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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방연극제 개막작] 연극 <숙자 이야기>: 모나드, 거리두기, 개입, 그리고 미래REVIEW/Theater 2013. 7. 7. 16:19
▲ 7월 03일(수) 오후 7시 30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숙자 이야기’[사진 제공=서울변방연극제] 재현 너머 현시의 자리에서 화투로 점쳐보기, 혼잣말하기, 빈 무대에 각자의 자리를 점유한 할머니들에게는 이중의 자리가 부여된다. 이는 역할 너머 ‘존재 자체의 자리’로, 역사의 궤적이 체현되는 동시에 이들의 삶의 영토가 현시되는 순간이다. 또한 당연하게도 이는 연극이라는 프레임 속 재현되고 있음으로 드러난다. 반면 연기(演技)는 소통되지 않는 모나드들의 과잉으로 인해 연기(延期)되고 있다. 이들을 정치적 영역의 개체로 놓는 현실 정치에 의해 ‘권리-주체’이자 정치적 대상이 된다. 이후 이들을 경멸의 눈초리로 보는 두 여자의 돌발적인 비난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한 할머니는 눈물을 훔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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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복잡한 내면의 혼란과, 역동적 안무의 만남'PREVIEW/Dance 2013. 6. 29. 12:57
▲ 지난 6월 27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전막 프레스콜, 차이콥스키 역에 이영철, 차이콥스키 내면 역에 정영재, 차이콥스키 부인 역에 박슬기, 폰 멕 부인 역에 유난희, 왕자 역에 배민순, 소녀 역에 신승원(이하 상동) 오는 3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발레단의 (보리스 에이프만 안무)가 열린다. 보리스 에이프만은 2006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작품의 경우, 러시아의 황금마스크상을 안겼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이영철, 이동훈)의 청년시절,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고, 공상과 현실의 혼돈을 헤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그렸다.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정영재, 박기현)을 등장시켜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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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웅>: '삶과 죽음의 경계 넘기'REVIEW/Theater 2013. 6. 26. 00:35
▲ 6월 19일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극단실험극장의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순철 역 오영수 배우(사진 좌측), 봉팔 역 이영석 배우 나이 지긋한 두 노인의 병실 뒤편에는 해바라기와 나무 한 그루와 정원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이 무슨 초현실주의적 조합인가. 마치 죽음 직전의 열차에 탑승한 대신 활짝 열린 야외로 바캉스를 떠난 것 같은 두 노인, 순철(오영수 배우), 봉팔 역(이영석 배우)은 그 자연과 여행을 환유한 채 병원의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탈출한다. 마치 만담을 펼치듯 간호사와 의사에게 농담 따먹기를 하며 삶의 활력을 구가하는 두 노인이지만 이는 삶의 무료함을 극복하려는 삶의 애씀 그 자체이다. 아침이 오기를, 또 이어지는 식사를 기다리며 더딘 새벽의 시간은 죽음으로의 더딘 속도를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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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명랑 시골 로맨스 동백꽃>: 원작 '동백꽃'을 생생하게 되살리다REVIEW/Theater 2013. 6. 26. 00:11
▲ 지난 6월 19일 열린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 의 프레스콜(이하 상동) 왁자지껄한 시작, 관객석을 가로질러 무대 뒤편에서 등장하는 배우들, 제4의 벽을 열어젖히고 대화를 시도하는 배우들, ‘명랑 시골 로맨스 동백꽃’은 『동백꽃』에 대한 전적인 재현 대신에 관객이 역할 이전에 배우들에 동화되며 극의 환경에 적응하는 통과 의례적 과정을 비교적 길게 둔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며 너무나도 유명한 우리의 고전이기에 대강의 내용은 모두 속속들이 아는 터, 어떻게 이야기를 생생하고 또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악은 무대 하수에 배치되어 시종일관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공명하는데, 놀랍게도 배우들의 몸짓은 단순한 동작이 아닌 우리의 장단을 순간순간 구현하는 측면이 있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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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으로 만든 작업들, 이세경 개인전PREVIEW/Visual arts 2013. 6. 25. 23:24
▲ 이세경_Recollection_Mountain_머리카락, 타일_38×41cm_2013_부분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이세경 개인전 (6.21-8.10)이 열린다. 이세경 작가는 머리카락을 소재로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 왔다. 도예를 전공한 이후 독일 유학 시절, 자신이 꾸준히 다루어 온 '흙'의 범주를 너머 선 다양한 매체를 탐구했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으며 결국 유년기부터 관심을 가진 '머리카락'에 주목하여 매체로서 머리카락의 속성과 의미를 고찰하게 되었다. 머리카락은 예로부터 영혼과 물질이 합쳐지는 신성한 매개체 혹은 권력과 신분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동서고금에 걸쳐 다양한 문화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세경은 보다 일반적인 관점으로 머리카락에 접근하는데, 평소의 머리카락은 장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