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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지구댄스시어터 정석순, <Blue>: '너무 많은 의미들의 열림'REVIEW/Dance 2013. 5. 28. 04:49
▲ 지구댄스시어터 [사진 제공=모다페] (이하 상동) 마치 어둠에서 급작스레 치솟아 부재를 포화 상태로, 혼돈의 뒤섞임들로 채워 넣음은 이 부재의 환영을 현실로 확장하게 한다. 여러 문장들로 분쇄되어 제시하는 순간에서 두려움으로 옮아가는데, 그러한 정서의 변환은 문장들이 '그리고'라는 덧붙이기의 형식을 통해 이어지는 것처럼, 결국 '비논리의 논리' 형식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하다’에서 ‘불안하다’로 치환되는 두 단어의 절합은 말하다가 불안해서 이미 불안함은 말을 부른다는 연쇄 논리를 상정한다. 이 불안은 삶의 사회적 질서가 가로 놓이는 것을 따라 삶과 연계된다. 이들은 아케이드 게임의 음악에 맞춰 부산스럽고 단출한 움직임들을 선보이며, 군무를 춘다. 중간 중간 말들이 현대인을 표상함은,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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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김경영 안무, <THE STIMULATING MOMENTS>: 판소리와 '의미 없는 것들'의 절합REVIEW/Dance 2013. 5. 28. 04:41
▲ 김경영의 안무 작품 [사진 제공=모다페] 연지곤지를 찍은 검은 옷의 여자, 덤 타입 음악의 확장되어 가는 목소리 구문과 사운드, 붉은 응원용 치마를 입고 나타나 제3세계 언어의 우렁찬 기표들을 뱉고 한 바퀴 돌고 들어가는 검은 피부의 남자, 이러한 기표들은 중첩의 불안정한 기조를 만든다. “당신이 나의 곁에서 떠나기 전부터 이 어둠 속에” 먹을 것을 들고 관객석으로, 곧 ‘무대 바깥’으로 빠져 나감, 이국인과의 엇갈린 층위, 무대 위에 나무 세움을 통한 외부적 상관물의 도입, 이러한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 층위는 끌어당기고 접합해 돌연 의미를 현재적인 낯섦의 어떤 것으로 발생시키는 것이다. 노래에 유연하게 잔걸음으로 흘러가는 여자와 남자의 이별 공식에 조우한 사랑 놀음의 떨림으로 주어질 때 통속적인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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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페 2013] 최문석 안무, <Inst.Act>: '비-존재 되기의 불완전한 양상들'REVIEW/Dance 2013. 5. 28. 04:24
▲ 최문석 [사진 제공=모다페] 붉은 천에 검은 색 옷의 꿈틀거림과 치솟아 오름, 기이한 생명체의 탄생, 머리에 보통의 머리 하나가 더 있는 얼굴은 하얀 풍선으로 덮인 우주복 입은 존재가 풍선을 터뜨리고 기이한 존재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들은 어떤 기괴한 생명체의 출연을 인위적으로 감행하거나 부유함과 사유 이전의 유기체 덩어리 자체를 나타내는데, 변종보다 채 형성되지 않음의 전 단계로서 변용을 예고하는 데 가깝다. 비-존재 되기는 어떤 중심도, 차이 짓지 않음, 의미화‧기호화되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여기에 마이크를 매개로 하여 감정들이 드러나고, 관계의 주고받음 이후 비로소 존재의 모습을 갖추고, 손과 발을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 존재가 된다. ▲ 지난 5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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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홀연했던 사나이>: ‘영화라는 매체로의 꿈꾸기’REVIEW/Movie 2013. 5. 28. 03:55
과거와 현재의 혼종적 경계 ▲ 연극 (오세혁 작, 이윤주 연출) [사진 제공=연희단거리패] 은하수다방, ‘너구리’ cf 선전이 흐르는 어느 한낮의 하릴없이 게으른 풍경, 이것은 의고적 스타일로 그 시대를 알리는 시대-정보로서 흘려보낸 것이다. 그러나 곧 ‘한지붕 세가족’의 화면이 나오고 여기에 대사들을 지우고 그를 대신하는 화면과의 동기화를 이룬다. 이 동시성의 알레고리는 패러디의 기호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엄밀히 순돌이가 아닌 승돌이라는 점에서 패러디적 차용인 셈이고 일종의 ‘중첩된 기호’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장기하의 ‘싸구려커피’가 첫 무대 장면을 가리키고 지배하는 음악이자 타이틀이 되는데 이 복고 스타일의 곡은 과거의 (현재에 기입된) 흔적과 현재와 분리된 또 다른 현재로서 과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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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졌다>(김철승 연출) : '시차적 배치'와 '엄마의 환유'REVIEW/Theater 2013. 5. 28. 03:01
인터미션, 극적 시간을 일상으로 연장하다. ▲ (김철승 연출) [사진 제공=LIG아트홀] (이하 상동) ‘엄마가 사라졌다’는 말은 엄마가 현재 어디에 있음을 말해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는 엄마가 사라졌음의 지점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며 현재를 재구성하는 누빔점 역할을 한다. 테이블을 두고 모든 이는 만난다. 이 속에 엄마는 함께 위치하는가. 이십분 정도의 짧은 시간 뒤에 극은 인터미션을 갖는다. 엄마가 사라졌음을 알리는 콘텍스트는 이제 엄마의 외부성으로서 위치를 관객이 전유하며 과거를 기억의 지점으로 바꾸는 전제로 기능한다. 엄마가 사라진 공간에 덧붙여진 일상의 시간이라는 잉여를 통해 그 사실이 공통의 전제가 되는 것이다. 언어 텍스트가 아닌 배치의 몽타주를 통해 중요한 건 텍스트는 이후 크게 기능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