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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성용 <Mother & alien son 엄마와 낯선 아들>: 자연의 환유와 구성적 안무REVIEW/Dance 2013. 6. 3. 13:38
자연의 환유 ▲ (안무가 Gisela Rocha 지셀라 로샤)의 솔로이스트 김성용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클래식 음악, 나무, 쌓인 돌들, 그 앞에 손을 뻗은 남자는 초록색 90도 평면은 재현의 깊이를 상정한다. 돌을 들고 떨어뜨리는 것을 반복함, 그 틈에 조명도 바뀌어 나무는 마치 하얗게 그 자신을 선명한 가지들로 드러내는 듯 보인다. 이러한 과정은 무대로의 떨어뜨린 돌의 실제적 시간의 환영적 시간과 합치되는 것과 맞물린다. 어떤 특별한 내러티브들의 틀 안에 실제적 행위의 투여가 하나의 시간을 만든다. 자연이란 환유물들 속에 위치하기, 역동적으로 노닐며 그 안에 새로운 질서를 파생시키기, 자연적 심상을 감정의 파국들로 변전시키기, 가령 돌덩이를 헤집어 무대 사방으로 퍼뜨리기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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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지영 <혼돈의 시작 Chaos Begins>: 발레의 재전유REVIEW/Dance 2013. 6. 3. 13:36
선글라스의 재전유 ▲ (안무가 김보람)의 솔로이스트 김지영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선글라스를 낀 여자(발레리나 김지영), 발이 닿는 곳마다 불이 켜진다. 이어지는 움직임은 일종의 발레에 대한 패러디다. ‘백조의 호수’의 클리셰이면서 그것의 미묘한 변전의 장을 꾸미면서, 선글라스로 가린 시선,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몸짓들이 내는 균열을 보라. 과연 김보람답다. 이 선글라스는 그에 대한 오마주로서, 그녀가 그것을 전유하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앞선 발레의 스텝과 움직임에 더해진 자잘한 수신호와 몸짓을 경쾌한 분절적 기계 튠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팝에 맞춰 순간순간으로 쪼개 나눈다. 이 ‘감춰진 시선’의 ‘인조-기계’의 신체의 표지로 그 선글라스가 재전유되는 순간이다. 세 번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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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밝넝쿨 <Fighting Room 파이팅 룸>: ‘메타적으로 위치하기’REVIEW/Dance 2013. 6. 3. 13:35
메타적으로 위치하기 ▲ (음악 권병준)의 무용수 겸 안무가 밝넝쿨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사운드 퍼포머-관료’란 절합의 존재(권병준)의 출현, 대위법적으로 울려 퍼지는 아련한 단속적 건반, 밝넝쿨의 메타-언설을 통한 ‘극장 발생’, 권병준과 밝넝쿨의 절합은 사운드 환경의 창출과 수행적으로 무대를 구축하는 두 사람의 각각의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밝넝쿨은 현실에서의 그의 입장과 그것을 벗어나 환영적 역할로서의 연장 사이에서 그 역할을 ‘밝넝쿨’로서 수행적으로 임하며 환영과 현실이 전도된 공간에서, ‘환영-현실’이 어떤 외설로 그 즉시 다가오게끔 만든다. 관객의 참여를 끊임없이 독려하며 이 “여러분”이라는 그의 외침은 곧 우리 스스로의 내면에 울리는 무한정한, 불안정한 어떤 강박적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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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는 나의 아내다>: ‘신화적 자연’을 너머REVIEW/Theater 2013. 5. 29. 19:33
수집가의 영혼: 역사-사물의 조감 ▲ 5월 28일 오후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열린 연극 (연출 강량원) 프레스콜 (이하 상동) 역사적 시대 풍광을 재현하고 사물을 묘사하는 ‘소개하는 자’로 등장하는, 하나의 화자로 소급되는 샤로테는 일종의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정면’을 향하며, 관객을 역사로 향하게 하는 가이드로서 역사라는 메타-정보를 전달한다. 이는 어떤 사물의 소비, 취향에 집중해 그것을 소개하는 대신 이미 ‘지나간 것’으로서 그것을 나열식으로 하나하나 조감(照鑑)한다는 점에서, ‘당대의 것’을 ‘현재’ 어떤 목적을 갖고 전달한다는 것과는 다르다. 또한 미니어처들로 역사의 보존물이자 수집물을 미시적인 것들로 바꿔, 거리두기의 시선을 가져간다. 이 온전한 보존물은, 그것이 역사적 파국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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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오지앙후 최막심>(양정웅 연출): '최막심, 진리의 이념을 넘어'REVIEW/Theater 2013. 5. 29. 10:50
삶의 초극적 의지 ▲ , 원작 | 니코스 카잔차키스(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 번안 | 배삼식 연출 | 양정웅 [사진 제공=명동예술극장] (이하 상동) 그리스인 조르바는 후회막심(後悔莫甚)에서의 ‘막심’으로, 한자 문화권에서의 재전유된 기표로 문화적 맥락을 원작과 교차시킨다. 그의 굵은 목소리는 술 취한 듯한 호기로움과 녹록치 않은 삶의 이력, 그리고 대기를 묵직하게 누르며 육화하는 신체적 기표가 된다. 그의 지난 이야기-재현은 이야기되는 중에 현시된다. 이는 모든 게 실제로 ‘현재’일 수밖에 없는 연극의 당연한 규칙에 따른 것이다. ‘인간은 흉악한 짐승’이라는 그의 명제에 따르면 평등‧권리와 같은 개념 따위는 개체보다 우선하는 이념적 법에 불과하다. 따라서 단지 자유롭게 현 순간에 추동되는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