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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령의 체온》(김민훈 기획): 잔여적 정동 또는 신체
    REVIEW/Visual arts 2026. 7. 30. 17:49

    접붙는 작업들

     

    전시 《 망령의 체온 》 ( 기획 :  김민훈 ,  작가 :  곽지수 ,  김문기 ,  김민훈 ,  우수빈 ,  유세희 ,  하슬기 ,  허수연 ) 전경©스튜디오 유물(이하 상동).

    망령의 체온(기획: 김민훈, 작가: 곽지수, 김문기, 김민훈, 우수빈, 유세희, 하슬기, 허수연)은 각자의 작업의 흔적, 부산물, 잔여 같은 것들을 재방문하여 끄집어내 재구성하는데, 버려지고 유예되고 망각된 그리하여 자기 내 결여-과잉으로 합성되는 어떤 정동의 사물들로서 그러하다. 이는 비체이거나 퀴어이거나 타자인 어떤 사회적 존재의 차원을 친근하면서도 그리하여 자기 연장적인 내부의 측면으로 다시 갈음하면서, 곧 자기 존재론적 시차로서 기입하면서 나타나는 부분이다망령의 체온은 규정되지 못한 채로 존재와 부재 사이를 맴도는 흔적들이자 저마다의 사적인 기억에서, 작업의 변두리에서, 사회의 변두리에서 밀려나 끝내 이곳에 남기를 선택한 눈덩이”(김민훈)이다. 망령이라고 하기에는 거기에 마치 체온이 있다.

     

    망령의 체온은 겹으로 쓰인다. 작품과 작품은 촘촘하게 박혀 있고, 모든 것은 다른 것의 사이를 차지한다서로는 서로의 (지지체적) 주변이 된다, 또한 서로의 주변으로서 자신을 침범해 온옴을 맞닥뜨린다주객이 뒤집힌다. 특히 두 개층의 전시 중 먼저 5층에는 집약적으로 모든 작가의 작업이 축적되는데, 이는 천장, 중간, 바닥으로 나뉘는 벽의 구분을 임의로 구성하면서 3개 층의 작품들이 단속적으로 뒤섞이고 교란되며 자기의 본래적 위치성을 잃어버림을 의미한다작품의 군집은 더 확장된 차원의 연결-접속 아래에서 형해화된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이 엔트로피적 상황으로부터 사방을 뱅글뱅글 돌며 작품의 기원을 재정리하여 오히려 어지럼증을 무마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김문기, 취약한 상자 안의 감각

     

    김문기는 사랑안해(2026. 지류함 ¼, 휴지, 스카치테이프, 중성보존상자, 만화, ph 테스팅 펜, 페인트(swiss coffee), 나무 톱밥, 화스너, 석고, 철근, 스핑크스 곤충핀, 시가 곤충핀, lab 라벨 테이프, 글루.)로서 8칸의 지류함과 그 안의 개별 작업들, 그리고 그 지류함 위의 자두치킨을 하나로 묶는데, 자두치킨은 실화를 극화한 동명의 그래픽노블에서 찢어진 실제 조각을 나무 쪼가리로 빚은 악기 타르 형상 위의 본래 양가죽을 덧댄 부분에 붙여 둔 조각으로, 목숨처럼 아끼던 악기가 부서지고 나서 죽음을 기다리던 주인공 나세르 알리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자두치킨은 만화라는 환유적 실재로써 만화의 공백을, 내재적 불가능성을 은유하며 완성한다, 마치 비워진 조각이 찢어지기 이전 만화의 그 공백을 채우고, 새로운 신체적 가능성으로 변용될 수 있다는 듯그것은 물론 과거를 믿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노정하는 것이다. 중성산성과 알칼리성 사이에 위치한보존상자를 사용한 각종 조각들의 유물적 보존 형식은 시가 곤충핀으로 군데군데 수직으로 꽂아 넣은 테이프로 만든 어느 정도 쭈글쭈글하고 투명하며 무너지기 쉬운 취약한 신체성의 여러 양태들로 연장된다.  

     

    하슬기, 시간의 지층으로서 겹

     

    하슬기의 던 것시리즈는 완성된 조각을 갈아서 만든 종이죽을 평평하게 늘어뜨리며 일정한 결의 무늬와 솔기를 가진 얇은 판형의 층을 더해가는데, 마치 커다란 가리비 같은 조개 종류의 단단하게 결정된 껍데기, 곧 무기물의 특성을 강하게 띠는 것처럼 보이고 또한 어느 정도 평평한 이미지 차원과 약간의 색감적 구분주로 채도적 강도의 차이과 전체적인 층의 미세한 차이로써 전이되는 명도의 차이는 마치 지도의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더군다나 죽에 든 수분이 증발됨에 따라 조각은 단단해지며 더 선명한 경계들의 지대로 변모하면서 그 평평함으로수축된다. 여러 평면들의 조합으로서 조각은 3차원의 세계가 2차원의 평면에 놓임으로써 불복하고 수그러들며 또 파이고 우굴거리며 덩어리로서 질감을 기입한다

     

    우수빈, 과정 중

     

    우수빈의 작업은 대체로 Hanger(2026. 드로잉, 조각, 작업노트 등의 세부사진, 가변설치.)로 뭉뚱그려지는데, 5층에서는 주로 작가의 글의 일부를 찍은 사진들이 자리하며, 6층 옥상에서는 그것이 증폭되고, 청동검을 만든 거푸집(2026. 실리콘, 유토, 구운 철사, 가변설치.)을 배가한다

    이는 수도 배관과 전기 배선들이 튀어나온 공간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 배관 위에 칼 끝에서 전선들이 튀어나온 청동검이 올려져 있고, 그 앞으로 에메랄드빛 거푸집이 반으로 그 청동검의 양면을 각기 나타내며 갈라져 있다

     

    이 청동검과 거푸집은 또한 부분으로 확대되어 각종 사진에 담겨 있는데, 그 모든 것이 널브러져 있다. 곧 모든 것이 일종의 파편의 이미지로서 난반사된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은 큰 방으로 들어가서는 전쟁에 대한 서사, 이미지 등의 확충으로 연장된다

    이때 그 서사의 재현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다만 파편의 이미지로 연속된다는 점이 중요한데, 이는 역설적으로 그 서사를 옮기는 데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그 서사에 이르는 과정의 여러 착상과 시도의 흔적 자체가 작업의 표현 양식임을 드러낸다. 그 종착지에 청동검의 열화된, 변주된 이미지들이 있다

    그리고 이 서사는 5층 전시장 시작점부터 작업자로서 자의식과 고민 등을 한글 프로그램의 맞춤법 체크 빨간선이 해제되지 않는 가운데, 타이핑된 문장들의 자연스러움과 투박함을 경유해 전시 자체에 대한 서사, 목소리를 제공한다

     

    유세희, 파편의 알레고리

     

    유세희의 온도와 껍데기(2026. , 가리비, 홍합, 동죽 껍데기, 알긴산나트륨, 가변설치.)는 공간 바깥 벽에서, Radiating Piece(2025. 조개 껍데기, 섬유, 알긴산나트륨, 가변설치.)는 공간 안쪽에서 이 파편 이미지들로서 우수빈의 작업과 대응하는데, 그것은 또한 오래된 건물의 낡음에 조응한다. 전자가 실제 호스가 떨어져 나간 2개의 벽부형 수전의 자리에 그 떨어져 나간 호스 자체의 파편으로 대응한다면, 후자는 부동수전의 형태에 대응하며, 그것 자체를 새롭게 구성하거나 그것을 감싸서 완전히 대체하고 있다

     

    유세희의 또 다른 작업은 5층 전시장 구석, 철재 선반 위에 다양한 오브제를 모은 것인데, 그것들은 일종의 편지를 노루지, 캐스팅 유리 등을 통해 재현, 변주한 것으로, 그것은 제목과 같이 잘못 온 편지(2026. 캐스팅 유리, 15×15cm.)이다. 또는 잘못 온 공간(2026. 캐스팅 유리, 15×15cm.)이다. Prioritaire. If undeliverable please return to:(2026. 캐스팅 유리, 노루지, 가변설치.)우선 배송, 수취인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다음으로 반송에서처럼, 그것은 미래를 기약하는 게 아니라 이미 잘못되어 버린 무언가이다

     

    그런데 내용이 없는 이 편지 형식으로서 작업들은 왜 처음부터 잘못된 채로 제시되는 것일까. 왜 발신자도 수신자도 아닌 제3의 장소성을 경유하고 있는 것일까. (“주인으로서) 근거를, 도착점을 지정하고 있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왜 흔적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려 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 은밀한 여정, 탐색에 대한 충동 같은 걸 내장하는 듯 보인다. 곧 장소성 없음을 가리키는 지표적 흔적으로서 작업들

     

    한편, 옥상 작업과 같이 벽면에 퍼진 작업들은 위쪽에 위치하며, 두 벽이 서로 마주하는 가운데 설치되어 있다. 정사각형 타일에 내접한 삼각형을 중심으로, 그 도형을 연갈색으로, 그 나머지를 검은색으로 나타낸, Tiles(2026. 조개 껍데기, 알긴산나트륨, 30×30cm.)과 잔해로서 시간성을 드러낸다면, 온도와 뼈(2026. , 가리비, 홍합, 동죽 껍데기, 알긴산나트륨, 가변설치.)는 기약 없는 경로, 윤곽 자체를 그리는데, 그것은 어떤 전체의 일부로서 기능하면서, 그 전체가 가늠되지 않는 차원에서 파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과 같다

     

    곽지수, 유령적 공작

     

    곽지수의 작업들은 이미지를 수집해서 잘라내고, 또 오려붙이고 하며, 이미지를 전유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것은 거의 유령이라는 이름을 취하고 있다. 가령 Ghost(2026. Digital print on paper, remainder after cutting out, 31×22.5cm. (framed))의 경우, 세 개의 비슷한 크기의 손가락들을 하지만 색이 다른 손가락들을, 상중하 각각의 부분으로 잘라내 붙인 작업으로, 그것은 온전히 이어지지 않고 간극을 갖고 있지만, 이상적 아이디어에 대한 차원을 유희적으로 지시한다

     

    유령은 실은 존재하지 않지만, 가상적이며, 그 공작의 차원에서 저자를 유희로써 드러낸다. 반면, Ghost(2026. Digital print on paper, remainder after cutting out, 31×22.5cm. (framed), Source image: Unsplash, https://unsplash.com/photos/close-up-photo-of-persons-eye-fvInY-Gh7sc.)의 경우, 왼쪽 얼굴 정면의 눈을 파내어 유령을 만들고자 하는데, 이때 찢기고 균열이 간 사진은 배경지와의 간격과 조각적 차원의 입체성을 얇게 드러내게 된다, 마치 그것이 액자에 진열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는 듯

     

    이러한 틈은 Sorry, Sorry(2013-2023. Strands of hair knotted into the word “sorry”, 22×62cm. (each, framed))의 경우,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드러나는데, 머리카락을 매듭 지어 “sorry”라는 단어를 만든 두 개의 이 작업은, 그것이 매듭지어진 부분에서 미세한 틈을 가지며, 얇은 것으로의 설치를 통해 평면인 것처럼 은폐하는, 사실상의 조각적 작업의 가능성을 비가시적 차원에서 사실은 확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김민훈, 실재에 대응하는 것들

     

    김민훈의 젖고 마르고-완벽한 사랑(2026. [프레임 속] 펠트 위에 휴지, 27×22×4cm, 10.)은 작품으로 재전유된 것인데, 그 중간에는 바닥에 흘린 염색액을 받아내던 휴지들정성껏 말려 보관해 두었던 작가의 어머니의 매개가 있다. 이는 프레임 안의 유리에 반사되는 빛과 함께 천장 쪽에 가깝게 설치돼 그 형태를 명확히 판별하기 어렵다.

    또한 기성품이 가진 본래의 문양에 더해진 얼룩과 주름의 특이성보다는 다양성으로 환원되는 작업들에 빨간 펠트 천을 통해 보존의 색채를 드리우는데, 그것은 애초 거기에 가해졌던 의도와 의지의 차원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에 상응한다

     

    또 다른 작업 비비고 비비고~완벽한 사랑(2026. [프레임 속] 펠트 위에 실타래와 새끼줄, 37.5×115×18.5cm.)에서 앞선 작업은 반복되며, 독창적으로 재해석되는데, 커다란 벽시계 모양의 틀 안에 마찬가지로 펠트 천을 깔고, 검은 새끼줄 기둥 두 개와 그것을 칭칭 감싸고 있는 이 작업은 휴지 위 검은색을 하나의 입체로 뭉뚱그린 채 묘한 힘의 역량 속에 치솟아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것의 마법적 토대가 된 실타래는 괘종시계의 어렴풋한 형상의 은밀한 틀의 형식을 수여하고 있다

     

    강단에 오르기 전에(2026. 시멘트 덩어리에 마끈, 다양한 크기.)는 반대로 땅에 처박혀 있으며, 그냥 흙을 담은 여러 색의 포대에 선물 포장 같은 매듭으로 마무리해 놓은 일상의 사물 정도로 보인다. 그것이 강단에 오르기 전에밟는 지지대 같은 것인지는 또는 작품을 만드는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정 정도 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제목과 조응시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시멘트 덩어리라는 사실이 그 표면과 심층의 부조화된 형식을 만들어 내고 있음의 사실로부터 조각의 물성이 지닌 미묘한 틈에 대한 감각을 우리의 관습적 인지로부터 시험하고 있다고 하겠다또는 후자가 전자를 봉쇄함을 가시화하고 있다고 하겠다

     

    허수연, 무대라는, 무대 위의 생명력

     

    허수연의 무대는 공간 중앙에 따로 가설되는데, Let it burn(2026. oil, paperpaste on Hanji, 161×219cm.)은 그 전체 틀이다. 종이 점토(paperpaste)를 활용한 일종의 조각적/입체적 회화가 그 위에 올린 여러 입체 조각의 틀이자 반경이 되는 셈인데, 네 개의 조각이 바닥의 무대 틀의 각 모서리에 대응한다. 네 개의 작업은 메쉬 망이 직접 쓰이든 그것을 눌러 낸 자국이 존재하든, 어찌 됐든 메쉬 망은 지표로서 기입된다.

     

    대각선으로 맞물리는 Roar(2026. paperpaste, acrylic, shellac wax, Hanji on aluminum mesh, 52×42cm.)Pieces, pieces, pieces(2026. paperpaste, belts, aluminum mesh, 28×19×49cm.)가 조응하며, 다른 축의 Eternal itch(2026. paperpaste, acrylic, latex, thorn stick, aluminum mesh, 31×11×19cm.)White lies(2026. paperpaste, branch, thorn on aluminum mesh, 98×63.5×22cm.)가 또한 조응한다

     

    Pieces, pieces, pieces가 앞뒤가 벌어지는 마네킹의 상체 같은 형상에 벨트를 가운데 두르고, 위에서 또한 내려뜨리는 가운데, 한 줄이 엮이며 연결되어, 멜빵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 Roar는 비슷한 크기의 몸통을 눕혀 부풀어 오른 방석 같은 사물로 보이는 것이다

    White lies의 메쉬 망 조각 위에 비스듬하게 눕힌 나뭇가지의 경사와 균형은, 뾰족한 여성 구두를 의태한 Eternal itch의 가시 달린 뭉툭한 나뭇가지 위에 올라간 넓직한 메시-점토의 아상블라주로 옮겨 간다

    이때 바닥의 회화는 이것들을 묶어 내는 스크린 그리고 그것들을 올려두는 좌대를 종합하는 인터페이스로 기능하며, 울퉁불퉁한 이 요철은 회화에 부착되는 팔레트보다는 오히려 사물들이 분화되는 기이한 역동의 흔적으로 상상된다

     

    김민관 편집장

     

    ⟪망령의 체온⟫
    기간: 2026.03.28. – 04.19. (일 휴관)
    장소: 수치 (서울 성북구 보문로 63, 5F, 6F)
    시간: 10:00 - 18:00

    곽지수 김문기 김민훈 우수빈 유세희 하슬기 허수연 
     
    기획: 김민훈
    그래픽 디자인: 923
    촬영: 스튜디오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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