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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 화음을 만들기, 또는 화음에 닿기
    REVIEW/Dance 2026. 7. 22. 14:21

    서울교방 2인무전, 화음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음악과 정합되면서 하나의 장면으로 매끄럽고 짜임새 있는 흐름을 탄다는 인상을 준다. 일종의 화음적 공간에 놓인 주체는 그 안에 무던하고도 평안한 표정과 몸짓을 순탄하게 발산해 낸다. 그러니까 과도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대는 잘 정돈된 기호들의 유연한 흐름을 하나의 표층적 경계로 갈음한다. 실제 악단이 등장하지 않고 음악을 튼 것 역시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무대에 가로 놓이는 효과를 파생하는데, ‘화음은 따라서 장면 안에 있으며,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윤활한 연결부의 구사에 있다

     

    서울교방  2 인무전 ,  《 화음 》.

    성미나, 최지은, 연화

     

    성미나, 최지은의 연화는 꽃을 두 개로 분기시켜 두 무용수가 꽃송이와 가지로 역할을 나눠 갖되, 연꽃의 시각적 합성은 곧 형태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시간의 주름을 낳는 것으로 이행하는 기호학적 전환의 흐름 아래 여러 곡절의 서사를 갈음한다. 하수 뒤쪽에서 하얀 연꽃 오브제를 머리에 인 최지은과 상수 앞쪽에서 갈색 가지를 든 성미나가 서로 교집될 순간을 예기하며 그 반대급부로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질서를 구성한다. -존재가 엎어지고 가지-존재가 뒤쪽 좌우를 오감은 곧 시들어 가는 꽃에 반응해 본분을 잊고 헤매는 가지의 서사로 이행된다

     

    그러다 가지-존재도 수직축에서 멈추고 그 공백으로부터 다시 출발하는데, 이때 꽃-존재와 자 축을 이루면서 겹쳐질 때 꽃-존재는 꽃 오브제를 길로서 펼쳐낸다. 이 해체된 도상으로부터 고적한 삶의 풍경 아래 여한의 정서가 그 길을 따른다. 천의 남은 반이 더 펼쳐지면서 그 길 끝에서 두 사람이 마주하는데, 이때 둘이 만나고 한 명이 천을 다리로 휘감아 비켜 나는 찰나에 끝난다. 연화는 눅진하고 모호하며 중첩된 시간의 양상을 띠는데, 이는 두 존재가 기호학적 놀이의 변곡점 아래, 꽃의 일부에서 삶의 여한을 안은 존재들로 분화되는 과정에서 결여를 표상하기 때문이다. 곧 전체적인 구조는 결여의 물리적 구조에서 결여의 심리적 구조를 낳는다.

     

    김경희, 민살풀이춤(조갑녀제 김경란류)

     

    김경희의 민살풀이춤(조갑녀제 김경란류)은 김경희의 우묵하게 다문 입술로 모든 것이 수렴하는 듯 보인다. 지른 팔과 거니는 디딤도 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부박한 삶의 흐름 아래, 일시적으로만 부박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것이 어떤 표정의 변화도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표정과 떨어져 유구한 흐름으로 잔여 감정들을 떠내보려 하지만 어떠한 해소도, 응결도 이뤄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표정, 구슬픔과 응달의 어둠을 담은, 그것을 감내하는 이 정서는 어디서 오는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김윤정, 교방굿거리춤(김수악제 김경란류)

     

    김윤정의교방굿거리춤(김수악제 김경란류)는 시종일관 밝은 기운을 발산한다. 이는 한쪽 팔을 안으로 품어 급격하게 휘감으며 두 차례의 회전 반경을 그릴 때 힘껏 강렬한 기세로 화하며, 뒷모습으로 사라지듯 휙 뒤쪽에 다다를 때 변화를 물색하며, 이내 소고를 들 때에는 완전하게 관객과 일체를 이루기에 이른다. 이때 팔딱이는 생명력은 앞서 잠재된 들끓는 에너지가 악기의 지지체를 경유해 터져 나온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활기는 공연의 핵심이자 핵심적 동력이다. 음악이 잦아지고 일종의 슬로우모션 아래 끓는 점이 급격하게 낮아질 때, 김윤정은 공기의 한 분포로 용해되어 종결의 순간을 결정짓는다

     

    강선미, 박연주, 쌍승무(김경란 작)

     

    강선미와 박연주는 한데 뭉쳐 있음에서 출발한다. 각각 분홍 장삼과 검은 장삼의 차이로 둘이 분별되는데, 서로를 등진 채 서로에게 반향되는데, 이때 각자의 행위는 그 좁은 반경 아래 웅크린 신체와 시선의 향방을 따라 우묵한 홈을 판다. 이는 의식의 운명을 하나의 장면으로 서사화하고 신화화한다. 그러니까 승무가 검은 배경 아래 단독자의 호방하고도 묵묵한 몸짓으로 흑백의 대비를 이루고 동시에 텅 빈 어둠에 잠기는 존재의 고아한 자취로 기입된다면, 쌍승무는 하나의 이미지 축으로부터 세계로 연장된다

     

    쌍승무는 단독자의 형상을 둘로 쪼갠 게 아니라 둘로 연장한 것이다. 첫 장면에서 지속되는 사선 방향의 대치는 그 중심된 시각의 범주를 상정하며 그것의 확장된 세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데, 또 한편으로 하나의 중심된 형상이 펼쳐지는 동안, 그것의 배경을 구성하는 보조자의 역할을 다른 축이 담당하는 것으로 둘이 분기되는 지점이 나타난다. 후자에서, 검은 장삼이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면서 중앙의 옆으로 돌려진 채 맞닿은 두 개의 북을 서로를 마주하며 동시에 칠 기점이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이 등장과 나타남은 뭔가 소란스러우면서도 분열적인데, 이는 순수 몸짓에서 북 연주로 이행될 때의 돌연함에 대한 예방 접종적 기호일까. 북 연주는 그렇게 바로 시작되는데, 무심하고도 냅다 지르는 몸짓이 그러하다. 하수의 검은 장삼과 상수의 분홍 장삼은 각각 북의 중앙부와 북의 가를 한 차례씩 순서대로 쳐서 스펙터클하게 시청각의 동기화를 이룬다. 그러니까 소리의 내재적 차이와 몸짓의 내재적 차이가 시각적 대비의 질서 아래 각자의 차이로서 묶이며 그 존재론적 차이를 증폭한다.

     

    북채를 내뻗고 뒤로 접고 하는 일련의 반복된 변주로서 연주-움직임은, 이미 소리에 감응된 신체로서 몸짓이 곧 연주이다. 분홍 장삼이 북을 중앙에 사선 방향으로 돌려놓고 나가고 하수에서 검은 장삼이 단독으로 무대를 휘감을 때, 그것은 더 강단 있는 형상이 된다. 다시 분홍 장삼이 나타나 등을 맞댈 때 은은한 결속의 차원이 재구성된다. 이제 마주한 두 북의 자리로 돌아와 북을 온전하게 치기 시작하는데, 한 번 쉬고 다시 칠 때 중앙부로 포집되며 구르는 소리는 가의 튕겨 나가는 소리로 외파된다. 연주는 약간의 말미로서 끝난다, 연주-몸짓의 시작점이 몸짓-연주였다는 듯

     

    성미나, 논개별곡(김경란 작)

     

    성미나의 논개별곡(김경란 작)은 분홍 수건을 쓴다. 한 바퀴 돌고 나서 분홍 수건을 왼손에 잡고 흘긋 보고 정면을 향할 때, 그리고 앞으로 쓱 이동해서 다시 앞을 볼 때, 대상화의 갈망을 소구하는 눈과 그것을 흠칫 떼어놓고 잔상 이미지가 덮인 그 눈, 그리고 더 눅진해진 시선으로의 이행이 짧고 더 길게 연이어진다. 대상이 옮겨가는 이 변증법적 기호학의 검출 과정은 이 수건이 어떻게 기능하지 않으면서 중핵을 차지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수건을 고개에 두르고 지지체 삼아 방향적 표지로서 쓴다. 곧 앞으로 향하며 나아가고 앞으로 두며 고개를 숙여, 정서를 진전시키고 또 쏟아붓는다. 또 수건을 말아쥐고 비틀고 째고 풀고 하며 정서를 가속화한다. 그리고 사선으로 전진하며 실질적 차원에서 삶의 경로를 체현한다. 수건을 바닥에 던져놓고 앉아 두 손으로 다시 위로 쳐올리려 할 때 그것은 실패한다. 곧 수건으로부터 놓아 버려지기의 상태를 취한다. 한갓된 무게에도 지지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한 몸이 그렇게 가시화된다

     

    성미나는 논개로서 공백의 충만함이라는 환유를 만들어 낸다. 이제 수건을 들고 한층 결연한 태도로 자신을 가속한다. 의기롭게 사방에 그것을 잘게 뿌리고 흩어내면서 말이다. 수건을 쳐들어 마구 엉키며 머리카락인 듯 산발의 형상을 만든다. 온갖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구겨진 수건으로 대신 가시화된다. 이때 수건을 놓고 뒤돈 채 앞을 바라보며 끝을 향한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과 형언할 수 없는 시간을 향해 말이다

     

    김윤정, 박현미, ··

     

    김윤정, 박현미의 ··는 작은 장구를 쓴다. 하수 앞쪽과 상수 뒤쪽으로 교차된 둘은 하수의 시작을 지연된 상수가 거듭하며 어느 순간 동기화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 각 움직임의 교차와 함께 분절의 간격을 미세 조종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작은 장구는 기이하게 보이는데, 한 손에 잡는 것이 가능한 이 조정된 악기는, 악기로서 초반에는 거의 유명무실하며, 조음 기관으로서보다는 움직임의 한 단위에 부가되는 종착 표지에 가깝다

     

    한 손으로 잡는 게 가능하면서 그것은 기꺼이 몸의 긴밀하지 않은 부속이 된다. 이 분절적 멈춤, 정체되는 움직임의 과도기를 거쳐, 정작 연주할 때는 앞으로 돌려 세워져 금세 연주의 순간으로 분화 가능하다. 장구를 위아래로 겹쳐 놓고 나자 비로소 장소의 두드러진 표지로 변용되는데, 그 표지를 기점으로 앞뒤로 나뉘어 선 두 사람은, 다시 그 뒤의 뒤로 이동하며 일정한 간격을 적용해 분포를 조정한다. 마지막 장면은 장구를 치는 역동적 구심의 포즈로 단말마적으로 응결된다

     

    김경희, 박준섭, 남녀2인 구음검무(김경란 작)

     

    김경희, 박준섭의 남녀2인 구음검무(김경란 작)은 각각 하수와 상수, 그리고 동시에 앞에 칼끝이 앞을 향해 놓인 가운데 그것과 상당히 거리를 둔 무대 뒤쪽에 자리 잡는다. 칼과의 거리가 멀어진 만큼 상대방과의 거리는 친연해지며 칼과의 유기적 관계의 서사가 지연되면서 네 꼭지점을 잇는 하나의 무대가 가설된다. 앞을 향하던 시선이 서로를 향할 때 역시 시선은 내리깐 그것이다. 치렁치렁한 한삼이 사실 칼을 과잉으로 추출하고 있던 셈인데, 그것을 벗어두고 나서는 몸은 한층 가벼워진다

     

    결과적으로, 한삼은 몸의 전반적인 운용의 층위를 결정짓는 매개체인데, 신체 에너지가 그것으로부터 응축되어 있던 셈으로, 그것을 소거하고 나서 움직임이 급변하고 한층 활기를 띠며 가속되는 것과 같이 한삼의 부재는 완연한 그 무게를 환기시킨다. 이는 시각적 기호로서 그에 대한 해석을 낳으며, 이미지-신체 전체의 운용적 측면을 또한 환기시킨다. 한삼의 부피는 감속된 속도와 장중한 흐름을 만들며, 거기에는 힘의 비축과 잠재가 따른다. 또한 이미지를 한 겹 덜어냈을 때 평탄화 작업이 요청되는바, 움직임은 가속되어 균형을 맞추게 된다

     

    결정적으로 /~()[]~[]” 하는 구음은 앙증맞게 두 팔을 위아래로 또 양옆으로 깔짝깔짝 놀릴 때, 그 몸을 어르듯, 그 신체가 무언가 어를 만한 대상이 된 것같이, 정신없이 몸을 겨냥한다. 곧 허공을 찌르는 듯한 이 동작은 그 소리가 내는 기표와도 같다. 마침내 칼을 낚아챌 때는 순식간도 아니고 그 찌르던 리듬의 자연스러움의 형식 아래 연결되는 것과 같다. 칼은 마치 장식품같이 전적이지 않은 대상이 되는데, 가령 한 손에 X자 형태로 두 칼을 맞대어 잡는 것처럼 칼은 움직임의 운용을 넘어 하나의 부가적 대상이 된다. 숙일 때 X자로 좁고 가깝게 칼이 모이는 것처럼, X자 기호는 칼 운용의 동적 흐름을 벗어나면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인상적인 시각적 경로로 보인다

     

    김민관 편집장 

     

    내일을 여는 춤 - 작품전
    [서울교방 2인무전] 和音(화음)
    출연 : 김경희, 김윤정
    2025. 02. 27(금) 19:30 / 02. 28(토)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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