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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다페 2012》발레 프렐조카쥬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 리뷰 : 다층의 겹을 쌓는 미학적 제시
    카테고리 없음 2012. 6. 8. 07:00

    중층화되는 무대와 극명한 전환의 시작

     

    발레 프렐조카쥬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 ©Jean-Claude Carbonne [사진 제공=모다페]

    강한 매질의 동력, 몸의 이동이 중층이 겹치며 형성하는 복합 공간은 이 일직선의 움직임들을 즉물적인 움직임으로 만들며 순간에 멎는 움직임들이 무대를 잠식한다.
    무용수들이 이루는 삼중의 겹겹이 쌓는 층위의 매질은 빛과 어둠의 깊이 차에 따라 하나의 무늬로 중단되어 모아지며 동시적인 또 하나의 무늬를 생성한다. 따라서 이 구분 동작의 연속은 매우 느리지만 그 밀도가 진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움직임들을 담는 듯 보인다.

    매질의 파열이 더 커져 가면서 움직임은 하나로 모아진다. 어떤 임계점에서 평안함과 몸의 유연한 꺾임의 공간을 만들며 그 자체로 공간이 되는 무용수들은 힘없이 하나의 공간에 동화되어 간다. 흰 매질 안에서 스스로를 집어넣고 무화된 그 속에서 일상의 대상으로 자리하던 여자들을 위에서 남자들은 부둥켜안고 몸을 드러내며, 의식 없는 육신을 안은 듯한 공허함을 가시화한다.

    이 매질은 다시 만나 세계로 이어지고 칼자국을 선연하게 내는 듯한 음악에 안무를 경사진 날카로운 곡선들로부터 출현하는 움직임으로 드러낸다.

    정치적인 흔적을 해소하는 미학적 광경

    발레 프렐조카쥬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 ©Jean-Claude Carbonne [사진 제공=모다페]

    완벽히 미학적인 전이의 광경에 그치는 것 같은 장면은 남녀 간 결합으로 맺는 선분으로 일말의 정치적 해석을 선사하는 듯하지만, 실은 그러한 측면은 이내 해소되고 만다. 음악의 지속적인 반복적 파열은 그 중단할 수 없는 몸과 의식을 옥죄는 음악의 성질로 인해서 끊김이 허락되지 않은 채 ‘땅에 몸을 굴리는 수동적인 행동들로 이 연극적 공간을 전유함’은 잉여 차원에서 그 공간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 보인다.

    이 공간은 클래식의 공간을 기입하여 또는 음악을 자연스럽게 몰입하여 듣는 와중에 그 음악을 고스란히 따라가며 땅에 누웠을 때 갖는 동작들은 발레의 화려한 도약과 자리 이동을 허용치 않는 몸의 실재로 공간 자체를 만들며 안무해야 하는 과정, 거기에 발레의 기본 동작을, 몸의 무늬가 흔적으로 남으며 마치 충만히 마저 다 채워지지 않은 어떤 느낌 가운데 중층의 무늬로 드러난다.

    여기에 고대의 부족 같은 느낌이 드는 붉은 바지와 짧은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 간의 안무가 교차된다. 양 갈래로 단순히 갈라지며 방향을 달리하며 만난다.

    음악에 천천히 한 발을 크게 내딛고 상하수로 사라지고 두 남자가 내러티브를 성립시켰다. 동시에 둘의 춤에서 춤의 밀도는 현격히 떨어졌다.

    백인과 흑인의 갈등은 둘의 키스로 사랑싸움의 과정으로 무대는 봉합된다. 다양한 사회의 인간 군상 또는 어떤 한 단편들의 무작위한 아니 고양과 식음의 자극과 휴식의 격차를 두는 구성으로 이것들을 구성하는 방식은 현실에 대한 비판과 새롭게 맺는 시선의 획득이라기보다는 미학적 측면에 봉사하는 또는 희생하는 일면을 강하게 보여 주는 듯하다.

    재현 층위에 그치는 표현

    발레 프렐조카쥬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 ©Jean-Claude Carbonne [사진 제공=모다페]

    의자에 앉은 네 명의 현대인을 뒤로 하고 한껏 소리를 지르고 떠나는 남자는 얼굴의 기호를 허무하게 뿌리며 떠난다. 실존의 무기력함이라기보다 그것 자체의 묘사를 떠난 어떤 무기력함이다. 책을 보며 손짓으로 다양한 표정을 가진 한 인간의 단조로움으로 소급되는 정교한 듯 보이는 안무가 실재의 파열(사운드에 중심을 잡는) 형태로 지속된다.

    몸짓의 재현, 정확한 안무의 맞춤에 관객과의 반향을 고려 않는 차가운 안무는 그 끼어들 수 없는 엄숙한 분위기에 이 춤은 매우 국소적인 지점, 재현의 층위에 머물러 있었다.

    붉은 천으로 얼굴을 감싼 사람들 곧 이것이 불결함이나 어둠의 기호로 곧 시선‧사유‧의식의 신체로 나아가지는 않는 신체는 다분히 탐미적이었다.

    중심으로 모여드는 환영처럼 음악에 잉여처럼 자리한다. 음악은 메스꺼움을 담고 틈입하지만 몸은 하나의 전시 차원에 그친다. 이 간극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 셋의 유혹적 내지 신비한 그 춤을 뒤로 하고 음악은 더 거칠고 자극적으로 표피를 드러낸다. 그렇지만 이 음악은 앞선 신비함에 숨겨진 기호를 강화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무대적 치환, 전체적인 구성의 간격을 고스란히 가져갈 뿐이다.

    어떤 상징적인 기호들은 심층을 형성하는 대신 이미지의 표피적 전유물로만 그 기능을 다한다. 네모난 직육면체 구조물들이 무대에 서 있고 은빛 천이 붙은 장신구를 쓴 존재자들의 몸짓은 부유한다. 이 네 개의 구조물은 균열 없는 벽으로 자리하고, 여기서 남녀의 섹스가 반복적이고 찰나적으로 구현될 듯하다 그친다.

    조명이 밝아지고 이 구조물을 무대 양옆으로 놓으며 해체시킴으로써 이 공간이 환영적으로 자리했었음을 각인시키며 또 다른 차원(현실)으로 접어든다. 남녀의 접촉은 음악의 점증적 상승에 모아지고 분해되며 에너지화된다. 음악은 종잡을 수 없는 어떤 임계점을 향해 가며 또한 그에 아주 조금의 시차를 남기며 유예될 때 현실을 감추고 어떤 미학적 지점으로 환원된다.

    상징 기호들을 코드화하기

    발레 프렐조카쥬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 ©Jean-Claude Carbonne [사진 제공=모다페]

    쇠사슬이 떨어지며 안무의 끈과 그 이후 안무 없음의 공백을 공백으로 기입하는 무대와의 마찰로 빚는 쇠사슬의 매질이 움직임이 없지만 움직임에 반응하는 관객의 감각을 작동시키며 동기화 기능을 한다. 바닥을 휩쓸어 감의 운동으로 전용된 이후 앞선 다시 어떤 감정적 부분으로 음악에 접근한다.

    쇠사슬로 묶여 있어 현실을 감고 있어 어떤 형벌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할 것 같지만 이 슬픈 음악은 이 기호의 내밀한 이야기를 대리할 뿐 춤은 이 쇠사슬을 하나의 음악적‧음향적 지점에서 음악에 부과되는 것임을 분명히 하며 이 음악의 잉여로 이 쇠사슬에 상징을 단지 해소할 뿐이다. 곧 형벌의 의미를 부재의 기호로 낳는다.

    역동적 몸의 드러냄의 과정에 상수 쪽 구조물에 붉은 여자 둘은 기괴한 음성과 몸짓으로 이 춤을 이따금씩 미약하게 가로지른다. 구조물을 무대 뒤쪽에 두고 거기에는 물이 나올 수 있는 수도를 설치해서 거기서 국기를 물에 묻혀 관을 향해 바닥을 쳐대면 흥건해졌고 이는 다시 바닥을 타고 흘러가는 동작으로 연관됐다.
    국기는 다섯 명에 의한 색채적 종합에 불과했고 조명을 받아 물을 내 파편들을 돋보이게 하고 형식미에 조금에 의미가 남김없이 해소됐다. 염소 두 마리는 이 국기들의 다발에 생명‧평화의 터전을 정초하는 상징적 행위였다.

    <and then,one thousand years of peace>는 여러 시퀀스들을 대체하며 은유의 변형된 형태들로 서사의 차이와 종합을 향해 갔고, 음악과 음향을 두드러지게 사용하며 몸과의 간극을 낳는 가운데, 몸의 무늬는 이 혼란스러움과 복잡함의 메커니즘을 가시화하는 차이의 매질이 됐다. 이 표현의 형식은 감각에 가 닿는 자극과 충격을 그에 걸맞은 폭력과 두려움의 에너지를 전유하며 그 실재를 현실의 상징적 의미로 바꾸는 측면이 짙었다. 이 이질적인 광경 그리고 미학적 전이의 지점들의 중층은 미학적 안무의 반복이 주는 지루함과 그 강요에 따른 실험적이고 심미적인 이미지 그 자체로 소급되는 어지러움과 산만함에 그친 감이 크다.

    [행사 개요]

    행사명 : Modafe 2012 [제31회 국제현대무용제]
    행사장소 :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외
    행사일정 : 2012년 5월 19일(토) ~ 5월 31일(목)
    주요제작진
    - 총 예술감독/조직위원장 : 한선숙 ((사)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 상명대 교수)
    - 자문위원 : 박상규(상명대문화예술대학 원장), 손영신(NEWSIS 사업본부장), 양종훈(상명대디지털이미지학과 교수), 이두식(홍익대미대 교수), 안호상(국립극장 극장장), 장 진(필름있수다대표, 영화감독), 전무송(연기인), 정현욱(원더스페이스 대표), 정창모(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최진용(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
    - 모다페 홍보대사 : 양정수(수원대 무용과 교수), 박상원(배우)
    - 국내공연 감독 : 최성옥
    - 해외공연 감독 : 최상철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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