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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허성임 <Entrance or en-trance 출입구 또는 몽환>: '현시되는 신체'REVIEW/Dance 2013. 6. 10. 18:42
‘경계 너머, 비성적 존재’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허성임 _안무가 스테프 레누어스Stef Lernous(벨기에)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순간적으로 발사되는 인공음은 어떤 강한 에너지를 상정한다. 이는 가상적인 배경음이 아닌 실제적 효과를 그녀를 압박한다. 희게 칠한 얼굴의 그녀는 이 파장의 사운드가 뿜어지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몸을 뒹군다. 몸의 뒤집힘이라는 사건이 체현되는 것이다. 이는 히스테리적 신체, 재난을 겪는 여성, 성적 폭행을 당하는 여성이란 젠더의 장을 상정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희생물과 같은 트릭스터로서 비성적인 어떤 존재로 드러나게 되는데 입을 벌리고 몸을 튕기고 음악이 균등하게 분배되고 정면을 마주할 때 이 존재는 완전히 트랜스된 상태에 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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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Swift shift 스위프트 시프트> : 내면과 외부의 혼종적 경계REVIEW/Dance 2013. 6. 10. 18:29
무대와의 경계 ▲ [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건중 _안무가 하이디 비어탈러Heidi Vierthaler(독일)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커다란 흰 패널을 옮기러 온 스태프들, 무대로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 상태에서 운반과 공사의 과정이 진행된다. 스태프 중 한 명을 체현하(고 있었던)는 무용수는 일종의 무대 바깥에서의 존재이자 그 직업적 정체성을 가진 채 무대에 스테레오타입의 사고를 기입하며 무대와 비-무대의 경계를 저울질했던 것이다. 막이 내려오며 그 틈에서 옷을 벗으며 무용수로 (되)돌아가던 그는 조명의 지지대가 되는 무대 내에서는 가려져 있던 거대한 프레임이 내려오는 가운데, 그 구조물 안에서 몸을 반전시키며 뒤틀린 신체를 보는 여러 관점을 창출한다. 이 거대한 프레임과는 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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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혜림 <Choice 초이스>: 텅 빈 기표의 실제적 울림REVIEW/Dance 2013. 6. 3. 13:39
‘텅 빈 기표’의 수행적 효과 ▲ (안무가 김재덕)의 솔로이스트 김혜림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내레이션과 고수를 대체한 주로 현대인의 급박한 일상의 흐름을 상징하는 표지이자 모더니즘 이후에 주로 그러한 의미로 전유된 시계의 초침소리, 여기에 김혜림은 신체를 합치시키며 수신호를 작동시킨다. 내레이션은 실제처럼 작동되며 안무의 표지를 만든다. ‘열림’에 대한 메시지, 열림은 가슴의 은유이자 상품 미학과 닫음의 인접적 제시이다. 그리고 위‧아래‧옆의 환유적 표지들은 일차적으로 인생에 대한 비유 차원으로 쓰이지 않는다. 다만 이 움직임의 축자적인 해석의 구현으로 드러낸다. ‘밑으로 내려갔다 위로 올라가는 게 원래의 선택이라면 밑으로 내려갔다가 옆으로 겪는 것은 어떻사옵니까?’라는 두 문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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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성용 <Mother & alien son 엄마와 낯선 아들>: 자연의 환유와 구성적 안무REVIEW/Dance 2013. 6. 3. 13:38
자연의 환유 ▲ (안무가 Gisela Rocha 지셀라 로샤)의 솔로이스트 김성용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클래식 음악, 나무, 쌓인 돌들, 그 앞에 손을 뻗은 남자는 초록색 90도 평면은 재현의 깊이를 상정한다. 돌을 들고 떨어뜨리는 것을 반복함, 그 틈에 조명도 바뀌어 나무는 마치 하얗게 그 자신을 선명한 가지들로 드러내는 듯 보인다. 이러한 과정은 무대로의 떨어뜨린 돌의 실제적 시간의 환영적 시간과 합치되는 것과 맞물린다. 어떤 특별한 내러티브들의 틀 안에 실제적 행위의 투여가 하나의 시간을 만든다. 자연이란 환유물들 속에 위치하기, 역동적으로 노닐며 그 안에 새로운 질서를 파생시키기, 자연적 심상을 감정의 파국들로 변전시키기, 가령 돌덩이를 헤집어 무대 사방으로 퍼뜨리기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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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솔로이스트] 김지영 <혼돈의 시작 Chaos Begins>: 발레의 재전유REVIEW/Dance 2013. 6. 3. 13:36
선글라스의 재전유 ▲ (안무가 김보람)의 솔로이스트 김지영 [사진 제공=한국공연예술센터] (이하 상동) 선글라스를 낀 여자(발레리나 김지영), 발이 닿는 곳마다 불이 켜진다. 이어지는 움직임은 일종의 발레에 대한 패러디다. ‘백조의 호수’의 클리셰이면서 그것의 미묘한 변전의 장을 꾸미면서, 선글라스로 가린 시선,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몸짓들이 내는 균열을 보라. 과연 김보람답다. 이 선글라스는 그에 대한 오마주로서, 그녀가 그것을 전유하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앞선 발레의 스텝과 움직임에 더해진 자잘한 수신호와 몸짓을 경쾌한 분절적 기계 튠의 음성이 흘러나오는 팝에 맞춰 순간순간으로 쪼개 나눈다. 이 ‘감춰진 시선’의 ‘인조-기계’의 신체의 표지로 그 선글라스가 재전유되는 순간이다. 세 번째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