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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플레이 테제21, 〈최후의 분대장-제1부 조선의용군〉(김재엽 작/연출): 숭고한 역사의 형상을 재현한다는 것REVIEW/Theater 2026. 3. 10. 14:58
〈최후의 분대장〉은 일제강점기, 조선의용군으로 참전했던 김학철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다. 1941년 태항산 호가장 전투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나가사키형무소에서 옥중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일제 제국주의에 맞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이후, 출옥한 그는 작가로서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최후의 분대장〉은 김학철이 죽음을 받아들인 자신의 침상에서 아들에게 사진에 있던 동료들의 이름과 일화, 특징 등을 기억해 내는 첫 번째 장면으로부터, 어린 시절 과거로 돌아간 후, 그의 시간이 순차적으로 기입된다. 〈최후의 분대장〉은 역사의 재현을 힘겹게 기억으로부터 추출하여 완성해 나가는 첫 장면부터, 청산되지 않은 친일 행위의 잔재에 대한 일념을 부르짖는 김학철의 마지막 모습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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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순환하는 매듭, 완결은 없습니다.》: 형상들을 가설하기REVIEW/Visual arts 2026. 3. 10. 14:45
정혜원 작가의 개인전, 《순환하는 매듭, 완결은 없습니다.》에서 문장으로서 제목은 일종의 당위이거나 선언의 성격 속에서, 이중적으로 해석되는데, 부재하는 것이 “순환하는 매듭”의 “완결”인 것인지, “순환하는 매듭”과 “완결”인 것인지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있다. 그 두 사이의 쉼표가 두 개의 구문을 만들고 잇고 있음이 그것인데, 곧 순환하는 매듭이기 때문에 완결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서사의 공작임을 지시하는 이 “완결”의 부정은 완결의 부재가 아닌, 완결의 속성을 고스란히 내포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다시 이 “순환하는 매듭”이 중요해지는데, 이는 우선 〈순환/돌/매듭〉(2025. 가변 설치.)에서 직접 지칭되고 있다. 전시장 중앙 기둥을 철망으로 둘러싸며 그 위에 새끼줄과 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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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Performance Test〉: 인간에의 테스트REVIEW/Performance 2026. 3. 7. 15:57
박수영의 〈Performance Test〉는 엑스봇(Xbot)을 소개하고 그것과 동반된 일련의 여정을 재현한다. 엑스봇은 디지털상에서 뼈대를 심는 리깅 과정을 경유하며 생성된 자신의 3D 캐릭터 모델로, 이를 다시 오프라인으로 가져옴으로써 생기는 물리적 차원의 ‘부하‘, 곤궁을 연출하는데, 이것들은 그야말로 실재로 그를 엄습하는 감각의 차원을 수여한다. 현실에서 그에 대응하는 물리적 신체는 유사한 형태를 일차적으로 조직하는 것에 그친다는 점에서 지극히 환원적인데, 그것은 살이 아니라 딱딱한 피부, 3D 프린터로 용출한 플라스틱 소재의 갑옷 같은 싸개 조각들을 쇠구슬로 이어붙인 조립된 일종의 박수영의 휴먼 스케일에 대응하는 프라모델 모델에 가깝다. 곧 그 안에서 어떤 소프트웨어의 구동 장치가 연장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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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15분연극제] SCENE032, 〈그냥 지루한 말도 해보기로 했다〉(한아름 작/연출): 자기 원환으로서의 무대, 그 내부에서의 현존REVIEW/Theater 2026. 3. 7. 15:18
〈그냥 지루한 말도 해보기로 했다〉는 정신병이 걸린 한 여자(고다희 배우)의 읊조림이다. 이것이 하나의 유일하고도 고유한 형식이다. 하나의 커튼 뒤라는 무대가 그 자신의 내면-공간을 부유하고 탐사하고 증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성립하는 가운데, 그의 발화는 소진된 자신을 이미 소진된 자로서 부흥시키기 위해, 존재의 나머지를 증명하기 위해, 언어의 잔여를 언어화하기 위해, 소진 자체를 긍정하기 위해 발화한다. 아니 그 모든 것을 무엇보다 발화로서 접촉하기 위해 발화한다. 발화된 말들은 그 몸을 거쳐 가면서 사라지고 그 말을 하고 있는 신체를 작은 불빛으로, 숨으로 되비추며 사라진다, 다름 아닌 타자로서 자신에게 그 말들은 켜지고 바로 꺼진다. 말들은 그러니까 쌓이고 무덤이 되고, 오직 그것을 마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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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흐르는〉: 말과 움직임은 서로를 향해 어떻게 흐르는가REVIEW/Dance 2026. 3. 7. 15:10
〈흐르는〉 의 천장 중앙으로부터 내려온 마이크는 중심 오브제를 넘어, 공간 전체를 환유한다. 그것은 구심과 원심의 자장 아래 있는 하나의 원의 공간이다. 이 마이크-공간과 하나의 신체의 상호작용이 곧 〈흐르는〉의 움직임이다. 공간과 신체 사이에는 마이크가 있다. 따라서 신체-마이크와 마이크-공간의 각각의 연합체는 신체-마이크-공간의 하나의 계열을 이룬다. 마이크는 점토가 덧대어 있고, 그 덧댐의 흔적이 전이되어 있다. 손(의 형상)이 거기에 있다. 그것은 만짐에 의한, 만짐을 수용하는 사물이다. 동시에 마이크는 소리를 반향하는 사물이며, 그것을 당겨서 놓았을 때 그 자체로 공기를 가르며 내는 자신으로부터의 노이즈를 동시에 반향할 수 있다. 그리하여 후반의 클라이맥스는 장혜진의 말, 신체를 마이크로 옮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