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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Marcos Morau), <코바(Kova)>, <쌍쌍(Ssang-Ssang)>: ‘상상력을 구현하지 못할 때’
    REVIEW/Dance 2019. 8. 4. 21:31

    ▲ <코바>Aiden Hwang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

    <코바(Kova)>는 수직 체계의 몸에서의 프로세스를 변경한다. 허리는 바닥에 닿는 일종의 두 발이 되며, 이러한 보행으로서 매체의 전환은 땅 자체에서의 유영을 가능하게 한다. 두 다리는 일종의 긴 팔이거나 허리로부터의 움직임이 되며 움직임의 궤적은 구불구불하거나 원형을 그리게 된다. 두 발이 곧 허리가 됨으로써 땅 위에서의 유영은 땅에 붙은 신체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고, 이에 따라 뭉툭하고 묵직한 신체로서 다른 존재가 가진 질서를 수여한다. 곧 기괴한 존재의 움직임을 만든다. 여기에 관절을 꺾는 움직임이 주가 되므로 몸의 분절들이 다른 속도와 궤적을 지닌 한 덩어리의 몸의 지층에서 출현한다. 이 신체 둘[로레나 노갈(Lorena Nogal), 마리나 로드리게스(Marina Rodriguez)]은 엉겨 붙으면서 또 다른 움직임을 만들고자 하는데, 사실 이 몸의 변경 자체로부터 변주를 갖는 잉여적 장식쯤으로 보인다여기에 어떤 해결할 수 없는 유기성과 밀도의 난제도 남는다.

     

    ▲ <쌍쌍>Aiden Hwang [사진 제공=국립현대무용단](이하 상동)

    <쌍쌍(Ssang-Ssang)>은 이 분절된 움직임과 무엇보다 다른 신체의 생성 자체로부터 전자의 방식을 취해 확장하는 작업인데(<코바>와는 확연히 다르다), 위에 달린 원형의 구조물과 그것으로부터 내려와 같은 평면적을 지닌 무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거꾸로 원 안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이 구조물이 존재했음이 분명할 테지만, 사실 그 구조물의 크기는 물리적으로 움직임을 제한할 뿐더러 시각적인 답답함을 준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사실 무용수가 그 공간 안에 절대적으로 너무 많다는 것에 의한 것으로, 움직임의 공간 평면적을 계산하는 것과 그에 맞춘 무대 디자인이 들어오는 문제이 두 문제는 특히 프로세스의 과정상 한 사람이 그 모든 과정을 담당 그리고 관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문제이다나아가 몇 명의 무용수를 고용하느냐의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는 모두 안무가를 포함한 전문가와 국립현대무용단의 중간 관리자 들 안에서 결정되는 부분으로, 사실 무대 안에서는 공간과 무용수의 유기적 조응이 하나의 아이디어와 결정으로 수렴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이에 비춰 일종의 이상에 가까워지며, 따라서 안무는 복잡한 생태계(크레디트) 안에서 고려되고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안무가는 일정하게 분절되는 움직임들의 공통분모로서의 무용수들을 위치시키고, 이는 원 안에서 원의 중심을 향한 퍼포머들의 정면이 깎여 나가는 대신 그들의 앞모습을 그 반대편에서 부분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마치 조트로프와 같은 광학기계에서의 일정하게 변화하는 이미지상을 구현하는 듯 보이지만, 물론 그 정교함을 구현할 수는 없다. <코바>가 그 자체로 움직임의 작동 방식을 안무화한 것이라면, <쌍쌍>은 분절된 움직임의 상을 인형으로서 존재로 두어 서사를 갖는 작품이 되는데, 곧 전자가 상대적으로 투명하다면 후자는 어떤 세계를 상징하고 그 세계를 보는 세계관을 주어 준다.

    이 인형들이 만드는 세계는 개별자들의 개성을 죽일 뿐더러 꽤나 대단한 개별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단순화한다. 결국 구조물이 사라지고 안으로 접힌 세계가 일차원의 평면, 곧 회화로 조감되며 거대한 세계가 선의 변화를 통해 조금씩 변화해가는 광경에 대한 놀라움을 가져가려는 듯 보이는데, 무용수들은 완전히 인형의 움직임으로 단순화되지도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지도 못한다. 여기에 우리의 부채를 사용하는 정도는 움직임을 지역 컨텍스트로부터 단순히 가져오는 실험이라 의미 부여하는 건 쉽지 않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공연 개요]

    공연 일시: 2019.7.19.()~21() 8PM ·3PM

    공연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소요시간: 60(예정)

    공연명: 레퍼토리 <코바 Kova>, 신작 <쌍쌍 Ssang-Ssang>

    아이디어·콘셉트·무대연출: 마르코스 모라우(Marcos Morau)

    안무: 마르코스 모라우(Marcos Morau), 로레나 노갈(Lorena Nogal), 마리나 로드리게스(Marina Rodriguez)

    무대 디자인: 여신동

    의상 디자인: 최인숙

    출연: 권은기, 김서윤, 김이슬, 노예슬, 손은교, 송윤주, 이승주, 이시현, 임종경, 장서이, 장소린, 정규연, 황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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