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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안무자창작공연] 김영웅, 〈Gentle〉: ‘신사들의 춤’REVIEW/Dance 2026. 5. 13. 20:10

김영웅, 〈Gentle〉: [사진 제공=(사)대한무용협회](이하 상동). 김영웅의 〈Gentle〉은 강현욱과 김영웅이 한 쌍을 이뤄, 루즈 핏의 치렁치렁한 의상을 지지체 삼아 격렬한 꿀렁거림과 흐느적거림으로 움직임을 연장해 낸다. 여기서 합치된 둘의 관계가 일종의 앞과 뒤로 이어지는, 또는 사선으로 맞물리는 경로 의존성에 기초해 발생한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일정하게 강현욱이 앞에, 김영웅이 뒤에 위치하면서 주종 관계와 유사한 차원을 낳지만, 이는 미묘한 차원이며, 이후 각자의 독립적인 수행과 현실에서의 동등한 층위로 돌아감을 통해 각자의 차이와 공통의 유대감으로 확장된다.
‘신사적인’ 양태는 이 의상의 힘에 입각하며, 그것에서 착안되어 나타난다. 가령 굴신하여 앞뒤로 스텝을 빠르게 잴 때 더 과도하고 풍만한 외양 아래 무거움―힘―과 유연하고 부유하는 몸짓의 가벼움―수월함―이 혼합된다. 곧 힘은 수월해진다. 이러한 급격하고 동시에 격렬한 차원의 움직임은 그 속도로 인해 더 강도를 얻고 산만한 유희로서 각인된다. 여기서 신사적임 직함은 그 과격함과 가벼움 안에서 직립과 균형을 유지한다라는 것이다. 곧 각각 페도라와 헌팅캡을 쓴 강현욱과 김영웅이 그 모자만은 흩트리지 않으면서 연신 챙을 잡고 옷매무시를 가다듬는 정돈의 행위 양상이 그것이다.
또한 둘만의 질서는 앞선 앞뒤로의 약간의 겹쳐짐으로써 결착되는 것으로 주로 구현되는데, 이는 급격한 이동 경로의 움직임 안에 과잉된 하나의 연장 혹은 하나가 복제된 양상, 그리고 뒤를 따르는 데 따르는 어떤 주의와 틈이 동시에 주어짐을 의미한다. 또한 이 약간의 옆으로의 결착은 처음 이 둘이 각각 상수와 하수 중앙에서 등장했던 양상, 그리고 다시 반대의 순서로 퇴장하고 다시 등장하는 양상과 결을 맞춘다. 수평축이 복제와 질적 양태의 확장을 구성한다면, 수직축으로서 이동의 흐름을 구성하며, 이는 새로운 세계와의 마주침으로 이어진다.

곧 후반 뒤쪽 무대의 좌우 막이 일부 열리면서 그 안쪽에 테이블과 양옆의 의자가 위치해 있는 일종의 야외 카페 풍경이 만들어지고, 거기에 착석함으로써 둘은 현실에서의 유대감으로 결속된다. 그리고 수직 계열의 차원에서 튀어나옴으로써 비로소 존재의 그리고 움직임의 ‘독립성’을 획득하고, 서로의 서로에 대한 보기를 각각 구성한다. 그런데 이는 무엇보다 풍경 안에서, 일종의 원근감을 부여하며 등장한다는 감각을 준다, 이미 무대의 지평선이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에서. 그 사이사이에는 현실의 풍경이 펼쳐진다.
현실에는 사물이 있다면, 춤에는 그 현실을 뚫는 구멍이 있다. 곧 현실을 구멍으로 창안하는 게 춤이 된다. 가령 앞서 허리를 숙이고 호주머니에 손 넣고 꿈틀거리는 동작이 직접 의상의 구멍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라면, 테이블 위 신문을 들어 보는 등의 양식적 행위로써 현실은 리얼해지고, 거기에 꿀렁거리거나 꿈틀거리는 동작이 부가되어 과잉의 어떤 무게가 실림으로써 실재가 되어 가며, 앞에서처럼 이 현실을 찢고 나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때 한편으로 신문은 객석 쪽으로 나올 때 종이로써 치환되는데, 이는 허공에서 건네고 또 메모하고 입에 무는 일련의 행위로써 관계에 대한 직접적 제스처를 수행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김영웅의 〈Gentle〉은 일종의 디제잉과 같은 빠른 음악적 변환 아래, 수평축의 존재적 차원에서의 배가와 차이, 수직축의 공간적 차원에서의 이동과 일상으로의 확장, 의상을 연장하는 일상적 제스처와 몸짓, 캐릭터성을 지닌 둘의 결속과 상이한 배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작 〈Walk and Waltz〉에서와 마찬가지로 춤을 추는 존재 자체가 의태하는 현실이라는 상황, 그리하여 그러한 존재 자체가 춤을 추는 캐릭터로서 자유와 자율성을 획득하는, 곧 그야말로 춤을 추는 존재 양식을 획득하는 부분을 통해 그 존재들이 가진 서사가 뚜렷하기보다 선명하게 나타난다.

김민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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