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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홍성민 :「엑스트라스 EXTRAS」, 봉쇄된 레이어에 배우에 대한 메타 시선
    카테고리 없음 2011. 5. 14. 08:00

    Photo © Sungmin Hong

    수많은 대학로 연기자들의 각각 다른 작품의 한 부분을 연기하는 것, 이는 작품의 해체이자 해체를 통한 조합이고, 조합을 통한 해체이다.

    홍성민은 일부러 그것들이 연결되거나 접점을 일게 만들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피하려 한 듯 보인다. 어떠한 덩어리로만 존재할 뿐이고 그 역할 자체로 존재할 뿐이다. 그렇지만 이 역할들은 어떤 감흥을 전달해 주지 못 하는데 그들의 대사와 몸에 달라붙는 조명과 다른 배역 간의 관계, 이야기의 최소한의 단위조차 형성되지 않는 분절로서의 대사만이 나오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역할이 갖는 레이어는 하나의 구조로서의 작품을 성립시키지 않고 구체적으로는 역할의 레이어를 봉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조명과 무대 등의 표층 층위가 성립되어야 하는데 이것들은 다시 절정에 이르러 그것만을 따로 떼어 제시함으로써 분리된 무대 요소들로 전체 무대를 환유하고 있다. 이 불완전한 환유가 실은 어떤 식으로 무대를 무대 자체의 리얼리티로, 우리 스스로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무대로 성립시키는가를 이야기하며 결핍을 통해 충만한 무대 미학의 과잉을 거꾸로 제시한다.

    그러한 레이어 자체를 지움으로써 이들에게 주어진 과잉의 공간은 사라지고 단지 역할에 강박적으로 임하는 배우들 자체만을 보게 되며 여기서 얻을 수 없는 역할에 대한 감흥은 지우고 그 층위 자체를 과잉으로 만들고 표피적인 층위로 만드는 한편 그 뒤의 배경을 삭제해버림으로써 무대 미학의 아우라를 없애고 이상 주체로 전락시킨다. 두 이질적인 역할들이 친숙하게 대사 뒤의 대사, 움직임 뒤의 움직임 등으로 결합되는 친숙한 결합을 이루는 지점은 아주 짧고 웃음을 주지만 또는 과잉 기표로서의 대사 자체가 주는 웃음은 있지만, 상당히 지루하고 역시 이야기를 형성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러한 파편적인 표피의 발산의 쌓아감, 엄밀히 조합이란 용어도 약간의 어폐가 있고 해체를 수반하는 조합, 해체와 조합이 분배된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것들이 표피적인 발산을 이루는가, 여기에는 표피적 발산의 부질없음의 배경 뒤에 작품의 온전한 모습의 해체만이 아니라 온전한 작품 자체들의 실제적으로는 표피적인 발산의 모습이고 대학로 자체가 실은 그러한 무모한 표현의 감행이 실천되고 있는 그곳임을 환기시키는 문제의식이 기저에 갈려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생각은 사실 위험한 것일 수 있고 모든 대학로 연극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홍성민은 결과적으로 문법을 해체하여 그것들을 파편화된 이야기, 분절적으로 역할들을 배치함으로써 구조를 재형성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쌓아감과 동시에 비정형적 배치의 구조를 만들고 문법으로 격상시킨다. 문법에 대한 이야기의 문법을 만들고, 메타 연극으로 연극의 형식 문법을 이야기한다. 하나의 덩어리, 곧 조명이 없어 빛과 존재성의 아우라를 갖지 않는 덩어리 자체를 제시하여 제시를 통해 사실상 작품의 해체와 문법의 해체를 이룸을 통해 진정한 아카이브의 차원을 달성한다.

    자료의 쌓아감이 연관 없는 하지만 대학로의 무대 작품이라는 전제 아래 모인 덩어리 역할들은 연관 없이 이어짐을 달성하지 않도록, 공간을 형성하지 않도록, 인접 관계가 엄밀히 없도록 배치되고 단지 극의 시작과 중간, 절정, 끝을 상정하고 극의 부분들을 그에 걸맞게 사용하거나 내지는 그보다는 음악의 사용, 무대의 조명, 그것을 빼고 배치하는 차이를 통해 얻어낸다.

    처음에 어둠 속에서 몸을 풀고 조명 속에 각자의 역할로서 옷을 입지만 이것은 사시 실재에서 겉옷을 두른 게 아니라 실은 이미 역할 자체가 완성되어 있는 변화의 없음이 전제되어 있고 마지막에 이들이 각각의 연기를 합산한 장면에서도 이들은 연극 자체의 역할-스스로가 없는-로 들어가기가 전제되어 있음을 메타적으로 살필 수 있게 한다. 이 부분에서 조명을 밝힘으로써 오히려 극적 효과를 크게 하며 그것들을 그전의 장면과 달리 거리 두고, 그 거리 둠을 극대화하며 그들은 역할 자체로 사라진다.

    사실상 이 모든 대학로 레퍼토리와 비슷비슷한 연극들의 실상 표현ausdruck-짜낼 것-없는 단순한 발산, 관객들을 길들이는 자극적이고 단순한 볼거리, 즐길 거리의 관성적 작태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가닿는다.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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