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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도2.0>: <유도>의 대극장 버전!?
    REVIEW/Dance 2019. 6. 16. 11:19

     박순호 안무 <유도2.0> ⓒ조태민(이하 상동)

    박순호가 안무로 참여하고 새롭게 Rising Tide Dance Theatre로 팀을 구성하여 대극장으로 옮겨진 이번 작업은, 이전 중극장 정도의 규모에서 열렸던 박순호의 작업 <유도>(2014)와는 다른 구성과 형태를 지향한다. 애초 이 작업이 지향하던 바와 현재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지난 작업과의 비교를 통해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유도2.0>은 대극장용의 커다란 음악에 힘입어 반복된 구문들을 반복하여 정형화된 군무의 형태를 띤다. 그것은 현장에서 감식되는 음악 바깥의 틀, 곧 동기화될 수 없는 어떤 타격이 주는 이차적 음들을 생략하고, 이미 결론에 다다른 어떤 형태들을 반복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것이 어떤 몰입이라는 것을 가정하는 스펙터클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타협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체계적 군무 양상은 빠른 인트로와 동시적으로 일어나는데, 태세 전환은 이들이 중간에 깔린 매트를 자신들이 벗어 던진 상의로 내려칠 때 일어나며, 그 가에서 단순하게 보면, 짝 지은 세 명은 중간이 된 한 명을 빠르게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때 끊임없는 위치 및 행위의 전환은 실상 이전의 행위와 연관을 맺지 않는다. 여기서 행위는 조형적 구성물의 형태 변화를 이루는데, 이는 단순한 법칙, 곧 ‘중간의 한 명을 매끄럽게 이동시킨다는 것에 따른 것’이며, 이는 순간적인 공중에의 도약에서 출발 지점과 다른 착지 지점으로 연장된다. 반면, 타악 리듬에 보폭을 넓게 벌려 스텝을 밟는 동작들은 앞선 정형화된 군무 동작의 일부를 이루는데, 이는 유도의 기본 자세를 상정하고는 있지만, 유도의 상대적 관계로 연장된다고는 볼 수 없다.

    두 사람이 짝을 이루는, 상대방의 키 정도의 점프 이후 사선으로 떨어지는 낙법과 그 점프와 동시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상대방이 만드는 낙법의 장면은, <유도>가 주는 쾌감을 극대화시킨 바인데, 그러니까 <유도2.0>은 <유도>와 달리 대극장의 크기와 부피를 어포던스 차원으로 체현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좌우 무대 끝 점에서 끊임없이 시도되며 연장된다. 동시에 무대 바닥을 2/3쯤 덮은 매트에 닿는 소리는 음악 바깥의 또 다른 몸들의 체현이다. 이런 쾌감은 사실상 대단한 것이어서 그 시차적 낙하들의 반복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짜릿함으로 몰고 간다. 이것은 소위 원초적인 차원인 것인가. 이는 오히려 무대를 환유할 수 있는 장소로 구성하는 안무의 신선한 차원에서 오는 것일 것이다.

    마지막 순간의 놀라움에도 불구하고 <유도>에서의 유도의 실제 동작으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다른 움직임들, 그 과정의 디테일함이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처음의 정형화된 군무가 일방향적으로 ‘제시’된다는 점은 의아한 부분이다. 매트와 닿는 실재의 소리 역시 중요한 한 감각을 이뤘던 바에서 대극장을 통해 구현될 수 없었던 부분 역시 아쉽다. 앞서 언급했듯 이러한 물음과 아쉬움들은 대극장으로의 전환―그 자체의 측면 역시 간과할 수 없다―에서 여러 공연 중 하나의 공연으로 일부의 시간을 배당받고 사용해야 하며 빠르게 전환되어야 하는 상황, 그리고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이 없었던 축제 성격에 따른 것으로 수렴시킬 수 있을까. 그럼에도 수 년 이후 다시 전개된 작업은 이전의 작업을 조금 더 뚜렷하게 기억하게 하는 바였다.

    [공연 개요]
     
    공연명: 유도2.0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 상연작
    공연일시: 5.19(일) 8PM(재연)
    공연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무용단: Rising Tide Dance Theatre
    안무: 박순호
    출연: 정철인, 정재우, 문경재, 임희종, 주영상, 이현진, 최명진
    의상: 배경술
    음악: 김주헌
    러닝타임: 30분
    공연 콘셉트: 인간 본능인 폭력성은 우리 안에 존재하고 계속해서 출구를 필요로 한다. ‘스포츠’는 인간의 폭력 충동을 배출하는 기회로 발전되어져 왔으며 우리에게 인간 내면의 본성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 개요]

    축제명: 2019 MODAFE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
    축제 일시: 2019.5.16(목) - 5.30(목)
    축제 장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장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및 소극장,
    이음아트홀, 아트센터 앞 야외무대, 마로니에 공원 일대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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