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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현대무용단, 〈헬로! 각속도(Hello! Angular Velocity)〉: 실존에 대한 양태를 구성하기REVIEW/Dance 2026. 8. 2. 17:03

밀물현대무용단, 〈헬로! 각속도(Hello! Angular Velocity)〉ⓒHanfilm[사진 제공=(사)한국현대무용협회]. 밀물현대무용단의 〈헬로! 각속도 (Hello! Angular Velocity)〉는 제목으로 “각속도”라는 물리 용어를 합성한다. ‘각속도’란 ‘각(도)’과 ‘속도’가 합성된 단어로, 회전운동을 하는 물체의 단위 시간당 회전 각도 값을 의미하는데, 이는 곧 운동체의 속도를 의미한다. 각속도는 선행하는 운동체를 전제하지만, 그 운동체를 관찰하는 자의 시점으로 완성된다. 첫 장면인 내려꽂히는 조명 아래, 양동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의 모습은 시종일관 지속되는데, 양동이를 간수하고 지켜보는 남자의 모습은 남자의 절대적인 상관물로 자리하는 양동이, 또는 일체화된 양동이와 남자의 관계를 나타낸다.
양동이는 후반에 한 차례 쏟아지고,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 끄트머리에 놓인 다섯 개의 양동이를 앞에 두고 몸을 씻는 여자들의 모습에서 실제의 매질로 드러나는 것을 예외로 한다면, 그 전까지 그 안의 상태를 드러내지 않는데, 이에 따라 양동이-남자의 풍경은 신비화된 수렴 공간에서 연장된 신체의 주의 집중의 정념으로서, 깊이를 담지한 시간이라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 알레고리를 향하게 된다.
나아가 일렬로 배열된 양동이를 배경으로 한 여성 군무에 양동이와 남자의 장면이 매번 병치되면서 두 다른 영역이 속도(를 내는 운동체)와 (관찰자의 측정에 의한) 각속도의 일정한 연결 고리를 완성한다. 하나의 고착화된 상징이 전제되면서, 앞뒤로 달려가고 또 뒷걸음치즌 패턴적 움직임의 조합과 같은 장면은 표피적인 차원으로 변별된다. 운동체의 속도는 나아가 속도를 내는 존재 양상은 관점에 따라 변경된다기보다 일정한 단위로서 추출된다는 점에서, 가변적이거나 불명확한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각속도’라는 개념은 그다지 흥미로운 개념으로 보기는 힘들다.
시간에 대한 견고한 진실 혹은 본질적인 진리로서, 둥근 양동이―나아가 각속도―와 대척되는 차원에서 직선적인 무대 설계와 움직임 배치를 의도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가령 “시간은 원이 아닌 직선이다. 시간은 그냥 흐른다. 어떠한 고민도 없이 묵묵하게.”와 같이, 원과 직선의 대립적 구도의 심상이 전제되어 있는 것처럼도 보이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시간이라는 진리를 전제한다면, 앞선 군중의 움직임들이 보여주는 필사적이면서도 한갓된 몸짓은 ‘정위할 수 없음’의 기호로 수렴한다. 두 다리를 벌리고 힘주어 선 채 정면을 주시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원운동의 기초 단위를 이루는데, 후반에서 다시 반복되는 이 같은 자세는 사물의 비정동적인 운동 상태를 재현하는 데 가깝다.
이와 대조되는, 남자의 첫 등장 이후에, 출현한 여자들의 앞으로 수그린 채 앞으로 신체 전반을 기울인 자세는 반대로 뒤로 기울어지는데, 남자는 기울어진 신체를 받아 원위치시킨다. 기울어짐을 막아내지 못한 또 다른 신체가 엎어지면서 장면이 전환되는데, 이는 후반의 남자가 양동이를 떨어뜨리며 쏟는 물의 파열에 대응되는 장면이다. 이는 사물로서 신체라는 비유의 연장선상에서, 상처와 슬픔 따위의 정서와 거리를 벌린다. 〈헬로! 각속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디지털화된 우리 사회”의 일면을 도형의 상징적 질서로 표현하면서, 실존을 관찰과 표층의 차원으로 정돈해 낸다. 여기서 비실존적 기호의 몸짓들은 그 자체의 상징성을 간직하며, 실존은 그것을 의례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발현된다고 하겠다.
김민관 편집장
2024.05.25 ~ 2024.05.26 토~일요일 19:00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안무: 이태상
출연: 최은지 윤희섭 오신영 최정원 김혜미 박수빈 양소영 김송은 장예성 주영상
예술감독 이해준
의상 배경술
리허설디렉터 이화선
작품길이: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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