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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은정무용단 <매스? 게임!(MASS? GAME!)>: ‘포스트모던으로서의 혐의’
    REVIEW/Dance 2019. 3. 12. 14:56

     

     

    장은정무용단 <매스? 게임!(MASS? GAME!)> 포스터

    거대한 높이로 쌓은 플라스틱 구조물 아래 제대로 제어되지 않는 신체의 대조는 작품 전반을 지배한다. 간간이 울리는 안정화(stabilizing)라는 경보는 강박적이고, 주체의 불완전한 포섭을 강제한다. 그러니까 이러한 신체는 매끄럽게 움직이지도 온전한 중심을 지지받지도 않는다. 사실상 이러한 가시적인 물리적 대비, 거대한 구조물과 신체의 부조응적인 조우가 드러내는, 시스템 아래 포획된 신체는, 중첩된 사운드 레이어로써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예컨대 일종의 신체를 육화하는 현과 그것을 뒤덮는 전자음악은 이런 두 층위를 간극으로서 드러낸다. 신체들은 일종의 게임의 룰을 따른 전자음악의 일정한 박자로 움직이고 라이브 리듬은 이것을 가르며 그 자체로 신체의 부분들로 자리한다. 한편 가시화된 신체들은 어떤 공동체를 이루지 않고 대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인 욕망의 덩어리로 묶일 뿐이다. 곧 뒷사람을 따라 가는 듯한 처음의 동작은 어느새 쫓기는 앞사람의 모습이 강조되는 것으로 연장된다.

    음악이 꺼지고 무대를 뛰는 움직임이 한동안 계속된다. 이러한 숨 차는 신체의 현존은 가상의 주파수로 가득 찬 무대를 물리적인 실제의 부피로 바꾼다. 하지만 도시와 신체의 중간 지대는 신체의 현존이라는 메시지 차원이 아닌 무대의 전후를 나누는 그야말로 인터미션 차원에 그치게 된다. 거대한 구조물은 오브제로서 하나의 거대한 신체 덩어리가 되어 그 자체로 육박하고 동시에 반사체의 이미지 기계가 된다. 이러한 구조물이 중간에 만드는 하나의 검은 구멍은 보이지 않는 소실점이 되는데, 여기서 무용수들은 하회탈을 쓰고 뒤로 돈 채 춤을 추기 시작한다이와 약간의 시차로 드러나는 프로시니엄 아치의 텅 빈 구멍에서 뻗어 나온 바람 풍선의 춤은 텅 빈 신체로서 이 공연이 이야기하는 매스게임의 명징한 기표지만 한편으로 작품의 코드를 확정 짓는 시지각의 과도한 투여이다. 드러나지 않기와 암흑을 지향사라지기로서 춤은 이중의 암흑을 가시화한다. 이것은 그야말로 주제적 차원에서 춤으로서의 해방을 의미하는가? 아님 매스게임의 또 다른 제식 차원으로의 도약을 지시하는가? 

    이 작업은 다양한 매스게임의 소재적 차용을 토대로 현대와 전통을 엮고 있지만, 그것은 구체적 메시지를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적 유희가 풍부한 이미지 구조물과 움직임의 변용을 통해 구체화될 뿐이다. 이러한 무지향적 지향의 표피적 전략은 표면의 새로움과 함께 스테레오타입적 반복의 기시감을 준다. 다양한 동작의 차이는 무용수들이 갖는 개별성과 음악적 기울기에 따른 변별점으로부터 획득되지만, 이것을 꾀는 안무의 중핵은 사실상 찾기 힘들다. 거대한 구조물의 압도적인 시각은 그 자체로 또 일부 신체로 조응하는 동적 움직임으로 독특함을 갖는 반면, 이것이 이루는 공간성은 그다지 정교하게 서사를 구축하지는 않는다. 무용수들의 자율성은 어쩌면 안무의 어떤 지침이 부재하는 가운데 고립으로써 쓰인다. 음악과 미술, 신체들 모두 과도할 정도로 투여되는 반면, 그 스펙터클적 구현에 치중되어 앞선 현대인의 실존과 같은 상투적 메시지를 반복할 뿐이다. 곧 제목에서 오는 흥미로운 소재와 무대 위 시각적 구현은 특기할 만한 반면, 그것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김민관 편집장 mikwa@naver.com

    [공연 개요]

    공연명: 매스?게임! (MASS?GAME!)

    공연 일시: 2019. 1. 26 SAT - 27 SUN 5pm

    공연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장은정무용단

    관람연령: 초등학생 이상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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