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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ve EARTH MUSEUM 「EARTH」리뷰 : 우주적 인간의 탄생과 확장적 사고
    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1. 10. 3. 14:45

    ▲ Live EARTH MUSEUM (대표 채홍덕) 「EARTH」[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인류적 차원의 사고, 우주적 차원의 사고, 다시 그 속의 개개인/개체로의 사고, 다시 너와 나의 사고, 「EARTH」는 사고의 전환과 변화를 사고의 확장과 초월, 또 보편적인 합리성의 잣대를 대입하는 과정에서 의도한다.

    막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거기서 벌거벗은 다리와 발 그리고 팔과 오브제가 등장하는 시작은 부분 신체가 하나의 인격과 존재를 표상함을, 한편으로 얼굴을 지우고 시간을 거꾸로 돌려(마치 아담과 이브 적으로 돌아가는) 인류 전체를 표상함을 의미한다.

    발에는 눈이 다리에는 몸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체현되는 듯하다.

    여기에 온갖 오브제들이 신체를 중심으로 무중력 우주 공간 속 느린 속도를 구현하며 스쳐가는 운동을 펼치는데, 여기에는 사과와 아기 (인형)도 있다.

    그리고 발은 유영하듯 제자리를 걸어가는데(마임 동작이 쓰였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구에 발을 딛는 인류의 탄생, 달을 딛는 우주적 인간 탄생의 시점을 지정해 주는 듯하다.

    어떤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갖는 상징성은 이 극 전체를 두고 몇 가지 투여되는 오브제들의 반복적 출현으로 인해 그것들의 탄력적인 관계 맺기에 의해 해석/확장/획정되는 것인데, 이 발은 다시 구두의 상징성과 의미를 형성한다.

    곧 발이 벌거벗음의 최초의 순간(또는 원초적 상태), 보편성을 띤 인류(얼굴을 소거한 까닭도 물론 있지만)를 의미하는 가운데, 구두는 다시 인간이 땅을 딛고 사는 것의, 한편 이성으로서 여성/모성의 의미를 획득하는 한편, 존재 그 자체를 상정하는 의미(제유/환유)를 얻게 되고 존재 자체가 떠난 이후의 그리움/추억/기억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대 전면의 LED 스크린 환경이 계속 색을 바꾸는 가운데 이것들의 불확정성/우연성의 흐름으로써, 한편 불투명한 거울(세상을 들여다보는)로서 자리하는 가운데, 붉은색과 푸른색이 유독 눈에 띄는데, 지구본이 작은 오브제로 지나가며 우주적 차원(에)의 사고를 만들 때 푸른색의 지구에 오버랩 된다.

    지구는 물을 지녔기에 생명의 터전이 되고, 한편 그 '푸른' 색 자체가 생명의 환유로서 의미를 획득하는 가운데, 이 지구/생명의 환유인 바다는 그녀가 떠난 외로움/슬픔의 심상들을 적셔 내고, 기억을 환기하고 위무하는 곳으로서 의미 차원을 얻을 때 그는 빈 존재의 상징인 구두들로 탑을 쌓는데(이러한 종교적/구원적인 측면의 상징성에서 신의 문제 다시 우주의 탄생과 또 죽음과 결부된 차원들이 이 안에 또한 포함되게 된다), 이러한 의미들은 무대의 시간에 너르게 널려 있고, 이것들은 약하고도 강하게 공통분모들을 형성한다.

    여기서 세계 내 존재로서 자신은 세계 바깥의 그녀(곧 세계 자체로서 그녀)로부터 삶은 그녀와 그 기억에 의해 조각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하나의 지구적 차원, 곧 파도의 형국처럼 사라지고 말며(이것 자체가 하나의 영원성의 법칙 안에서 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이러한 사실을 일러주며) 극히 개인적인 일로 그치지 않는, 아니 그 개인의 일을 우리 모두의 어떤 보편성의 문제(삶의 한 부분으로서)로 놓고 은유가 아닌 구두와 같은 빈 존재, 그리고 파도의 드나듦, 지구에서의 단독자로서 하나의 순간의 뚜렷한 명멸의 순간으로 치환함으로써, 또 한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메타 사고의 가능성으로 치환시킴으로써 정서적 차원에서가 아닌 사고의 확장을 얻게끔 한다.

    중간 중간 3D 영상으로 제작된 개인/일반인의 인터뷰를 싣고 이를 3D 안경을 쓰고 보며/들으며 삶이 쉬운지 어려운지, 다시 지구에 태어나고 싶은지 아닌지의 질문을 주로 할아버지‧할머니의 나이가 든(이제 삶보다 죽음을 들여다보는 게 자기 스스로도 당연하다고 판단되는) 분들에게 던지는 가운데 삶을 관조하고, 또한 지구라는 행성(에서의 삶(의 조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마지막에 생명(우주의 흐름)이 지속되는 것은 순간의 죽음이 단지 (수많은 대다수의) 개체의 것이라는 사실을 일러주고, 우주는 죽음보다 생명으로 그리고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고통과 끝이 없음(우주라는 시공간의 존재, 죽음은 단지 그 일부분)을 상정하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만 숨을 쉬는 동안 이것은 지속되며 그 태어남의 자유를 선택할 수는 없다. 「EARTH」에서의 인터뷰를 따른다면 오로지 다음 생(환생)을 기약할 때만, 그리고 살아온 날들이 이제 충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야만, 가상/상상적으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지 모른다.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이 삶을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삶의 긍정과 자유의지에 의해 능동적으로 삶을 선택하고, 수동적인 삶에서 적극적인 의지의 산물로서 삶을 다시 탈환/구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공연 개요]
     - 제목 : EARTH
    - 공연일시 : 9월 30일(금) ~ 10월 2일 (일)
                  금 8:00pm / 토, 일 4:00pm 8:00pm
    - 공연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 관 람 료 : 일반 2만원 / 청소년 1만5천원
    - 제    작 : Live EARTH MUSEUM (대표 채홍덕)
    - 연출 : 채홍덕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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