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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작/연출, 〈히라타 오리자를 위한 유튜브 스크립트〉: 발화가 아닌 발설의 장면들REVIEW/Theater 2024. 6. 5. 18:56
〈히라타 오리자를 위한 유튜브 스크립트〉(이하 〈히라타 오리자〉)는 제목과 같이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의 이론을 소개하는 유튜브 스크립트를 짜려는 유튜버를 보여준다. 연습과 중계의 어느 사이에 자리한 그의 행위는 관객을 느슨한 혹은 타격감을 잃은 시청자-관객으로 연루시킨다. “세미 퍼블릭”이라는 히라타 오리자의 용어는 시종일관 머뭇거리며 웅얼거리는 전혜인의 화법에 의해 그의 신체로부터 난반사되는데, 내부를 매개하는 외부의 출입이 가능한 특정 시-공간의 상태를 가리키는 세미 퍼블릭의 시간이 일차적으로 그것을 전달하려는 자의 불확정적인 상태에서부터 덜그럭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의 사적 영역은 제4의 벽에 가로막혀 보이지만, 그의 입지는 분명 공적인 사태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사실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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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사자의 서〉: 재현은 무엇을 가리키는가REVIEW/Dance 2024. 6. 5. 18:35
국립무용단의 〈사자의 서〉는 죽음 너머의 세계를 그린다. 이는 신화적인 차원에서의 접근, 곧 재현의 한 범주에 속한다. 곧 죽음 너머의 현실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서사의 한 종류를 이루며, 인간의 감정이 잔여하고 지속된다는 관점이 그 뒤를 따른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는 가운데, 현실과의 단절을 인지하고 있음의 1장과 3장, 과거를 현재로 호출해 오는 2장으로 구분된다. 슬픔과 회한의 감정들이 혼재되는 세계는 전반적으로 의례의 정동을 구성하는 가운데, 2장에서는 현실에서 미끄러질 수밖에 없는 주체의 감정적 드라마로 변환된다. 망자를 인도하는 저승사자의 등장과 망자를 애도하는 수많은 사람은 현실과 죽음 너머의 현실을 접합하며 두 세계를 분리하면서 과거의 현실과 새로운 세계를 동시에 구성한다. 또는 전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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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작/연출, 〈잃어버린 몸을 찾아서〉: 미시사적 기술과 재현이 접근하는 역사REVIEW/Theater 2024. 6. 5. 18:29
‘역사시비’ 프로젝트에서 카메라의 실시간 포착과 화면 중계는 기본 전제가 되는데, 이는 행위의 현재진행형의 수행성을 지시한다. 역사의 시비를 가린다는 건, 현재로 소급된 역사에 대한 관점을 진단함을 의미한다. 〈잃어버린 몸을 찾아서〉는 이를 다시 개인의 몸들과 연관을 지어 다룬다. 그 방편은 미시사적인 기술이거나 인식 체계의 정형성과 관습성을 깨뜨리는 것인데, 이 둘은 상호 연결된다. 이를 통해 역사의 미세한 틈을, 관점의 차이에 의해, 미시사적 개인의 몸을 통해 벌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작가의 휘어진 척추의 X-레이 사진은 보이지 않는 신체의 유물론적 역사성을 전제한다. 거기에는 누적된 시간의 무게가 있다. 이러한 시선은 배우와는 다른 위상으로 따로 또 같이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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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목, 〈Yaras〉: 원시적 충동이 지배하는 괴랄한 ‘미래’ 사회REVIEW/Dance 2024. 3. 28. 02:01
정훈목의 〈Yaras〉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대별되는 두 가상의 “종족”을 재현의 시점으로 불러온다는 점에서 움직임만의 서사가 아닌, 서사 안의 움직임을 통해 독특한 세계상을 창출한다. 제목인 “Yaras”(Yara의 복수형)는 그 서사의 중심을 차지하는, 주요한 하나의 종족이라면, 화려한 의복을 걸친 존재들이 다른 하나의 종족이다. 후자의 존재들은 이국적이고 오리엔탈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면서,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모습을 조금 더 갖고 있는데, 그에 대비되는 Yaras 종족은 원시적인 느낌을 준다. 현실에 존재할 법하거나 그 존재를 상상할 수 있을 법한 각각의 두 존재를 마주하는, 곧 그 세계에 대한 접면은 그 기이하고 이질적인 세계가 목도됨에 가깝다. 〈Yaras〉는 통상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놓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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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은,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 발레를 사랑할 수 있는가REVIEW/Dance 2024. 2. 5. 20:15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이하 〈메타발레〉)은 윤상은 안무가가 〈모든 몸을 위한 발레 워크숍〉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종의 커뮤니티 아트가 수용하는 개방성의 감각―여기에는 어떤 특정 지역이나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대상을 가리키면서 예술가가 아닌 존재라는 더 중요한 조건을 동시에 전제한다.―과 연관 지을 법한 “모든”이 어떻게 장르를 고찰하며 지시하는 “메타”로 전환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 그것을 입증할 것이다. 가령 이 ‘모두’는 발레를 하기 위한 적합한 몸, 발레의 특정 자세와 몸짓의 정교함을 이탈하거나 위반한다. 그렇게 강박적이기도 하고 동시에 율법이기도 한 발레의 몸과 동작은, ‘원래부터’ 발레를 하지 않았던 존재에 의해 전유됨으로써 발레의 틀을 깨뜨린다. 안무의 전략은 이 ‘모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