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리뷰]「병신 3단로봇」: 변신의 욕망에서 변신의 의무로...
    REVIEW/Theater 2011. 7. 26. 06:45



    극발전소301의 「병신 3단로봇」의 변신은 두 가지 함의를 전제한다. 변신은 유아적 소망과 결부된, 상징계로 진입 전의 상상계 내지 실재계를 받아들이지 못 하는 반작용적인 측면에서의 상상계를 의미하거나 극단까지 삶의 심연에 다다른 후에 현실과 맞설 수 있는 동력을 얻는 변증법적인 측면에서 곧 내파의 혁명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곧 어렸을 적 「병신 3단로봇」에의 열망이 단절된 게 아니라 일종의 잊힌 것임을 상기시키면서 얻는 친근감에서 시작해, 실상 그것이 꿈(상상계)에 불과하며 현실로의 진입은 자신을 끌어올릴 무언가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 된다.

    마치 로봇태권브이의 로봇이 자율적 신경을 가진 주체적 존재가 아닌, 로봇의 뇌와 눈의 자리에 있는 조종관의 훈이(초자아로도 읽힐 수 있는 다른 존재)의 목소리가 외화면으로 드러날 때 비로소 그것이 적을 쳐부수는 천하무적 존재로 자리하게 되는 것과 같이, 거꾸로 로봇으로 상정된 아이(곧 로봇은 유아기의 시절에 박혀 있는, 그래서 인위적 존재가 아닌 현실을 벗어난, 그리고 현실에 처하지 않은 시절을 뚜렷이 증명하는 존재로서 자리하고 있기에 그 로봇은 아이로 등장)에게는 초자아의 명령, 훈이의 목소리로 그에게 다가와 삶을 일으키게 한다. 이는 절대적인 힘이자 유일한 힘이다.

    변신은 비로소 진정 가능해지고 적들을 모두 물리치게 된다.


    변신은 역설적으로 비루한 삶(병신으로 지칭되는 존재)에서 가능하고, 자신을 깨고 초월할 때 획득되는 일면이 있다. 초인적 삶을 꿈꾸는 것일 수 있지만, 실은 가장(家長)의 본연의 임무라는 점에서 삶을 혁명코자 하는 욕망은 기실 아늑하고 편안한 모성의 목소리가 아닌, 단지 초자아가 치환된 현실의 또 다른 자리라는 점에서 욕망 역시, 험악하고 제 정신을 잘 간직해야 하며 끊임없이 뒤쳐지지 않고 자기 성취를 이뤄야 하는 ‘코드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병신 3단로봇」은 만화 속 액션을 실제 무대에 구현한다. 평면적 개념에서 옆으로 놓인 두 사람의 대치상황을 보여주기보다 무술 영화의 화려한 액션처럼 점점 점증‧확대되며 화려해지는 기술의 발전도를 보여주며 입체적으로 무술이 놓이게 만든다.

    액션의 진화, 적의 무찌름은 기본적으로 예전 복수를 줄거리로 하는 무협 영화의 기본적 플롯과 일치한다. 어른이 되지 못 하는 피터팬콤플렉스, 자신이 곧 초자아(초자아가 존재치 않는)로 조종을 통한 역능을 발휘하는 초인, 나아가 영웅 되기, 그리고 가장이란 위치의 겹쳐짐, 매우 중층적인 서사와 욕망들이 이 작품에 대한 몰입을 끌어올리고 있다.

    등장하는 걸인, 병신삼단로봇을 처음 판매한, 그리고 불량배로도 역할을 달리하는(물론 이는 연극에서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의 역할 차원에서의 논의로 한정되나 역시 그를 물리친다는 점에서 상승의 동력을 보여주는 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노인은 마법의 동력을 주는 산신령이나 ‘알라딘과 요술램프’의 같기도 하고 또한 취권 같은 영화에서의 어수룩하지만 실은 강자인 곧 스승이 되는 캐릭터를 닮아 있다.


    이와 같은 막연한 다른 세계에의 동경의 열망이 가장으로서 힘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의 소망으로 팔루스가 이동하는 가운데 과연 이는 현실을 살아 내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그러한 불완전한 가장의 임무를 완성하는 게 하나의 코드 세계이기도 하지만.

    [공연 개요]
    2011. 7. 6(수)  -  7. 24(일) / 마방진 소극장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월 쉼)작/연출  _ 정범철
    출     연_ 이국호, 유안, 박복안, 김영진, 한일규, 김병권, 명인호, 배소현, 김형섭
    공연시간_ 80분
    티     켓_ 전석 20,000원
    공연 장소_ 마방진 소극장
    주     최_ 극공작소 마방진
    제     작_ 극발전소 301
    홍보/마케팅_ 코르코르디움, 극발전소 301
    문     의_ [극발전소 301] 011-9041-6907

    [사진 ⓒ 우민혁]
    김민관 기자 mikwa@naver.com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