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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 밤에 대한 난삽한 삽화를 꾀하기REVIEW/Dance 2026. 7. 22. 14:13

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 〈밤 NOITE〉[사진 제공=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상동).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의 〈밤〉은 조명-구조물과 디제잉, 그리고 의상의 변화 아래, 질펀하고도 난삽한 양상을 띤다. 도시의 어둠과 밤 안에 세 명의 존재가 있다. 그리고 약간의 거리를 둔 디제이가 있다. 〈밤〉은 어둠 속에서, 천장 중앙의 조명이 무대 전반에 쌓여 있는 타이어들과 무대 위 양옆에 구성된 관객석을 번갈아 가며 서서히 비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이로써 무언가에 대한 주의보다 무언가가 주의된다는 감각, 곧 지시의 무차별성과 국소적 체현의 상태를 드러낸다.
이 빛의 ‘감시’ 아래, 몇몇 변화가 일어나는데, 우선 중앙부의 사각 프레임이 내려와 멈추고, 빛은 그 프레임 안쪽으로 좁혀지면서 그 영역을 상당 시간 지정하면서, 프레임 일부에 맺히기도 한다. 또한 바깥쪽에서 세 남자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잠입과 함께 타이어를 살피다가 이내 허물어뜨리며 시선의 분산됨을 사물적 차원에서 실제 감행한다. 이는 감시에 대한 반동이거나 감시의 운동성에 대한 연장이거나 간에 이후 하나의 무대의 조건, 곧 변형 가능한, 변형의 차원에서 사물을 다루는, 변형의 시간적 관점에서 구성되는 무대의 원칙을 수립한다.
타이어는 신체와의 긴밀한 접촉의 사물이자 그 자체로 신체를 환유한다. 타이어에 몸을 문대고 타이어를 굴리고 그 위에서 누르며 몸을 싣는 동작, 무대 상수에 걸린, 쇠사슬로 엮은 타이어 덩어리를 오르고 그 안에 들어가는 움직임 등은 모두 타이어와 밀착된, 타이어를 경유한, 타이어에 의존하는 행동들이며, 이는 타이어를 하나의 신체적 상관물로 구성하는 고독한 개체의 몸부림을 표현한다.
벌거벗은 신체들은 타이어로 탑을 쌓고 그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과 같이, 거친 비비적거림, 끈적한 마찰과 함께 검고 어둑한 피부로서 그 타이어 표면으로부터 자국, 감염, 상처 등의 온갖 흔적의 파생된 기호가 연장될 수 있다. 타이어는 곧 밤의 표면을 각색한다.
현실적인 진술의 차원에서 화자의 내면 공간이 드러나는, 특히 그것이 밤의 시간과 결부되고는 하는, 포르투갈 시인 알 베르토의 시에서 온 모티브는, (아마도 중간에 마이크를 들고 종이를 읽는 것과 같이, 인용하거나 다시 쓰는 것으로 보이지만 거의 전적으로는) 사물에 결착된, 사물을 가지고 노는, 끊임없이 그 사물로부터 변화하고 형해화되는 신체-사물들의 유희로써 완성된다.
몸부림이 나타내는 정동, 또는 몸부림으로서 정동이 끊임없는 변화의 양상으로 이어질 때, 언어와의 매체적 간극은, 곧 말이 가진 내면의 깊숙함의 표현 불가능성은 밤으로 범벅된, 질펀한 몸들의 과증식된 세계 속에서 고독과 실존, 와해된 자아의 차원을 벗어나 다른 세계에 접면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무대는 객석의 측면에서 평평하고도 직접적이었는데, 이는 바깥에 대한 감각, 경계에 대한 인식으로 연장된다. 마침내 관객을 한 명씩 끌어들여 무대의 관객 전체가 이 무대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하나의 클럽 공간이 만들어지고 몇 번의 음악이 재생되는 가운데, 이 셋을 중앙부에 에워싼 채 구경하게 되는 후반부의 단체 장면이 구현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단서로서 예기되는데, 디제이를 무대로 끌어들이고 대신 음악을 트는 가운데 그를 타이어 더미로 밀어붙이고 옷을 벗기며 궁핍한 처지로 만드는 장면은, 그들을 지배하는 매체, 그 근거가 되는 외부의 실존을 경계로서 인식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일종의 서사의 틀을 형식적 차원에서 침범하는 폭력으로서 비약이 필요한 셈인데, 그로 인한 이 외설적 장면은 관객의 참여라는 또 다른 비약의 합목적적 근거이자 명분을 제공하는 한편, 그것을 일종의 희생제의적 차원으로 대리하며, 그 폭력의 흔적을 선제적으로 봉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관객은 참여됨의 감각을 마치 참여의 의식으로 선취하듯 참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밤〉은 관객을 더 직접적인 구경꾼의 이미지로 차용해 극을 구성하며, 물리적으로 그리고 시간적으로 산만한 배열로써 밤이 지닌 모호함과 혼돈의 감각을 현상한다. 그것은 밤이 재현 불가능한 것이면서 어떤 정동과 사건, 기분 따위의 일로써만 접근 가능하다는 걸 뜻하는 듯 보인다. 시에 대한 번역으로서 전적으로 존재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 또 다른 어려움, 곧 언어의 의미화 전략이 아닌, 또 다른 매체로의 번역 불가능성의 차원에서 언어를 음악, 사물, 관객 등과 함께 또 하나의 요소로 가져옴으로써 밤의 우의를 증대시키는 효과로서 사용하고자 한다.
김민관 편집장
2025.09.12.(금) 7:30p.m / 2025.09.13.(토) 5:00p.m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크레디트안무 | 안드레 브라가단체 | CRL - 센트라우 엘레트리카창작 André Braga, Cláudia Figueiredo, Paulo Mota and Ricardo Machado
연출 André Braga
드라마투르그 Cláudia Figueiredo
출연 André Braga, Paulo Mota & Ricardo Machado
디제이 & 사운드 모델링 André Pires and João Sarnadas
무대 미술 구상 André Braga, Nuno Brandão and Sandra Neves
조명 디자인 Francisco Tavares Teles
조명, 무대 및 설치 Felipe Silva
제작 Ana Carvalhosa (direction) and Joana Mesquita Alves
공동 제작 Circolando, Teatro Municipal do Porto, São Luiz Teatro Municipal, Centro Cultural de Ílhavo
창작 레지던시 Centro Cultural Gafanha da Nazaré, Teatro Municipal Campo Alegre
Photography 사진 José Caldeira, Paulo Pimenta, Lauren Maganete, José Frade, Paulo Pacheco
Graphic design 그래픽 디자인 Elsa Oliveira
Circolando는 포르투갈 문화부 예술총국(DGARTES)의 지원을 받는 단체입니다.
기타 지원 IEFP / Cace Cultural do Porto출처: https://artscene.tistory.com/2317 [ARTSCENE: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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