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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스테스 3부작>: '역사로부터의 사유', '운명의 수용', '복수 이후의 담'론REVIEW/Theater 2013. 8. 15. 20:26
▲ 게릴라극장 포스터 1막 극의 시작 전에 문지기가 자리한다. 그는 자신에게 부과된 쓰레기들과 함께 노숙자의 형상을 띠고 있는 한편, 신문(정보)의 무용함을 알리고, 극에 들어가기 전의 경계를 침묵으로써 비워 둔다. 현실의 힘듦을 체현하는 한편, 시간에 대한 집중과 그 경험, 발화를 직접 관객에게 건네는 형식을 가져가며 관객과 그 사이에는 침묵만이 있는 것이다. 나룻배의 사공이 되고 또 (관객의 사유를 대신하는) ‘사유하는 배우’로 분한다. 이야기로 들어가는 경계에서의 위치는, 두 참전 용사의 관객 속에서 진행하는 대화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시간의 경계로, 이전의 이야기를 회상하고 사유한다. 이들을 통해 들여다 본 (트로이)전쟁은 이기고 죽고의 문제가 아니라, 곧 적과 동지의 문제가 아니라, 유예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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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탄과 이졸데>: '고전과 매체적 실존 사이에서' (빌 비올라 with KBS교향악단)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8. 15. 20:25
▲ 빌 비올라, 불의 여인, 2005, 영상설치, 가변크기 붉은 빛이 감도는 노란 조명의 어둠 속 현악기들은 ‘지옥’으로부터의 서 있는 한 사람의 이미지를 현상시킨다. 오히려 하나의 선분이 그어졌다는 것, 탄생했다는 것이 일종의 실험적 성격을 가져가는 것 아닐까. 위태로움과 그에 대한 매혹이 또 다른 위기를 낳는 시작, 반면 전원적이고 이상하게 풀어헤쳐지는 음악의 너른 흐름과 장관의 경관을 사유함은 앞선 시작의 매혹에 대한 공포와 함께 흘러 나간다. 중에 불길이 솟아오른다. 남자의 그림자는 그대로 유지된 채 이는 무화되어가는 소용돌이 반면 정신의 또렷함을 상기시키며 오히려 내면에의 불타오름을 상정하는 듯 보인다. 불은 일종의 파도 같은 지속되고 반복된 움직임을 ‘말 그대로 불-바다’들의 기호를 만들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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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현, '사물과 인간, 게임과 일상의 절합된 현실들' <제 2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8. 15. 20:24
▲ 김웅현 작가 작품 스틸 컷 [사진 제공=인사미술공간] 김웅현의 이나 같은 비디오는 게임 형식을 전유한다. 총 아이템을 주움으로써 일종의 에너지의 외화된 형태, 게임 세계 속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마지막에는 경기장을 향해 바주카포를 발사해서 가상의 폭발과 그것에 대한 타격을 가정할 때 현실에서의 (또는 비디오 속 가상이라는 매체 형식에서의) 불가능한 싸움의 영역을 상정하는 측면이 있다. 사물과 자연이 절합된 환경 역시 특이한데 이 사물화된 프레임, 프레임으로 짜인 인위적 공간 안에 캐릭터가 들어와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이 사물은 캐릭터가 쉬이 절합 가능한 도구이다. 도구적 존재로서 역량을 드러내는 것은 게임의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원동력이 된다. ▲ 김웅현 작가 작품 스틸 컷 [사진 제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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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 RPG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게임, 군중, 재현'의 엮음REVIEW/Theater 2013. 7. 30. 00:38
▲ 2013 마로니에여름축제 포스터, 씨어터 RPG 은 마로니에여름축제의 일환으로 열렸다.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관객은 입장하는 게 아닌 한 군데 ‘모인다’, 이는 다시 흩어질 것임을 그리고 다시 모일 것임을 전제한다는 의미를 가리키고 있고, 한편으로 여기에는 군중 내지 무리의 어느 한 부분의 속성을 띤, 관객의 재전유된 위치를 상정한다. 곧 입장하고 연극을 보는 하나의 집단이되 개별적인 감상자로 자리하는 기존의 연극에서 관객은 주체로 호명되며 그룹화의 선택의 기로를 겪게 된다. 먼저 시작 전 반복되는 매뉴얼을 접하며 공연이 아닌 잉여 시간에 공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전자음(이를 화면에 나타나지 않되 그 내부로부터 그 존재를 가정하며 흘러나오는 ‘아쿠스트메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으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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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윌로 씨의 휴가 Monsieur Hulot’s Holiday>展으로 휴가를 떠나 보자PREVIEW/Visual arts 2013. 7. 29. 23:12
삼청동 송원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전시 展이 열린다. 제목은 1953년 자크 타티 감독의 동명의 영화에서 가져왔다. 영화는 해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플롯도 대사도 없이 사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가슴 따뜻한 유머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먹고 책을 읽고 경치를 감상하며 휴일을 즐기는, 일상의 아름다운 미장센을 담는다. 이번 전시는 마치 낯선 도시에 도착하여 싱싱한 여름빛을 즐기는 휴가객처럼 를 재현한다. 이혜림 큐레이터는 “참여작가 사보는 20년에 걸쳐 수집한 60년대 독일의 빈티지 가구와 조명을 설치해 전시장은 독일 어느 별장의 객실인지 서울의 어느 거실인지 모르는 살롱으로 연출한다.”라고 말한다. 양지윤 큐레이터는 “는 무한 확대 재생산하는 대중 문화의 거대한 권력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