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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 서사로서 몸 VS 서사라는 이미지
    REVIEW/Dance 2026. 6. 14. 14:55

    김민 안무가의 〈라이트 인 더 베이스먼트〉(이하 〈라이트〉)는 현실의 입구에서 환상을 경유하고 돌아온  찰나의 한 순간을 그리는데, 어쩌면 이는 이 환상이 유지되고 있음을 가리기 위하여, 곧 그 환상이 깨어지지 않을 정도의 그 내부의 장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침없이 단 하나의 순간만을 기약하며 달려 나가는 듯 보이는데, 이 밀도의 차원은 다분히 집단적 축의 이동과 배치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선회와 교차, 그리고 초점으로 결정되는 손 안의 빛―손전등―으로써 수여된다. 

    이 동력은 곧 수상한 것인데, 이 세계가 빛을 향한, 빛을 동경하고 흠모하는 집단의 광기와 일차원적 본능에 충실한 것이라는 지점이 인물들의 유일한 특징으로 자리하면서 서사의 전부이자 결말을 장악한다는 것이다. 곧 서사에는 어떤 결락이나 틈, 주체의 동기가 주어지지 않고, 일종의 힘의 배분과 그에 따라 성립하는 일시적인 정의와 질서만이 자리하게 되는데, 이는 몸 자체의 다양한 지층적 구성 대신에 하나의 템포로서 리듬을 구축하는 것으로, 속도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으로 향하며, 그리하여 중단 없는 신체적 발산을 통한 극적 이행의 순간 안에 자기 구속 되는 상황을 맞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종의 구조 안의 이미지, 프레임 속 존재라는 전체 매체적 연장의 방법론적 기술과 중첩되는 부분이다. 

    처음 중앙의 엘리베이터 이미지에 발걸음 소리가 인접되는 것에서 시작해, 프로젝션의 영상 이미지 아래 그곳으로 들어가는 실제 사람의 뒷모습이 동기화되는데, 이때 인물은 그 영상과의 싱크를 맞추어야 하며, 또 맞추기 위해 존재하게 된다. 이것이 만드는 영화적 장면은 하나의 ‘환상’이면서 환상임 직한 무엇을 향한 시도를 드러낸다. 곧 환상의 서사적 차원은 순전히 내속적이라기보다 그 외부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서사 내부에서 환상이 출현하기보다 서사 자체를 환상으로 바꾸는 과정에 다름없는 것이다. 

    결국, 이는 서사를 구성하는 것에 앞서, 그 서사를 환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열정, 곧 환상성을 향한 열정 자체가 안무의 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트〉의 극 중 극의 구조는 철저히 극을 창조하고 만들어 내며 거기에 동화시키기를 꿈꾸는 자의 상태, 그 외부에서 조작하는 이야기라는 특질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안은, 포개어진 전반의 내용은 그 막 안의 탄탄한 장력으로서, 밀집된 에너지로서 그 환상이 유지되고 지속될 수 있는 형식적 차원으로만 자기 근거의 충분함을 만족시키며 그 안에 포개어진다. 

    오와 열을 맞추어 집체를 이룬 이 일군의 사람들은 지하실의 한 줄기 빛에 반응하고 거기에 끌려가는 특성 없는, 하나의 욕구로 동기화된 존재들로 볼 수 있는데, 천장의 바텐이 내려오면서 공간과 존재의 대비가 부각되며, 곧 하나의 공간에 예속된 존재들의 서사가 창출되며, 이는 극장의 장치적 기반 자체를 명시하지 않는다. 어둠에서 완전히 밝아지는 조명의 대비 역시 빛의 서사를 공간적으로 확장한 것으로 인식되는데, 서사를 초과하지 않는 이 같은 과정에는 존재들의 일의적인 특성을 물리적인 배치의 명확함으로 이전하는 안무의 기술이 전제된다.  
    역동적이지만 독특하지는 않고 밀도의 엔트로피가 유지되지만 입체적인 흐름과 변이가 구성되지는 않는다. 이는 물리적 차원에서 오브제를 활용한 몸의 행위와 몸짓이 하나의 평면 아래, 서사 아래, 극장이라는 환경과 결부되어 그 위에 혹은 그 바깥의 레이어 없이 진행될 때의 지난 작업과 비교했을 때, 이전 작업―가령 〈Are You Guilty?〉―이 생생함, 몸의 긍정적인 연장으로 생각되었던 것, 그리고 일종의 연극적 캐릭터성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던 부분은 극적 행위의 차원이 몸의 실재적 차원을 초과하지 않는 차원에서 일어났음으로 그 해석을 새롭게 구성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라이트〉는 몸의 내부적 작동 기전이 집단적 확장으로 표현되고, 상호 얽힘의 순간이 그 광활한 집단성의 구축을 위해서 가동될 때, 무대를 유예하고 무대 자체를 환상의 터전으로 바꾸는 과정을 서사의 광대함으로 기실 광대한 서사의 단순함으로 펼칠 때 이전 작업들의 미덕을, 몸이라는 매체를 더욱 납작한 무엇으로 바꾼다는 인상을 주며, 이 밀도를 당위로 삼는 서사와 몸으로 구성되어 가는 밀도로 기입되는 서사는 분명 차이가 있으며, 그 경계선상에서, 그 과도기에 이 작품이 위치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김민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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