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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희의 춤―사제동연: 소탈한 움직임과 풍류의 정신 사이에서REVIEW/Dance 2026. 7. 28. 21:42
변승희, 〈대구광역시 무형유산 권명화류 살풀이춤〉

변승희, 〈대구광역시 무형유산 권명화류 살풀이춤〉 변승희의 춤은 어떤 긴장과 엄숙함 따위를 내려놓고 턱 힘을 뺀 소탈한 미가 있었는데, 이는 처연한 느낌을 전체적으로 가두거나 응결시키지 않은 채로 그저 흘러간다는 인상을 준다. 시작에는 단단하고 딱딱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였는데, 악단의 구음이 재차 들어갈 때 그는 살짝 미소를 짓고서는 몸을 단번에 변환한다.
수건을 고개에 두르고 두 손목을 꺾어 내리는데, 이는 그 꺾임의 정도로 인해, 고꾸라진 신체를 또 무의지적인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는 인상을 준다. 그리고 이는 수건을 펼쳐서 오른쪽 어깨가 마치 탈구되듯 힘이 빠지며 내려가는 순간의 고꾸라짐으로 연결된다.
장구가 두드러지며 어떤 정체 구간이 만들어지는데, 이때 장구는 중심을 잡으면서 다른 정서들을 제압하기 때문이다. 이때 변승희는 수건을 두르고 마치 거기에 매여 있고, 이는 비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수건을 바닥에 놓고, 다시 낚아채기까지 꽤 긴 시간이 흐르고, 그 낚아챔의 순간 역시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자연스레 가져오는 것인데, 이때 대금이 우위를 점한다.
수건의 끝쪽 조금 아래를 잡고 길게 펼치고 다시 말아 접고 다시 펼치고 한다. 이는 대구 특유의 고를 푸는 고풀이 방식으로, 3자 길이로 긴 수건이라 이것이 가능해진다. 변승희의 살풀이춤은 일련의 행위를 연속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허리 아래로의 중심을 잡고 있지만, 잡는 숨으로 온몸을 제어하지 않고서 간결하고도 소박한 느낌으로 하나씩 동작을 매듭지어감을 의미한다.
변승희 안무, 정수연, 김나연, 안유정, 박정현, 김재은 출연, 〈산조무〉
〈산조무〉는 여성들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인상을 주는데, 이는 두루마기를 머리에 걸쳐 외출하는 모습을 재현하는 시작부터, 다시 쓰고 돌아가는 모습까지 일정한 의상의 채비로써 하나의 연속적 시간 안의 닫힌 구조를 설정해 낸다. 동시에 안과 바깥의 경계를, 여성의 지위와 관습을 전제한다. 이때 역동성은 일 대 사의 구도로써 대비를 주는 것에서 주로 나오는데, 한 명이 대열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중심의 이미지를 형성한다.
부채의 펼침은 실제 배치적 확장으로 연결되며 정점을 찍는데, 그와 반대로 다시 돌아와 부채를 어깨로 이고 돌리고 펼치는 순간의 제어는 호방하게 작은 구멍으로 세계를 집약적으로 밀어 넣는 감각을 준다.
곧 전자의 스펙터클한 이미지의 한 부분이 되는 것과 후자의 주체적으로 대상을 유연하게 통제하는 것은 〈산조무〉의 가장 극단의 스펙터클을 이룬다. 마지막 두루마기를 다시 걸치고 가는 수미쌍관의 결말은 사실 좀 어지러운 데가 있는데, 이는 정제된 의상을 벗는 그 최초의 순간으로 일시에 돌아가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에서 온다.
변승희, 〈권명화류 입춤〉
변승희의 입춤 전에 4곡의 경기 민요를 연이어 부르는데, 조금씩 곡의 끝이 다음 곡의 시작으로 섞여든다. 청춘가, 창부타령, 신고산타령, 궁초댕기로 이어지는 곡들은 자연에 대한 은유로써 또는 자연의 풍부한 경관과 생명력을 끌어오면서 각각 인생의 허망함을,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사랑하는 이를 고대함을, 사랑에 대한 회한을 풀어낸다.
이어 입춤은 살풀이춤과는 다르게 운신의 폭이 현격하게 커지는데, 곧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움직임은 한편으로 제어된 축으로부터의 힘의 자장이 선연해짐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구부정한 몸의 곡률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음도 의미한다. 태평소가 요란한데, 구음이 깔리고 무대는 밝아지고 변승희가 직립한다. 왼손으로 오른쪽 목께 수건을 두르고 꺾어 댄다. 잔망스러운 몸짓도 섞이고, 손을 까딱하거나 왼손 검지를 들고 회전하는 등 세부 신체가 강조되기도 한다.
징이 거세지고 태평소가 더해지며 살짝 들린 치마로부터 발동작이 쏟아지면서 몸의 축이 점진적으로 지시되며 이동한다. 이것이 특이한 것은 마치 신체가 아래에서부터 조금씩 변화하는 가운데, 위쪽은 미동 없이 지탱되다 최종 변화를 맞게 되는, 중심축 자체의 전복이 구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반 두 손의 차이, 혹은 간극의 동시성은 이 새로운 중심축으로부터 새롭게 쓰이는 인상적인 결정들이다. 왼손과 오른손은 높이의 차, 그리고 시간의 차이를 갖고 교차한다.
김민지, 정수연, 황이현, 김나연, 안유정, 박정현, 김재은, 〈권명화류 소고춤〉
소고춤은 보통 소고 연주가 중반까지 잘 등장하지 않는데, 이에 따라 여기서도 그 이미지를 바깥의 타악 연주가 중심이 되어 보조한다. 꽹과리가 앞으로 나서고, 퉁 내리꽂히는 전신의 몸은 활력이 넘치고, 소고를 내리꽂는 동작에서의 강세도 뚜렷하다. 특히 집단의 군무 형상에서 배치의 세부에 초점을 맞추는데, 하수 쪽으로 45도 틀어 하나의 축 아래에서 소고를 직선으로 뻗고 운영하는 장면이 강렬하다.
김민지만 남고 다른 이들이 일거에 퇴장하고, 소고가 그 빈자리를 채우는 주요한 오브제 아니 지지체가 된다. 소고는 소리가 나는 매체로 거듭나고, 또 소리를 내거나 내지 않는 양자택일의 선택적 오브제가 되며, 김민지는 그 양자택일의 자율성과 자유로움을 가진 주체로서 또한 갱신된다. 다시 물리적으로 무대가 채워지고 일렬로 소고를 펼쳐 들고 집산된 하나의 선분으로써 무대를 최대치로 채우는데, 사운드는 정신없이 복잡한 구도 안에서 굴절되며 울리게 된다.
배치의 역동성과 섬세함이 강조되는 이 후반 구간은 처음 역삼각형의 대열인 2-2-1 배치에서, 다시 김민지가 중앙으로 홀로 위치하며 2-1-2의 구도로, 그리고 다시 원래의 구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원 안에서 돌며 분산된 에너지의 과포화된 상태를 만든다. 이 삼각형의 수평선상의 이미지는, 모두 하강한 채 소고와 채를 각각 잡고 45도로 쭉 펼치는 것으로 이어져 수직선상의 삼각형을 만들며, 동시에 인사로써 끝맺음한다.
변승희의 춤―사제동연은 변승희의 소탈한 춤과 변승희의 제자들이 대거 출연한 활동적인 작업 사이를 오가는 가운데 마무리되었는데, 특히 〈살풀이춤〉의 경우, 크게 기교에 치중하지도 견고함의 무게를 갖지도 않는 독특함이 기억에 남는다. 곧 움직임에 대한 강박과 한을 푸는 것의 어떤 심대함과 무거움으로부터 벗어나 투박한 행위들의 연결로써 구현된 살풀이춤이었다고 하겠다.
김민관 편집장
변승희 작품전
'변승희의 춤 師弟同演(사제동연)'
📍일시 : 2026년 07월 04일 금요일, PM 6:00
📍장소 : 포스트극장'REVIEW > D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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