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페 국내초청공연, 노정식(안무) & 블루댄스씨어터
뱅글뱅글 제자리를 맴돌던 무용수들은 무대를 가득 메우고, 그 공간을 확장시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로써 관계 맺음이 발생하는 대신 그들은 여전히 고독하고도 소외된 대상으로 제자리를 돈다. 이러한 원을 도는 쳇바퀴 돌듯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은유하는 것 같은 움직임은 작품에서 하나의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이어지는 움직임들은 강렬하고 직선적이면서도 동작들에 힘을 강하게 유지케 하고 있었다.
이러한 춤의 형태는 상당히 솔직하고도 단순하며 예열시키거나 무르익음 없이 분할되어 파편적으로 무대 곳곳을 메워 가는 식으로 결절점들을 완성하고, 또한 하나의 원이라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전제로 하게 된다.
그리고 움직임이 이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다시 달림으로써 그것의 무의미함과 소외를 계속해서 실현시킨다.
타악기 연주의 리듬이 반복적으로 작동되는 가운데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 대신 분할을 통해 계속 출현하는 것에 가깝다.
어떤 하나의 구상적인 선분들의 조합을 만드는 안무는 우리를 비추는 하나의 세계로 드러나며 이는 환영적인 시뮬레이션된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강렬한 안무들의 조합과 구상적인 배치의 과정을 끊임없이 구현하는 방식의 이 작업이 단순한 구조를 띠거나 그 치열한 움직임의 진지함이 단순히 안무의 차원 안에서 실재 공간으로 나오지 않고 환영적인 세계 안에서의 배치를 만드는 것으로만 작동되는 것은 이 작품의 현실 세계를 비추는 거울로서 기능하거나 나아가 그것에 대한 실천적 자각과 수행의 감각을 깨우기에는 닫힌 구조로 머물게 될 우려가 든다.
사진 제공_ⓒ모다페
관람 일시 및 장소 : 5.30(일) 6PM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