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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2011 최원선 본댄스컴퍼니(Born Dance) Rendering IV - 동행 : 한국 춤 외연의 확장
    REVIEW/Dance 2011. 6. 27. 01:15

    「여정: 29일간의 동행」: 이미지 퍼포먼스의 춤에의 접합

    ▲ “Life Journey”, BORN DANCE COMPANY, 2009

    종소리는 움직임의 출발점을 알린다. 움직임의 출발과 더불어 의식은 재점화된다. 마치 화두를 잡았다 놓고 다시 잡는 명상적인 과정에 의해 움직임은 오히려 의식을 갈음하고 붙잡아 두며 내면의 에너지를 점증시키는 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남녀 한 쌍은 동그란 기의 흐름을 만들어 그것들을 잇고 보존하며 즉흥적이고도 진지한 움직임을 통해 숨으로부터 숨을 이어간다. 그리고 검은 옷의 대별되는 여자가 등장 이후 무대 위로부터 내려온 커다란 화선지에 커다란 붓으로 글씨를 새겨 나가기 시작한다.

    추상화된 글씨는 이미 추상적인 이미지의 표현으로 자리하고 획을 긋는 원력만큼이나 각각의 획의 움직임들이 집단 안에서 만들어지며 종이에서 현실로 번져간다. 입체적인 동적 획의 움직임은 다양한 각도에서 획이 재정위되는 변환의 과정을 물 흐르듯이 조각하게 되는 데서 나타나고, 이러한 흐름은 다시 그쳐 숨을 가다듬는 무의의 상태로 기변하게 된다. 무릎을 꿇고 정면을 응시하며 내면의 순일한 호흡의 움직임 단위는 잠재태의 에너지를 비축하며 정 속에 동을 예고케 한다.

    곧 동動 속에 정靜이 있고 정靜 속에 동動이 있는데, 이러한 불규칙한 배분은 음악과의 불완전한 보완 관계에서 비롯된다. 음악에의 도취가 내면의 도취와 불균형을 이루고, 단지 하나의 배경으로 희미해지거나 의식의 일부가 되는 것, 또는 시작을 지정하는 쓰임으로서 도입되는 것은 음악이 직접적인 정서의 표현이나 고양을 의미하기보다 수행적인 움직임들이 현시되고 음악들이 보조적이고 기능적인 역할을 하며 어떤 리듬의 단위를 지정하거나 배경으로 존재함을 의미하는 데 가깝다.

    ▲ “Life Journey”, BORN DANCE COMPANY, 2009

     멈춰 있음에서 붉은 색의 무대 위에 걸린 공에서 갑작스레 붉은 물감이 그들을 덮는다. 의식을 정화하는 폭포수인가, 아니면 흰 색과의 대비를 이루는 이미지적‧색채적 심상과 극단적인 춤의 변경을 유도하는 실재적인 기제를 의도한 것일까.

    종소리라는 사운드의 실재적인 의식에의 마찰이 일으키는 의식의 점화는 끈끈한 액체가 신체에 덮이면서 폭발적인 움직임의 유인을 만드는 것으로 전이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그 갑작스런 물질과의 조우‧마찰이 주는 당황스러움, 신체의 떨림 현상과 함께 집단을 해체 짓는 파편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의 풍광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몸을 마구 휘젓고 바닥을 쓸고 지나감에도 동작들은 빠르게 잔상을 남기며 스쳐 감에도 어떤 멈춤의 포즈를 놓치지 않는다. 즉 호흡이 하나의 동작을 잡고 있는 것, 동 속의 정의 원칙이 보존된다. 실재적인 마찰들과 물감의 번져감으로 인해 꿈틀거리는 붉은 대지로 바뀌는 무대는 파닥거리는 생명력들을 보존한다.

    반면 그 생명력은 날 것의 곧 정제되지 않는 어떤 하나로 구획될 수 없는, 중심이 없는, 도처에 널린 것으로서 출현하지만, 호흡의 잃지 않음, 동 속에 정을 만드는 의식적 지점이 하나로 모아지며 다시 시작을 예비하는, 정 속에 동의 상태로 귀결되게 된다.

     붓글씨와 등가 되는 신체 움직임, 퍼포먼스적 드러남, 시각적 이미지와 오브제와 같은 신체, 그리고 정중동의 요소가 춤의 세계에 이질적이고도 친숙하게 접합된다.

    「덜미」: 한국 춤의 호흡으로 푼 현대인의 초상

    ▲ “Tal”, BORN DANCE COMPANY, 2009

    피아노는 프리재즈식으로 연주되며 불규칙한 단위로 출현하며 불안한 정서를 조각한다. 반면 이러한 피아노의 영향은 하나의 정조일 뿐 신체를 직접적으로 엮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위법적으로 놓이는 북소리 등의 타악기들이 움직임에 장단을 맞추는 격이고 신체를 추동케 한다.

     전체적으로 탈을 쓰지 않은 이들이 평화롭고 순수한 상태의 표정들을 간직하고 있다면 이들과 대척적으로 탈을 쓴 이들은 하나의 표정으로, 그래서 말을 하지 않는, 말을 할 수 없는 노예의 상태로 존재하며 조금 더 딱딱한 움직임들을 드러낸다.

    그러한 두 집단의 무리를 외재적인 힘으로 영향을 끼쳐 조종케 하는 것 같은 존재인 김형남은 끊길 듯 끊이지 않는 숨을 내재한 움직임을 보존하며 그 역시 뭔가 자유롭지 않은 하나의 역할로서의 느낌들을 준다.

    탈을 쓴 이들의 탈을 벗겨냄으로써 그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장치로서 탈의 탈각에서 순간 자유로워지기보다 오히려 아무 의식도 없는 어떤 주술적 힘에 사로잡혔던 존재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사실상 한국적인 춤사위의 구현을 의도하는 것 같은, 동시에 음악의 혼재된 양상과 배경적 정서와 내면의 층위가 갖는 간극 그 속에서 조종과 무화된 의식의 주제에 사로잡히지 않는 신체, 움직임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초점을 늦추지 않은, 무언가 팽팽한 긴장 속에서도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그래서 느린 호흡과 함께 어느 정도의 헛헛함이 있는 무대였다.

    [공연 개요]
    ∎공연명 | 2011 최원선 본댄스컴퍼니의 춤 <Rendering Ⅳ 동행>
    ∎공연일시 | 2011년 6월 23일(목) 저녁 8시
    ∎공연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주최 | 최원선 본댄스컴퍼니
    ∎주관 |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티켓가격 | R석 3만원 / S석 2만원
    ∎예매 | 한국공연예술센터 3668-0007
    http://www.hanpac.or.kr
            인터파크 티켓 1544-1555 http://ticket.interpark.com
    ∎문의 |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Tel. 02-704-6420

    ▶ 프리뷰 보기 : [공연 소식] 2011 최원선 본댄스컴퍼니(Born Dance) Rendering IV - 동행

    [사진 제공=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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