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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혁진, 〈Extinction_ver.2〉: 소멸에 대한 매체 혹은 소멸을 향한 의식
    REVIEW/Dance 2026. 6. 13. 13:42

    전혁진, 〈Extinction_ver.2〉[사진 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혁진 안무가의 〈Extinction_ver.2〉(이하 〈Extinction〉)는 무대 위의 무용수에 대한 전혁진의 촬영 행위를 통해 카메라라는 매체가 기록한 잔상을 스크린으로 다시 연장함으로써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을 맞물리게 한다. 여러 다른 관점들의 분포로 매개되는 무대에 대한 시선은 그림자처럼 무용수 언저리를 자리하는 전혁진의 신체 양상에 대한 주목과는 달리, 지배적이다. ‘소멸’이라는 제목은 사진이 남긴 현재의 사라짐이라는 현상을 초점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Extinction〉에서, 소멸에 대한 기록, 곧 소멸 직전의 기록과 소멸 자체가 파생하는 정동의 차원은 각각 사진으로 또 영상의 언어로 나타난다. 

    촬영과 프로젝션의 부가적이고 연장적인 차원의 매체 활용에 더해, 또 하나의 매체는 일종의 영화로서 스크린이다. 이는 네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무대의 장을 지정한다. 남자와 여자의 대화―자막으로 병기되는―는 문학적이며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진실을 향한 물음들을 동반한다. 시간을 찾고 있다는 남자의 말은 봤는데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이어지는데, 이는 기억의 불분명함으로서 분명한 자취의 모호하고도 연약한 특성을 이야기하며, 이는 “portrait”라는 오프닝 크레디트 차원의 영상이자 첫 번째 장으로 분별된다. 

    전혁진의 행위는 무대에 사족처럼 따라붙는다. 무용수의 몸짓과 그것은 분리되어 있고, 두 남녀의 대화처럼 그것은 상호적이지 않다. 그것은 미래로의 유예를 위한 작동이며  표현의 양태를 비켜선다. 이는 무대라는 프레임 자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관찰되는 대상으로서 시연성을 부각시키고 그에 따라 그 표현의 순전한 형식을 분산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관찰되고 포획되는 대상-이미지로 결정한다. 주체의 형식은 이전된다. 그것은 관찰하고 포획하는 주체의 도래할 이미지로, 그 이미지의 자원으로 유예되며 현재를 박탈당한다. 그것은 시간적으로 또 공간적으로 프레임에 갇힌다. 

    〈Extinction〉의 배면에 깔린 소멸된 시간에 대한 어렴풋한 서사는 사라짐을 증명하는, 사라짐을 발화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부합한다, 움직임의 순간성, 사라짐 자체로서 발화하는 움직임이라는 무용의 차원보다는. 하지만 이 사진의 행위 자체를 무용으로 볼 수 있을까. 곧 또 하나의 몸짓은 바로 이 순간의 움직임, 사라짐으로서 움직임을 찍는 전혁진의 몸짓이다. 이 이질적인 몸짓과 그 안에 닫히는 몸짓이 지닌 시연성, 무대 위의 무대의 특질 안에서, 관객은 관찰자 전혁진의 시선을 경유해 무대를 대상화한다―전혁진의 시선이 우리에게 체현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는 무대는 더욱 대상화된 몸짓들을 구가할 수 있다. 

    특히, 정재우의 자기 반향으로서 움직임, 신체 일부가 떨어져 나오는 것 같은 세부의 몸짓과 그로부터 요동하는 의식, 신체 전반의 경로에 대한 의심과 유예의 차원은 소멸과 그것을 좇는 관찰의 시차를, 틈새를 그 스스로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소멸이라는 주제는 이 춤의 정립에 대한 의심, 매끈한 총체적 시간과 신체에 대한 물음 속에서 몸에서 먼저 실천되고 있는 것 아닐까. 이 미소한 실천이 거대한 프레임의 이미지와 숭고한 음악적 시간 안에 잠기며 어쩌면 또한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김민관 편집장 

     

    2024.10.31 목요일 16:00, 19:30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안무 전혁진
    출연 정재우 최연진
    비주얼디렉터 무대감독 정승재
    무대 조감독 김미정
    조명 탁형선 Arko
    음향 김경남 Arko
    비디오그래퍼 박수명, 쿤스트(Kunst)
    현장편집 민지호
    작곡 김재덕
    의상 서무빈

    총괄 PD 오선명 Arko
    AD 노혜인 Arko
    웹디자인 정경우
    포토그래피 BAKI
    영상촬영 한필름(Han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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