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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애순, 〈행 +-〉: ‘국립무용단’을 영점에 두기
    REVIEW/Dance 2026. 5. 22. 17:22

    안애순, 〈행 +-〉[사진 제공=국립극장](이하 상동).

    〈행 +-〉(행 플러스마이너스)에서 ‘행(行)’이라는 글자는 작품의 물리적인 부분부터 그 흐름, 나아가 이념적인 부분으로 연장된다. 안애순 안무가는 무대를 일종의 바둑판같이 보이지 않는 X축과 Y축의 좌푯값으로 분류하고, 그 안에서 말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수호하는, 물리적 ‘행’렬로서의 배치로서 구성하는 듯 보인다. 이는 X축의 정면성에 대한 강조를 넘어서서, 대극장의 구조에서 만들어지는 비스듬한 부감 쇼트가 체현하는 Y축 안의 단면들을 입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행위의 모음은 공간적 분배와 시간적 분할이라는 하나의 지배적인 양상에 따르며, 모든 것은 행하는 것이고 변화하는 존재라는, 일종의 연기론적 질서를 작품은 내포하게 된다. 곧 ‘행’이라는 글자를 경유하면, 작품이 가진 물리적 배치의 기준과 행위자의 운동성은 변화에 대한 철학적 원리로 확장된다.

     

    전반부의 〈행 +-〉의 물리적 배치와 구성의 장면은 후반의 ‘말’들의 차이에 대한 초점화로 연장된다. 이 두 개의 질서는 공간의 변화에서 시간의 생성으로라는 흐름 아래 있다. 후자의 장면들은 다른 몸에서 파생된 다양한 움직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소적 영역에 이것들이 속함은, 물론 그 움직임들 각각의 차이에 대한 집중을 위한 의도적인 전략이겠지만, 더 넓은 하나의 무대가 지닌 거대한 공간감과 압도적인 그 안의 움직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곧 그 움직임들은 이전 장면에 대한 흔적 속에서 뚜렷한 대조의 형상을 각인시킨다.

     

    플러스, 마이너스는 두 개의 축으로 나뉘는 단순한 전개와 기술의 측면을 상기시킨다. 국립무용단 전체를 동원하는, 가져오는, 보여주는 건 그들의 군집된 이미지의 장엄함과 그들 각자의 개성이다. 〈척〉(2021)이 각 무용수의 개성에 집중되고, 그 공간의 다른 분포와 확산으로서 이를 전개한다면, 〈행 +-〉는 공간과 시간의 두 축 아래, 그것의 통합된 양상이 아닌, 분리된 개념으로 둘을 극단적으로 분절한다. 광각 숏과 클로즈업 숏의 극단적인 대비는 다분히 일차원적이다.

     

    이른바 안애순에게 국립무용단은 일자와 다자의 개념으로 묶이고 펼쳐진다. 곧 국립무용단이라는 하나의 개념쌍을 이루는 동시성의 모든 구성원과 각자의 개성들의 시차적 종합으로서의 분석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 둘은 충돌하지 않고, 가치적 차원에서 분명 그러할 듯하지만, 후자는 전자를 전복하지 않고, 다만 지루함과 느슨함으로 그와 대립될 뿐이다. 안애순은 모든 구성원에 대한 적응과 선택의 과정을 생략하는 대신에, 그 모두를 합산하고 그들 각자로 돌아가는 전략을 취한다.

     

    종합은 정렬에 의해 지지되며, 나열은 합산의 공식 아래 진행된다. 전자의 몸짓은 단순한 몸짓을 통해 기본으로서 동작을 그 형태대로 구현하는 대신에 이념적인 차원에서만 성취하며, 후자의 몸짓은 극단적인 풀어헤침이나 극렬한 흥의 표현 등을 통해 전통의 규격을 벗어나면서 전통이 체화된 몸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전자가 전통의 몸짓이 아닌 움직임의 근원적 단위, 최소 단위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면, 후자는 그것이 전통의 외양을 설사 띤다고 하더라도 각각의 고유성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전승과 체화의 전통의 방법론적 경로에서 벗어난다.

     

    앞선 적응과 선택의 과정 대신에, 〈행 +-〉는 배치의 두 다른 방법―공간적 종합과 시간적 분산―을 통해 국립무용단을 무대에 고스란히 둔다. 공간 전체가 되는 장면은 스펙터클한데, 장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안의 몸짓과 기류를 세밀하고 명확하게 시각화 또 촉각화한다. 이는 다음 장의 세분화에 앞서, 원기둥의 형태에 가까워진 약간 둥글게 바깥으로 모서리가 나온 다각형의 구조물이 마치 사람인 양 굼뜬 동작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그 기운을 연장한다. 그것은 무대를 나누고 또 차지하며, 작은 틈으로 개별자들의 동작을 바라보게끔 한다.

     

    바닥과 구조물 사이에 약간의 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바닥에 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이는 앞서 다리를 천천히 올리는 무용수의 디테일한 클로즈업샷의 연장에서, 존재의 형상을 취한다. 해체가 비교적 용이한 이 구조물은 무대가 비어져 있음에 그 가벼움, 유령 같음의 형상으로서 상응하며, 수평의 축에 대응하는 수직의 축으로서 무용수들의 신체를 환기시킨다. 곧 앞서 다리를 들던 무용수의 꼿꼿하면서도 떨림을 간직한 몸의 지형을 다시 한번 불러온다. 곧 구조물은 무대의 가변적 설치이자 무대의 세워진 축으로, 또 몸짓으로, 신체의 상응물로 자리한다.

     

    김민관 편집장

     

    2024년 8월 29일(목)~9월 1일(일) 목·금 오후 7시 30분, 토·일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주요 제작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종덕

    안무·연출 안애순

    드라마트루그 김지연

    조안무 한상률·이재화

    음악 김홍집·이진희

    조명 후지모토 다카유키

    무대 김종석

    의상 김영진

    소리 이승희

    출연 국립무용단, 청년교육단원, 객원 등 40여 명

    소요시간 약 60분(중간휴식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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