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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쿼드 초이스, ‘다른, 춤을 위해’ Part1: 불균질한, 변증법적 대치의 흐름REVIEW/Dance 2026. 5. 11. 20:25
쿼드 초이스는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에서 각각 두 명의 안무가의 기존 작업을 선택해, 이를 재편집, 재구성하여 두 번의 무대로 올리는 방식이다. 첫 번째 파트는 윤별의 〈갓GAT〉, 김재덕의 〈BreathingAttackII〉, 정보경의 〈안녕, 나의 소녀: 디렉터스컷〉 순으로 열렸다. 결과적으로, 세 개의 무대가 내용이나 주제상으로 상응하지는 않으며, 장르적으로 순수한 차이를 전제한 채 출발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세 개의 무대는 하나의 현장에서 연장될 수밖에 없으며, ‘초이스’의 차원에서 비교될 수밖에 없다. 기획은 어떤 최선의 것들의 선별에 있지만, 근본적으로 선택의 기준을 고도로 제시하기는 어렵다.
윤별, 〈갓GAT〉: 강박적, 하이브리드 신체

[사진 제공=서울문화재단]. 윤별 안무가의 〈갓GAT〉은 본래 7개의 장을 흑립, 주립, 족두리, 놀부, 4개의 장으로 재구성되었는데, 전통의 몇 가지 형식들을 발레로 전유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서사의 유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철저히 형식적인 데 반해, 시간대가 현재를 벗어나며 생기는, 대표적으로 의상이 가리키는, 존재의 캐릭터화는 그 형식에 붙잡혀 있으면서 언어적 결여를 낳는다. 이는 과잉된 형식에 대한 지향과 결부되면서, 그 지향이 가리키는 형식의 탐구가 서사를 개별 이미지로 압축시키는 가운데 이뤄짐을 의미한다.
기괴한 시각적 이미지의 탐구로 환원되는 장면들은 발레의 한국 전통과의 접목이라는 하이브리드 신체의 탄생이라는 목적을 가장하며 발레의 새로운 움직임 창출의 의도라는 순수성의 차원을 가정한다. 그러한 가정을 전제하지 않으면, 관객은 기이한 세계가 주는 과잉과 결여의 접점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갓GAT〉은 본디 현대무용의 형식주의와 실험을 다시 갈라라는 발레의 형식적 관람 형식의 본질을 전제하는 공연으로 포함시키는 공연으로서, 거기에 소용이 되는 희미한 서사의 씨앗은 이미지로 수렴한다.
이 이미지는 하이브리드 신체이다. 가령 마지막 “놀부”를 제외하고 흑립, 주립, 족두리, 정자관을 쓴 무용수들은 모두 토슈즈를 신었는데, 이는 상반신의 전통 복장처럼 전통의 박자와 몸짓은 상체 그것에서 출연하고, 하반신은 발레 스텝을 비교적 소극적으로 지향함으로써 발레의 다른 지형을 구성한다. 결과적으로 전체가 앞쪽으로 기울어진 구도를 만들어낸다.
사실 모든 장면이 철저하게 정면성을 사수하며, 하이라이트 조명을 통해 시작되는 “흑립”이 박의 강박적 박자에 맞춰 스텝의 강도를 이끄는 것으로부터 과잉된 이미지를 산출하는 것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이는 대극장의 프로시니엄 아치 아래에서만 ‘정당한’ 카리스마를 획득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무리하게 쿼드에서 상연함으로써 이미지는 더욱 외설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바로 이미지로서 거리를 둘 수 없는/볼 수 없는 육박하는 신체의 현시성이 이미지를 뚫고 나온다.
스텝과 상체 움직임이 가장 유기적으로 조응되고 명쾌하게 드러나며 율동적으로 조형되는 “족두리”의 경우, 다른 장들과는 차별화되는데, 이는 흐릿한 서사화의 흐름 속에서 젠더 관점에서 명확한 비판의 지점을 갖는다. 여성의 인형화, 그리고 그 인형의 무조건적인 환락과 수동의 응시는 여성을 타자화하며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드는, 아직 남아 있는 발레의 전형적인 고전성을 밀고 나간 부분이다. 이는 갈라 형식의 차원이 관철된다는 점, 이미지만이 뚜렷해진다는 점에서 비판의 경계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는 선택에 의한다.
김재덕, 〈BreathingAttackII〉: 공간적 신체의 리듬

김재덕, 〈BreathingAttackII〉ⓒAejin Kwoun 김재덕의 〈BreathingAttackII〉는 아마 윤별 〈갓GAT〉의 주석처럼 느껴지는 공연이다. 의도치 않은 기획의 언어가 부가되는 셈인데, 역시 단속적 박자로 강조되는 배경음 가운데 무용수들이 등장이 강조된다. 이는 역시 프로시니엄 아치가 제거된 무대에서 관객과의 거리를 크게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전제된다. 여기서 사선의 무대 끄트머리로 등장한 무용수들, 그리고 멈춤, 다시 다른 배치로 공간의 무질서를 질서화하는 과정은, 인지적 충격을 선사한다. 이는 앞선 무대의 온전히 붙잡힌 스텝과 구획된 공간의 강박적 면모를 극단적으로 벗어난다.
〈BreathingAttackII〉는 공간의 재배치로서의 등장이 시종일관 반복된다. 그런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동작은 무대에 수여되고 사라진다. 그것은 강렬함의 조건을 만드는데, 사선의 첫 번째 위치와 같이 몸의 축 역시 정면성을 벗어난다. 활시위를 당기는 것 같은 동작은 엄밀히 그것과는 차이를 낳는데, 한쪽은 당기면서 다른 팔 안으로 고개를 집어넣는 부분이 특히 그러하다. 곧 응시에서 벗어나는 전략, 시선을 다른 곳으로 메다꽂는 방식이 무대를 휘젓는다.
앞선 무대가 응시되는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었던 데 반해. 정신분석적인 차원으로 이야기하자면, 전자의 무대가 강박증적이고 대타자의 관할 아래 있었다면, 후자의 무대는 다분히 신경증적이다. 그럼에도 후자 역시 다분히 일차적인 증상에 그친다. 시선에의 도피, 시선 자체의 재배치를 위한 몸은 결국, 완벽한 사로잡음 무술의 움직임, 곧 힘을 간직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식, 동시에 그 힘의 경로를 보여주는 방식으로서 자리하는 것을 넘어서는 건 아니다.
결과적으로 〈BreathingAttackII〉는 무대를 관객과의 흥미진진한 게임의 그것으로 바꾼다. 예측 불가능한 공간을 위해 몸은 빠르게 사라지고 재배치된다. 힘은 아주 잠깐만 유효하며, 따라서 빨라야 하고 일정한/똑같은 속도로 유지되어야 하며 거기에 다른 사유가 촉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역시 강박적인 몸짓의 연장이 된다.
정보경, 〈안녕, 나의 소녀: 디렉터스 컷〉: 동화적 우의

정보경의 〈안녕, 나의 소녀: 디렉터스 컷〉은 흥미롭게도 앞선 두 작업에 대한 주석이 된다. 그것은 강박적 움직임에서 벗어나며, 힘의 질서를 강조하거나 드러내지도 않는다. 상대적으로 움직임은 지나치게 성기고 힘이 빠져 보인다. 여기서, 희미하지만 유일하게 힘을 갖는 건 목소리다. 내레이션으로서 그것은 외화면에서 등장한다. 그것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물의 무의식을 건드리려 한다는 점에서, 실재의 존재를 가정하지는 않는다.
〈안녕, 나의 그르메〉(2023)를 ‘압축’, ‘축약’했다고 할까. 그 “후속작”으로 소개되는 〈안녕, 나의 소녀〉는 “그르메”라는 등장인물의 소녀의 시점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으로 소개되었는데, 그렇다면 목소리는 주인공 소녀의 그것일 것이다. 장면들은 거칠게 접 붙고 접합된다는 점에서, 끊김이 강조된다. 그럼에도 꿈의 메타포로서 바다가 사라진 세계에서 다시 바다를 만들고 연결하며 희망을 찾으려는 존재들의 분투 속 변화라는 서사의 지형은 분명한 부분이다. ‘바다의 사라짐 이후 멈춰버린 소녀’에게는 부재하는 아버지의 상이 주어진다. 따라서 바다와 아버지가 겹쳐지는 지점에서 세계는 무의식적인 공백에 대한 것으로 의미화된다.
여기서 아버지의 이름을 대리하는 또 소거하며 바꾸는 이름은 그르메인 것으로 보인다. 그르메는 곰 탈을 쓴 존재이고, 그는 자연히 언어가 없다. 그것은 입을 탈로 막은 존재가 된다. 그래서 아무나 그 탈을 쓰는 것으로 그르메의 존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 탈을 바꾸는 유희의 행위는 너무 우스꽝스러우므로 그것은 사람들 틈에 가려진 채 시행된다. 그리고 곰은 갑자기 춤을 추고, 아바(ABBA)의 〈댄싱 퀸〉이 나오고 모두가 뮤지컬 무대처럼 춤을 춘다.
이러한 반전은 급작스럽게 그 언어의 의미를 물신화한다는 점을 감추기 위한 유희처럼 보인다. 희망은 급격하게 주어지고, 되찾아진다. 내레이션을 따르자면, 그르메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대상으로서 부재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인지함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그것은 부재했던 것이고 실제 부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전이’를 통해, 인지적 각성을 통해 간단히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었음이 가볍게 노래의 데우스엑스마키나우스 같은 출현으로 주어진다는 것이 중첩되는 것이다.
사실 가장 두드러진 건 앞을 응시하는 텅 빈 눈의 형상이다. 〈갓GAT〉의 내려다봄―족두리 장면은 예외적이다.―의 정면성은 여기서 응시되는 신체의 정면성으로 바뀐다. 애타게 갈구하는 눈빛, 모든 것을 잃어버려서 무언가를 달라는 그 눈빛은 다른 신체 움직임의 희미함에 비해 유독 뚜렷한 자장을 남긴다. 그것이 힘으로 전이될 때는 바다를 재건하듯 사선으로 연결 전선을 만드는 부분이다. 연대와 유대로써 가능해지는 신체의 분투 현장은 공허를 유예하고 각자의 자리를 공고하게 만든다.
한 번의 연대의 힘은 바로 누군가를 위에 태우는 것, 그것의 변형태로서 곰 탈을 바꿔치기 하는 모두의 속임수를 가지는 부분이다. 〈안녕, 나의 그르메〉가 그르메를 향한 발신인 것처럼, 〈안녕, 나의 소녀〉는 누군가의 소녀를 향한 발신이다. 이는 소녀의 초자아에 해당하는 내레이션으로 보인다. 소녀의 텅 빈 눈빛, 그리고 그 바깥의 이들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곧 소녀의 분신이거나 소녀의 세계를 상징하는 이이거나 한데, 그 텅 빈 몸짓이 만드는 대부분의 시간에서 나아가 그르메 되기의 의식을 통해 마침내 이들은 환락의 시간을 현시할 수 있게 된다. 그르메는 신화적 시간이 일상의 시간에 자리 잡는 하나의 매개인 것이다.
김민관 편집장
7.4(목)~6(토) 목/금 19:30, 토15:00 대학로극장 쿼드
윤별, 〈갓GAT〉
연출 윤별
안무 박소연
출연 윤별 강서연 김윤아 이은혜 정혜윤 전효진 전주희 정지우 박정은 이유범 이은수김재덕, 〈BreathingAttackII〉
안무 음악 김재덕
리허설 감독 이어린
출연 김재덕 이어린 조휘성 엄세영
컴퍼니 매니저 이미진정보경, 〈안녕, 나의 소녀: 디렉터스 컷〉: 동화적 우의
안무 연출 정보경
출연 김주빈 선은지 김시원 송윤주 김효준 박혜리 황서영 강민지 성주현 이하윤 오민주
드라마투르그 배소현
음악 고지인 조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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