 「가슴걸레 - 메이드 인 서울역」, 퍼포먼스 및 기록 영상, 2011

    구 서울역사를 복원, 재현(복원이라는 말은 이미 재현의 의미를 함의한다고 보인다)해서 만든 ‘문화역서울 284’는 사실상 아직 다 채워지지 않는, 향후 내년 3월까지 채워 나갈 예정을 안고 있고, 빈 공간으로서 서울역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성과 장소성의 함의를 풍부하게 품은 공간은 284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상정함으로써 전시, 구경하는 곳으로 장소를 일정 정도 획정 지은 듯하다. 또한 문화라는 대중의 합리적인 유입을 가능케 하는.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전시된 작품보다 그 작품을 감싸고 있는 공간 그 자체로, 매우 생경하면서도 역사적인 기시감을 준다. 전시 작품들의 설치도 공간을 훼손치 않는 엄격한 제한 조건 아래 이루어졌고, 공간 안으로 들어가서 작품이 자연스레 녹아들되 컨템퍼러리한 작품들이 갖는 맥락은 그 시간성 속에 애매하게 함몰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곧 작품들은 공간에 이질적인 조합을 이룬다거나 이 공간을 판타지적인 측면의 시선으로 전복시키기는 힘들고, 다만 박찬경의 작품에서 근대로 인해 끊긴 의식의 세계를 찾아간다거나 공간에서 시간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사운드 아트 계열의 작품들이 만들어 나가는 정도에서 현재와의 연결 지점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한편 공간 자체를 생동감 있게 박제화하여 건물들의 외형/내형을 드러내는 전시의 부분들은 체험의 성격을 지닌 몇몇 전시, 결과적으로는 공간에 대한 다른 시선을 유도하는 전시가 이 안의 공고한 전시 문화 영역을 만드는 가운데, 그 바깥 노숙자의 삶의 터전을 청소하는 계획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많은 내빈들이 초대된 가운데, 서울역을 현재 점유하고 있는 노숙자들은 이 곳의 바깥에서 어떤 참여의 여지도, 또 이들을 토대로 만든 전시 역시 공간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 시간성에의 묘한 사로잡힘이 실은 현재로 이어지지 않는 생경함의 아우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준다.

    [전시 개요]

    기 간 2011.8.11(목)~2012.2.11(토)
    개 관 식 2011.8.9(화)오후 4시
    장 소 문화역서울 284 전관 및 광장,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
    예술감독 김성원 (국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교수)
    참여작가 김소라, 김수자, 김주현, 김홍석, 노재운, 박찬경, 배영환, 슬기와
    민 & 토마시 첼리즈나, 안규철, 안은미 외 23인, 양수인, 오인환, 우순옥, 이불, 이수경, 잭슨홍, 조덕현, 최수환 & 이세옥, 함진, Sasa[44], SSAP(SeoulSoundArchiveProject) (이상 8월 오픈 참여 작가, 점진적으로 프로젝트가 추가됨)
    관람시간 하절기 :11:00~20:00
                 동절기 :11:00~19:00
                 주 말 :11:00~21:00
                 매주 월요일 /1월 1일(양력, 음력)휴관
                 폐관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관 람 료 무료입장 :2011.8.11(목)~2011.9.30(금)까지
                유료입장 2011.10.1(토)이후
                 -일반 2, 000원
                 -할인 1, 000원 (장애인, 미취학 아동, 20인 이상 단체 관람객)
                 -프로그램 입장료 별도
    주 최 문화체육관광부
    주 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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