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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SPAF] 다비드 쥬셀송, 〈네안데르탈인〉: 인간의 주관적 언어들―과학, 역사, 사랑
    REVIEW/Theater 2026. 5. 27. 13:38

    다비드 쥬셀송, 〈네안데르탈인〉[사진 제공=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이하 상동).

    〈네안데르탈인〉은 인류의 출발선상의 시간 위에 역사의 시간을 겹쳐놓는데, 이는 집단 유전학자들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DNA 연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과 분쟁이라는 역사적 현재와 중첩되면서 자연과학에 대한 정치적이고 지정학적인 판단을 포괄하게 됨을,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인류를 가능케 한 인간의 특성에 대한 질문으로 연장됨을 의미한다. 

    DNA는 그러한 특성이 새겨지는 독해 가능한 ‘책’으로서, 그것이 속한 지역적 장소성과의 관계를 통해 고찰 가능한 것으로 전제되는데, 여기서 앞선 두 국가 중 예루살렘의 주인이 누구냐에 대한 기존의 사료를 대체해서, 인류의 고고학적 증거를 찾는 것이 정치적 야심의 일환에서 연구 지원에 대한 새로운 목표가 되는 것과는 달리, 과학자의 질문은 오히려 장소성으로서 DNA를 근본적인 인문학적 차원으로 수렴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DNA가 과학적으로 무엇이냐가 아니라, 우리가 궁구하는 의미를 DNA가 어떻게 구현하고 있느냐를 찾는 것이 된다. 

    〈네안데르탈인〉은 지난한 두 국가의 분쟁을 뉴스 방송 자료들을 가져와 실험실 바깥 구석의 스크린으로써 접붙이면서 무균 상태의 실험실과 대비를 이루는데, 이 자료로서 텍스트는 그 안의 존재들에게 대화로 확장되지는 않지만, 심리적인 지배 효과의 불순물로 세계에 침투한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간의 유전자가 혼합된 존재 양식을 이루는 공통의 시대가 있었다는 건 네안데르탈인이 호모 사피엔스 전의 ‘더’ 미개한 존재가 아니었으며, 새롭게 인류를 규명하는 판단의 핵심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직접적으로 다뤄지는 것이라면, 그 심층에는 그 존재 자체에 대한 앎의 충동이 작용하는 듯 보인다.

    곧 이 먼 인류에 대한 연구 자체에는 무언가 신비하고도 낭만적인 차원이 있는데, 이는 〈네안데르탈인〉에서 사랑하는 존재 간의 여러 서신의 형식―내레이션 음성으로 표현되는―에 상응한다. 곧 편지는 누군가에게 닿을 것을 고대하며, 그 시간의 간극 안에서 쓰는 언어인 것처럼,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존재의 비의를 말해주기를 기원하는 것, 그 머나먼 시간의 거리가 극복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 연구에 전제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DNA라는 매개가 있는데, 곧 DNA는 머나먼 낯선 타국에서, 아주 오래 전의 시기에, 어떤 존재의 흔적에서 검출될 때 마치 그것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그에 대한 서사를 들려줄 것으로 반복적으로 전제되곤 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이 과학 연구의 차원을 과학자 개인의 존재에 대한 고찰로서 문학적 승화를 이루는 동시에, 관객에게 일정 정도의 지식을 선행하여 매개함으로써 렉처가 아닌, 대화의 방식 안에서 담론의 포자를 퍼뜨리려고 하는데, 이는 이 작품의 심층적 기호로서 관계가 우선함에 상응한다. 
    곧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그가 호모 사피엔스와의 관계를 맺었던 존재로서 그는 재의미화되는 것처럼, 또한 암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로자와 뤼도의 대화, 그리고 로자와 뤼카의 연구실 안의 대화 모두, 연구자 간의 지식의 교류가 새로운 지식으로 배합되기보다는 애정으로 전화되(기 위해 기능적으로 자리하)는 것처럼 관계와 대화의 차원은 작품을 따르자면, 인류의 근원적인 유전자의 발현으로 갈음지어질 수 있을 텐데, 어쩌면 이러한 차원에서, 〈네안데르탈인〉은 엄밀한 지적 여정의 전개 양상으로부터 다소 느슨하고 해이해지는 데 가깝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연구의 결과가 선명하게 정위되는 대신에, 오히려 사실 차원의 표면적 정보로 각하되는 듯 보인다.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분자생물학 심포지움은 객석으로 직접 말을 거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DNA는 A, G, C, T, 총 4개의 코드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이것의 미묘한 순서의 차이로써 어떤 독특한 특징이 발현됨을 관객석의 열에 비유해 체현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지식의 유희적이고 수행적인 학습이 이후의 지식 체계를 구성하는 데 어느 정도 유효한지는 의문인데, 이는 대화 자체의 목적이 단지 그 대화 자체에 있다는 역설이 뒤따른 결과일까. 

    뤼카를 위시한 연구팀에 속한 아델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가운데, 딸에게 남은 기억만큼의 사랑을 각인하듯 절절한 편지를 쓰는데, 그와 대구를 이루는 건, 또는 그것이 상상적으로 되돌아오며 해소되는 건 뤼카 앞에 홀연히 나타난, 노벨상의 주역인 뤼카 아버지의 등장으로, 그가 꺼내 놓는 신과 아들의 DNA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한 장의 지도는, 마치 네안데르탈과 인류의 친연한 관계를 환상적으로 선취한 이미지와 같다. 


    그것은 데우스엑스 마키나적 존재이거나 외삽된 기호에 가까워 보이는데, 마치 먼 과거로부터 온 또 다른 미래의 형상이 그의 손에 붙들려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곧 그의 등장은 마치 꿈속 방문 같이 묘연한 느낌으로 비현실적인 차원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데, 이는 그것에 크게 놀라지 않는 뤼카로부터 그 경계가 의심되거나 각인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기인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둘의 절연에 가까운 관계였음이 짐작되는데, 그 동기는 이 필연적인 혈연의 관계성 외에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마치 아델이 딸에게 보내는 호소와 다짐이 뒤섞이는 절대적인 지향의 관계에서처럼. 

    반면, 아버지는 뤼카의 편집증적 청결에 대한 연구 윤리의 연장선상에서 그 지도가 의심됨에 따라, 곧 아버지의 비대한 자의식, 감정 과잉으로 치부되며 부정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과학적 진리의 차원에서 아버지와 자신의 영역을 구획짓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가 아버지에게 의존되어 있었음을 스스로 부인하는 차원에서 과학적 규제로써 자신을 엄호하는 데 가깝다. 

    그러니까 과학의 언어는 여기서 관계에 대한 완벽한 매개의 기호가 되는데, 그것은 주체의 필터에 의해 승화되거나 부인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 번은 공통됨의 필연을 기념하는 의미로 다른 한 번은 실험 대상의 착오에 의한 실패라는 무의미로 ‘산출’되는 경로의 믿음 혹은 자의성은, 결국 다시 과학의 어떤 중핵, 곧 과학과 주체의 주관적 판단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으로 결코 객관적이지 않은, 과학이 지닌 그 결정적 의미의 출구를 (재)형성하고 있지 않은가. 

    과학의 오염에 대한 경계와 분리, 정화에 대한 강박은 살균되고 있는 실험실 안 창문에 번져 가는 로자와 뤼카의 키스로 인한 포자들과 같이, 그리고 그것이 처음 로자와 뤼도의 어둠 속 첫 사랑의 순간에 곧바로 오버랩되는 것과 같이, 그러니까 그 사이에는 어떤 관계의 변화도 들어 있지 않기에 마치 똑같은 사랑이 두 번 반복되는 것 같은, 이러한 불꽃 튀는 애정 신은 관계에 있어 마치 어떤 분리도 불가능하고 또한 뛰어넘을 수 있다는 듯이 펼쳐지며, 과학의 강제적 언어와 대비를 이룬다―여기서 불륜으로 표기되어야 할 두 번째 그 사랑은 첫 번째 사랑과 분기되지 않고, 그것에 겹쳐지며 ‘사랑’ 자체로 환원되며, 자신의 부정적 차원을 은폐한다. 사랑의 표현은 과학의 사후적 언어를 해제하며 현재의 사건으로서 예외적인 순간을, 그 이후의 파생된 시간의 계열이 그리는 어떤 형태―아버지와 아들의 유전학 정보를 담은 지도와 다른, 샌드 드로잉으로 표현되는―로 연장된다. 

    현생 인류의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이 뒤섞여 우리 인류의 DNA 일부로 네안데르탈의 그것이 남아 있다는 전제와 같이, 분리된 종들의 범주적 지식의 내파는, 그 불분명하고도 흐릿한 기원적 역사의 기억에 대한 이미지는 이 관계에 대한 숙고로부터 역설적으로 획득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학이 분리적이며 강박적인 것으로, 곧 부정적 태도의 차원으로 환원되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에서, 역사 역시 국가적 경계, 인종적 차원의 대립을 만드는 무지와 야만의 영역으로 현상되는데, 이는 닫힌 과학실을 뚫고 들어가는, 바깥에 놓인, 시간적 틈새로 열리곤 하는 스크린 속 뉴스가 말하는 역사의 증거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된 상황의 경과를 지속적으로 보고한다.

    자그레브로 네안데르탈의 뼈를 구하러 가서는 돌아오지 않던 아델은 세르보크로아트어를 사용하는 밀라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이 세 번째 사랑 역시 우연하고도 즉흥적인 것으로 감각된다, 그렇지만 이는 밀라의 캐릭터성의 차원과 결부된 어느 정도의 이유가 있다. 밀라는 “검은 호수”, “약한 바람”과 같은 문학적 메타포와 같은 단어들을 읊조리는데, 이는 다른 두 언어가 횡단하는 지점에서 서툴게 뱉은 언어적 조각이 구체성을 갖지 않고 단지 추상성에 입각한 형상을 띤다거나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정초하는 과정에서 그가 언어를 더듬거리기 때문에 역설적인 차원에서 언어의 원초적인 형상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언어의 서툶은 역설적으로 아델에 대한 밀라의 사랑의 크기를 의미하며, 그것은 국경과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의 힘을 재확인시킨다. 또한, 밀라가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벌어진 집단 학살의 피해자들을 묻기 위해 엄청나게 큰 구덩이가 파진 그 현장에서 집단 학살의 증거를 연구하는 건 실종자의 신원을 되찾고 그들을 애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의 연구는 지식 자체가 아닌, 인간에 대한 애도를 위해서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과학의 기능적 차원의 활용이라 할 수 있다. 

    밀라의 사랑은 기억을 망각해 가는 아델이 자신의 딸에게 호소하는, 그의 짧은 삶과 대비되는 딸의 긴 미래의 간격, 그리고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절박해지고 증폭되는 그의 발화―딸에게 전적으로 쏠리는 사랑―, 그 여분의 그가 망각하고 있는 삶의 떨어져 나가는 일부들―그가 단지 일방향적으로만 도움을 줄 수 있는 또는 도움이 되어야 하는―, 곧 자신과의 사랑을 제외한 다른 많은 양태의 그 시간들을 모두 태연하게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네안데르탈인〉은 인류에게 전해지는 하나의 신화를 읊는 것과 함께 끝나는데, 이는 영험한 숲과 공존하며 살아가던 인간이 그에 대해 어렴풋한 이야기만 갖게 되는 현재의 시점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서술한다. 수많은 역사의 모습들은 하나씩 사라져 가지만, DNA는 그것에 대해 의미를 함축한다. 곧 이야기로부터 인류의 진실을, 역사를 끌어낸다. 무엇보다 신비한 건 그 이야기에 대한 믿음, 아니 이야기로서 믿음으로, 이는 우리가 믿고 행하던 시대의 사라짐을 그 이야기가 보증한다기보다 그것과 같은 형식적 차원으로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 DNA는 우리에게 우리와 다른 삶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 삶을 되비추어주는 것 아닐까. 

    김민관 편집장 

    10.31.Fri. 7:30pm11.1.Sat. 3pm11.2.Sun. 3pm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150분

     

    각본 및 연출: 다비드 쥬셀송

    출연: 다비드 쥬셀송, 아델린 기요, 피터 드 그라에프, 마리나 켈체우스키, 로르 마티스, 엘리오스 노엘

    라이브 샌드 드로잉: 마린 딜라드

    첼로: 발렌틴 무수

    조연출: 오렐리앙 아마르-파디스, 제이드 매니앙

    세트 디자이너: 리사 나바로, 협력자 마르고 네시

    조명 디자이너: 제레미 파팽, 협력자 로즈몽드 아람부르

    비디오 디자이너: 제레미 셰이들러

    인터랙션 및 비디오 디자이너: 제레미 가스통-라울

    음향 디자이너: 루아크 르 루, 협력자 오란 듀클로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제레미 아르카슈

    의상 디자이너: 벤자민 모로, 협력자 플로렌스 드밍종

    조연 작가: 켄탱 리우알

    예술 자문: 쥘리엣 나비스

    총무 무대 감독: 실뱅 타르디

    무대 감독: 케일라 크로그

    세트 제작: MC93, 세느 생 드니 문화의 집

    총괄 매니저, 투어 매니저: 누라 사이루르

    프로덕션 매니저: 레티티아 파바롱

    홍보: 알터머신 / 캐롤 윌르모

     

    투어 팀

    조연출: 셀린 고디에

    총무 무대 감독: 실뱅 타르디

    무대 감독: 니콜라 에노, 케일라 크로그

    조명 매니저: 마린 르 베이

    음향 매니저: 루아크 르 루

    비디오 매니저: 쥘리앵 레이스

    의상 매니저: 알레트 리카르

    과학 자문: 에블린 헤예르, 소피 라포스 (생태인류학, 뮈제 델롬), 시릴 르 포레스티에 (고고인류학, 인랍), 쥴리 비르겔 (CAGT)

    제작: 콩파니 류 디

    공동 제작: 디종 부르고뉴 극장 - 국립극장 센터, 로리앙 극장 - 국립극장 센터, 랭스 코메디 - 국립극장 센터, 제라르 필립 극장 - 생 드니 국립극장 센터, 세나르 극장 - 국립무대, 투루즈 오시타니 CDN, 제네바 코메디, MAIF 소셜 클럽, 아비뇽 페스티벌, 르 카날 - 레동 지역극장, 아를 극장, 말라코프 국립극장, MC93 세느 생 드니 문화의 집, 르 갈리아 극장, 쇼이시 르 루아 극장

    후원: 프랑스 문화부 DGCA, 라 비에 브레브 - 파리 아쿠아리움 극장, CNDC - 극장 우베르

    프로젝트 재정 지원: 일 드 프랑스 지역 및 발 드 마른 지방 자치단체

     

    영감 출처

    네안데르탈인: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스반테 페보), 자유를 여는 연결고리(2015), DNA의 다크 레이디 로잘린드 프랭클린(브렌다 매독스), 여성-앙투아네트 푸크(2012), 무덤 파는 사람들(타이나 터보넨, 2021)

     

    감사의 글

    프레데릭 아이 투아티, 샤리프 안두라, -마르크 바르방스, 카롤린 바르노, 라자 벤-포랏, 엘로디 부에덱, 마르틴 봄, 잔 칸델, 알렉상드르 카푸토, 베네딕트 세루티, 야닉 콰이라, 세르반 듀코르, 세바스티앙 에브노, 델핀 에케, 얀 피터스, 마농 크뉘제, 이자벨 르 베르, 크리스텔 마르코엔, 세르주 랑고니, 아르노 세기리, 조세핀 슈페

     

    세트 및 기술 장비 대여

    CEA / 제노스코프 시퀀싱 연구소, 부상 인민 극장, 마지크-서컨스탄시엘 컴퍼니, 델핀 에케, 라 비에 브레브 - 파리 아쿠아리움 극장, 디종 부르고뉴 국립극장 센터, 랭스 국립극장 센터

     

    출판: 네안데르탈은 류 디 출판사에서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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