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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me>: 리얼리티(의 마법)를 관찰하기
    REVIEW/Theater 2019.06.16 13:12

     제프 소벨, <Home> [사진 제공=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회](이하 상동))

    <Home>은 무대 위에 하나의 집, 한 면이 전면에 드러나게 집을 짓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속살을 마치 관음증처럼 드러낸다. 가령 옷 갈아입을 때나 화장실을 쓰거나 샤워를 하는 장면에서 누드는 빈번하게 출현한다. 이는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인데, 이것이 그야말로 보통의 우리가 집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전제가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계속 사라지고 나타나며 지속된다. 그러니까 건축과 해체, 이사가 크게 하나의 사이클을 그리기는 하지만 그 단편들은 삶의 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고저 없는 동일 차원으로 반복된다. 그러니까 이 과정의 서사가 인물들에게서(개별적인 목소리나 관계에서) 오기보다는 시간의 변화라는 큰 틀에서 온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밋밋한 서사는 일사분란한 동선 및 움직임을 통해 빠른 전환의 기조를 시종일관 가져가며 또한 유지될 수 있다.

    그 전환은 마술의 메타포를 차용하는데, 천막을 걷으면 어느새 공간 자체가, 또 사람들이 바뀌어 있는 것이다. 이는 계속 반복되면서 놀라움에서 점점 지루함의 단절적 순간으로 감각되는데, 이러한 간격은 무언가가 바뀌기 위해 존재하는 간격이 아니라, 바뀌어 있음이 유예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순간은 실은 리얼리즘 외양의 연극 차원에서의 마법에 가깝다. 장면(현실)이 의도적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왜 마법이 작동해야 하는가는 그것이 같은 층위의 현실들이기 때문이다―여기서 마법은 보이는 것, 볼 수 있는 것, 곧 현실만을 보게 하(려)는 불가피한 ‘최소한의’ 중단의 순간이다.

    우리는 어둠 속 완전히 비어져 있는 집을 보는데, 여기서 집의 주체는 활동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인상적인 경험은 주체의 전환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집과 생겨나는 거리에 대한 인식은 역설적으로 그 집의 주체를 우리로 바꾼다는 것이다. 비어 있는 집에 우리가 비로소 들어간다라고도 볼 수 있겠다. 아무것도 인식되지 않는 삶을 관찰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올바른가에 대한 회의는, 여기서 그 안의 주체들이 결코 고유한 개인성의 주체가 아닌―그 다름들 역시 개별성이 아니라 보편성의 예들로 수렴한다―투명한 표면이라는 점에서 잠식될 수 있다. 곧 타인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측면보다는, 평범함을 거리를 통해 특별함으로 감각하게 했던 것에서 다시 그 거리를 활용해 주체의 개입의 전환적 순간을 만드는 게 이 작업의 탁월한 지점이다―그 이전에 관음증적으로 우리는 집 안의 사람들에 주목한다면 이후 집과 그 속의 사람들은 우리 삶의 조건을 상기시키는 데 가깝다.

    이런 주체의 인식적 개입을 가늠하던 작업은 실제 그 속을 관객들의 참여로 채움으로써 평범한 일상에 사건들을 만든다. 졸업식, 결혼식, 파티 등 손님으로 초대된 관객은 그 당사자가 되어 또 다른 관객을 맞는다. 초대된 관객은 적극적으로 연기를 해야 한다. 또 다른 관객이 자신의 손님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반복되어 증식되며 자신의 옛날 집에 대한 기억을 낭독하는 관객들도 이 안에 출현한다. 굳이 이를 중첩시켜 하나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게 함은, 그 내용이 이 집을 상정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굳이 잘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곧 그의 실존적 기억이 (드러난다는 것이) 중요한 가운데, 그의 기억과 실재가 맞물리지 않는 것, 실재는 사라지고 그의 기억은 연약하지만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으로써 이 작업의 끊임없는 전환과 변화의 맥락과 궤를 같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 개요]
    일시: 2019.05.18.(토) 19:00 / 2019.05.19.(일) 15:00
    장소: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관람연령: 8세 이상
    러닝타임: 110분
    초연: 2017 Philadelphia FringeArts Festival / 한국 초연
    단체: 제프 소벨(Geoff Sobelle)은 열렬한 부조리주의자로, 마술사로 시작하여 배우, 연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숭고한 익살’의 순간에 흥미를 느끼며, 극단 Rainpan 43의 공동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코미디가 최상의 예술이라고 믿으며, 웃음이야말로 관객의 마음을 열고 인간의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한다고 여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First Award’를 수상한 <Flesh and Blood & Fish and Fowl>와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First Award’와 ‘Carol Tambor Award’, ‘Total Theatre Award’를 수상하고 뉴욕타임즈 비평가들이 꼽은 올해의 작품에 선정된 <The Object Lesson>이 있다.
    예술감독: Darcy Grant는 훈련 받은 곡예사이자, 다수의 수상 경험을 가진 사진작가, 신체극 연출가로, 2017년 <동물의 사육제>로 의정부음악극축제를 찾았던 Circa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무대에서 넘치는 도전정신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의 서커스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인물 중 한명이다. 연극, 무용, 서커스, 시각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작업하는 것을 즐기며, 그가 가진 시각적 미학이 그의 극 연출 작업의 밑거름이 되어오고 있다.

    <제작진>

    크리에이터: Geoff Sobelle
    세트: Steven Dufala
    연출: Lee Sunday Evans
    음악: Elvis Perkins
    조명: Christopher Kuhl
    음향: Brandon Wolcott
    의상: Karen Young
    일루션자문/조연출: Steve Cuiffo
    안무: David Neumann
    드라마트루기: Stefanie Sobelle
    예술 자문: Julian Crouch
    무대매니저: Lisa McGinn
    프로덕션 매니저/기술감독: Christopher Swetcky
    조무대 매니저: Kevin P. Hanley
    의상관리: Stephen Smith
    음향협력: Tyler Kieffer
    대역: Isabella Sazak
    작품개발/제작: Jecca Barry
    제작: Beth Morrison Projects
    크리에이터/배우: Sophie Bortolussi, Josh Crouch, Jennifer Kidwell, Elvis Perkins, Justin Rose, Geoff Sobelle, Ching Valdes-Aran
    출연: Sophie Bortolussi, Josh Crouch, Jennifer Kidwell, Elvis Perkins, Justin Rose, Geoff Sobelle, Ching Valdes-Aran, 바스커션, 에릭 세바스찬 테일러

    [축제 개요]
    축제명: 제18회 의정부음악극축제
    일시: 2019. 5. 10.(금)~5. 19.(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및 의정부 시내 일원
    주최: 의정부예술의전당
    주관: 의정부음악극축제집행위원회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의정부시, 한국관광공사
    집행위원장: 박형식(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
    총감독: 이훈(한양대 관광학과 교수)
    홈페이지: www.umtf.or.kr
    문의: 031-828-5894, 5844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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