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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아트신 초이스
    Column 2026. 5. 12. 23:19

    2025 아트신 초이스 

    2025 올해의 연극: 〈걸리버스 2〉, 〈사사로운 사서〉,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
    2025 올해의 무용: 〈GRAVITY〉, 〈꼬끼-오〉, 〈swallow swallow quick quick〉
    2025 올해의 전시: 《Doppel-Lumpen》,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 《하이퍼 옐로우》
    2025 올해의 해외 작업: 〈이 환희〉, 〈지우개 산〉
    2025 주목할 만한 작업자/팀: 음이온, 이성직

    (가나다 순)

    2025 올해의 연극으로, 극단 성북동비둘기(김현탁 연출)의 〈걸리버스 2〉, 강현주 작/연출의 〈사사로운 사서〉, 롤란트 쉼멜페니히 작/윤한솔 연출의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을 꼽는다. 

    〈걸리버스 2〉는 수행성을 전면에 두며, 오브제들의 아상블라주, 하이퍼링크식 인용과 탈주의 역학, 스테레오타입의 전유와 변용 등의 기법으로써 역사의 왜상과 문화-역사의 쾌락을 한데 소환하며, 후자를 전자의 포장지로서 얇게 덧입한다. 이로써 과거는 실재의 차원에서 아른거린다. 곧 작품은 역사적 왜상을 거듭 쓰는 노력이며, 대표적으로 반복 수행되는 몸짓은 과거에 포획되면서 과거를 침식하는 모순 형용의 몸짓이라 하겠다.

    〈사사로운 사서〉는 극사실주의의 외양을 띠며, 장소 특정적인 시공에서 현실이 펼쳐진다. 역할들은 하나같이 입체적이며 개별적으로 특수화되며 겹쳐진다. 그중 사서로서 주체적 역량과 고민은 도서관을 은유적 차원으로 흥미롭게 격상시키며, 극의 시간적 배경, 곧 인류세의 한 풍경 아래 미래의 시간을 바라보게끔 만든다. 또한 광주라는 장소성을 수용, 윤리적 책무를 지닌 인물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이념을 기입한다.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디오니소스〉는 1, 2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서사를 전개하는 형식을 통해, 서사가 어떻게 인간의 문명을 이루고 근본적인 관계의 씨앗으로서 배태되었는지를 즉물적으로 보여주는데, 2부에서는 정치적인 것의 양식성을 통해 또한 세계가 진실화되는 경계를 드러내는 한편, 비극을 체현하는 인간의 차원에서 신을 향한다. 여기서 미디어와 무대가 교합되며 증폭되고 또한 소거되는 동시성의 장면들이 자리 잡는다. 

    2025 올해의 무용으로, 류장현과친구들의 〈GRAVITY〉, 이해니 안무가의 〈꼬끼-오〉, 권령은 안무가의 〈swallow swallow quick quick〉을 꼽는다. 

    〈GRAVITY〉는 중력을 하나의 힘으로서 탐구하는데, 궁극적으로 중력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중력을 경유해 다른 움직임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으로, 이때 풍선과 같은 여러 오브제 자체가 비인간의 다른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무용수들은 그것과 연관해/관계해 변용적 양태를, 또한 중력의 자장을 보여주는 여러 탄성적인 움직임을 창출한다.

    〈꼬끼-오〉는 발레로써 닭 뼈가 뒤덮은 지구라는 아포칼립스물을 구현하는데, 발레라는 고아한 형식이 언캐니한 비인간 신체로 옮겨감으로써 기이해지며, 이때 발레라는 형식은 비틀리게 된다. 곧 발레 자체가 풍자의 대상이 되는 독특한 차원 이동이 일어나는데, 비정형의 신체, 옥죔이 깃든 신체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이 발레가 아닌 것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간 이후의 세계의 생명들은 하나의 빈 중심을 차지하며, 그것은 감정 이입의 대상이 되지 못한 채 무심하고도 공허하게 인간의 내면을 투사한다. 

    〈swallow swallow quick quick〉은 한국 컨템퍼러리 무용의 역사를 훑어보며, 예술제도 바깥의 춤을 호명한다. 춤에 대한 렉처는 춤에 대한 메타 분석이자 재현적 지시로서 구성되며, 나아가 춤을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인식하게끔 한다. 이는 외부의 춤에 대한 환기 작용으로 나아가게 되며, 그 결과 잊힌 춤의 역사적 실재로서 지르박에 도착하게 된다. 지르박을 추는 장면은 잠재적 차원의 열린 결말로서, 그것은 말 그대로 넘실거리며 경계 안으로 육박하게 된다.

    2025 올해의 미술로, 이민재 작가의 《Doppel-Lumpen》, 김성환 작가의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 임민욱 작가의 《하이퍼 옐로우》를 꼽는다. 

    《Ua a‘o ‘ia ‘o ia e ia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는 전시를 완성해 가는 단계로서 전시를 보여주는데, 이는 역사를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곧 역사가 현재화되며 현재가 전도되고 재정위되듯이 각종 자료는 배치되고 병치되면서 시간의 편집 기술로서 역사를, 전시를 정의한다. 그것은 역사라는 실재를 재학습하는 차원과도 같으며, 타자를 수용하고 타자성을 발견하는 일련의 시도와도 같다. 

    《하이퍼 옐로우》는 과잉된 실재의 환경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역사적 대상을 전사한 것으로, 작가의 탐사를 체현하는 장소가 된다.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가운데, 작가는 여러 매체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그것을 다루며, 다양한 문화-역사적 맥락이 잠재하며 상호 엮이는 세계를 만들어 낸다. 그것은 넓고도 방대하며, 깊숙하면서도 예리한데, 일견 전근대의 아시아적 지혜로도 보이지만, 분명 미래를 향한 익숙한 새로움으로 환기된다. 

    《Doppel-Lumpen》은 온전히 작가가 투여되는 환경과 퍼포먼스 자체가 전시가 되는 구조로, 전시장은 매우 잘 은밀한 공간성을 지닌 차원으로 직조되며, 이 여러 공간의 분할을 통해 상연과 퍼포먼스가 나뉜다. 전시명과 같이 추상적이고 중의적인 퍼포먼스의 제목들은 어떤 틀과 경계에 대한 매체로서 (작가의) 몸이 제시되는 작업들이 직접적으로 동시에 불투명하게 드러나는 것과 조응하며, 시간의 물리적 배치 안에서 다양한 존재의 양상으로 변주된다. 

    《옵/신 페스티벌》에서 열린 티노 세갈의 〈이 환희〉와 다원예술 2025 《숲》에서 초청된,토시키 오카다 / 체르핏추, 텟페이 카네우지의 〈지우개 산〉을 번외 작업으로서, 2024국내에서 열린, 올해의 해외 작업인, 2025 올해의 해외 작업으로 꼽는다.

    〈이 환희〉는 4시간에 육박하는 시간 동안, 가정집을 전유한 장소에서, 스코어의 성실한 번역 아래, 두 퍼포머의 긴밀한 상호 작용과 소진되어 가는 신체성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스코어 자체의 자의적인 변용의 차원에서 그것의 전수 불가능성을 시험하는 역설적 결과를 일부 보여주기도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흥미는 배가되며, 무엇보다 음악의 안무적 전용의 측면과 탐구에서 인상적이다. 

    〈지우개 산〉은 시끄러운 진동 속에서 극의 상당 부분이 전개되며, 그 소음과 함께 엄청난 사물들이 축적된 세계 양상이 펼쳐진다. 움직임-말의 단위를 이루는 발화 양식은 일상의 틈을 발견하는 철학적이고도 소소한 어떤 것들을 드러내며, 이는 일시적으로 쌓이면서 또한 흩어진다. 그렇게 세계는 충분히 변경되었음을 알리는 한편, 일상으로부터 세계의 진실은 우스꽝스럽고도 평범하게 드러난다. 

    2025 주목할 만한 작업자/팀으로 음이온, 이성직을 꼽는다. 

     

    음이온은 동시대 공연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매번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만들어내는 팀으로, 그 행보가 예측 불가능하다. 〈서대문구민들이 바라는 장면〉, 〈스와이프〉를 선보였다. 전자가 커뮤니티 아트로서 연극에 대한 실험, 결과적으로 구민을 대리 수행하면서 연기 양식 자체의 실험으로 전화되어 간다면, 후자는 사물 네트워크적 세계의 환경 아래, 의식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대화와 서술의 방식으로써 인간의 경계를 탐문해 가는 작업, 그와 동시에 변화된 세계상과 의식을 고찰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직은 극장을 전유하거나 극장 바깥에서 극장을 만듦으로써 극장의 경계를 다시 쓴다. 〈착생 안티 식물 고네〉가 전자라면, 〈떡사랑사랑같이자유기념박수〉(콘셉트/기획: 이호연, 구성 이성직)가 후자로, 거기에는 기본적으로 착생식물의 기생과 같이 협력의 관계가 동반되며, 극장의 문법과 장소성으로부터 벗어난 이 이행은 절대적인 외부로서 타자를 흡착하며, 동시에 수행적인 차원에서 주변부의 것들을 주체로 격상시킨다. 관객에게는 수행과 관람이 동반되며, 희곡이라는 전제 요소 없이 타자 주체의 행위들에 연루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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