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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스톱모션〉: 죽음으로서 창작의 열망REVIEW/Movie 2026. 6. 21. 23:50

〈스톱모션〉은 클럽에 가서 좌에서 우로, 또 우에서 좌로 끊임없이 교차하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한 여자의 얼굴에서부터 시작한다. 평범함과 도발적인 두 면모의 정위할 수 없는 얼굴 둘 사이에서 서서히 하나의 얼굴이 전면으로 맞춰지는 첫 번째 장면은, 스톱모션 영화를 다루면서 그 영화의 일부가 돼버리는 주인공을 다루는 〈스톱모션〉이 그 여자가 지닌 자아의 이중적 분열과 통합이라는 주제를 나타낼 것임을 예고한다.
너무나 강력한 여자의 얼굴이라는 차원으로부터 역으로 그를 둘러싼 현실이 미미하게 작용할 뿐이라는 것―현실의 지배력이 무기력하게 소실되는 형국―을 추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는 합목적적 성취로 연장되기보다는 일종의 합리화를 위한 징후적 표면의 차원에서 그러하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장르에서 인형 조종자와 인형의 관계가 완벽한 통제로부터 기인함을 주인공과 그의 어머니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영화의 시작은,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난 후, 그를 무의식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하는 또는 유혹하는 한 여자 아이의 등장으로, 일관된 여자 주인공의 인형으로서의 위치를 이어 간다. 아이는 반복되는 노래를 보이지 않은 채 불러서 메아리를 만들어 여자의 심경을 거슬리게 한다. 주인공의 창의성 없음, 곧 누군가의 지시를 이행하는 존재로서의 정체성은 서사를 갖고 있음으로써 어머니를 빠르게 대체하는 소녀의 존재가 어머니를 급격하게 대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여자는 갈수록 소녀의 위험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의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의 살인에 이르는데, 이는 현실의 상징계적 질서가 원래부터 없었음을, 그의 폐쇄적 내면으로만 새겨지는 좁은 영역의 세계만이 있었음을 새삼스럽지 않게 드러낸다. 그럼에도 여기서 분명 그는 선을 넘게 된다. 아마 영화는 진짜의 이야기인 것처럼 완성될 것이지만, 그 영화의 장소가 존재하게 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오로지 영화의 완성, 서사의 표현을 위해 달려가는 욕망은 서사에 대한 순수한 갈망이라기보다 서사에 대한 순수한 완성을 향한 기이한 집착에 가깝다.
여자의 집착은 인형으로서 캐릭터가 된 존재의 비인간성을 드러내며, 기실 여자 자체가 스톱모션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완성함을 의미한다. 가상의 서사는 실제 그의 삶으로 전이되어 오며, 역설적으로 서사의 완성은 치명적으로 그의 삶을 망칠 것임에도, 그는 이제 현실의 끈을 잘라버리며, 순수하게 서사가 자신의 삶을 덮어버릴 것을 수락하고자 한다. 결단만이 그의 창의성이며, 변성된 의식만이 수동적인 자아의 해방구가 된다. 소녀라는 가상적 존재, 그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상상적 존재는 다름 아닌 충동일 것이다―공포스럽지만 매혹적인 그것, 이 영화제만의 시그니처 같은 그것이다.김민관 편집장
로버트 모건
UK 2023 93min Korean Prem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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