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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석 <무대 공포>: 전도된 실재-환영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21. 04:13
를 보는 균열의 지점 ⓒ 서현석 는 극장은 블랙박스(암흑 공간)라는 정의를 축자적으로 구현해 내는 데서 출발한다. 곧 오롯한 이 어둠에 빛이 투영되어 죽음에서 삶을 탄생시키며, 무에서 유를 일시적으로 창출하는 마법술의 공간으로 기능을 하는, 작위적이고 그래서 특별한, 어떤 장치적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지점에 맞닿은 채로. 이는 다시 극장이 야외가 아닌 실내로 들어오고 조명(빛)의 발명과 발전에 맞춰 ‘현재의 극장’이라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음을 상기시키며 ‘극장 발생’의 시원적 지점을 메타적으로 성찰하게끔 한다. 가령 프로젝션을 통해 몇 개의 흩날리는 실크 스크린을 투과하는 문장들을 환영 자체로 드러내는 장면 같은 경우는 장치의 개념과 이 장치를 가능케 하는 어둠으로서 무대를 정의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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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더 완벽한 날', '앙트완 프럼/장-루이 쉴러' 스크리닝 리뷰REVIEW/Visual arts 2013. 4. 14. 22:47
오는 6월 23일까지 아트선재센터의 기획전 《더 완벽한 날: 무담 룩셈부르크 컬렉션》이 열린다. 전시 제목인 ‘더 완벽한 날’은 실비 블로셰의 영상 작업으로, 미국 대통령 후보 시절, 버락 오바마가 했었던 유명한 연설을 바탕으로, 오바마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내용을 노래하는 한 뮤지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유토피아'라는 주제어를 가지고 유럽의 현대미술관 '무담 룩셈부르크 (Mudam Luxembourg)'의 550여 점의 소장품 중 동시대 미술가 23명의 설치, 회화, 사진, 비디오 작업 등 30여 점의 작품을 선별했다. 12일 전시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무담 룩셈부르크의 디렉터 엔리코 룽기가 참여한 토크 프로그램과 함께 상영된 앙트완 프럼과 장-루이 쉴러의 영상 작품을 살펴 본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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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단>, 미디어의 선정성은 재고되어야 할 부분카테고리 없음 2013. 4. 14. 11:09
애초에 없었던 논쟁, 웃지 못할 촌극 국립무용단의 최근 작 (안무: 안성수, 연출: 정구호)의 일부 노출 장면에 관해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우선 국립무용단의 작품 중 일부의 노출 장면이 외설이냐 예술이냐 사이에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일어났다는 것은 바로잡아야 할 사실 관계 차원의 문제로 보인다. 나아가 이러한 ‘논란’은 이 작품과 본질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사태의 논점이 상당히 흐트러졌다고 보인다. 문제의 본질: 미디어의 선정성 ‘아찔한 노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수줍게 가린~’ 등 이와 같은 문구는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흔히 보는 사진기사의 제목들의 한 양상이다. 이는 어느 한 매체나 기자에 한정된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정한 매체나 기자에 대한 비판 역시 아니라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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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013] 제롬 벨 & 극단 호라 <장애극장>: '투명한 개입으로 현시를 만드는 법'REVIEW/Dance 2013. 4. 9. 05:53
수행적 발화로 우선하는 말 ▲ 제롬 벨 & 극단 호라 Jerome Bel & Theater HORA “Disabled Theater”, ⓒ Michael Bause(The rest is the same as above.) 제롬 벨은 수행적 발화의 형태로, 무대에 직접 등장하지도, 나아가 내한하지도 않은 채 무대의 과정들, 곧 10명의 지적장애를 지닌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호라 극단 (Theater HORA)의 배우들을 움직인다. 곧 그의 말이 따른 뒤에 배우들은 행동하게 되며, 배우들의 행동은 그의 말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이 말을 전하는 이는 스위스 독일어와 제롬 벨이 사용하는 영어 사이에 교량 역할을 했어야 하는 그리고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그 역할을 다시 해내는 통역사인데, 일종의 제롬 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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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팩 라이징스타] 곽고은 <도시 미생물 프로젝트-판매를 위한 춤>: '냉소적 유머로 드러낸 상품미학'REVIEW/Dance 2013. 4. 8. 01:04
자동 인형의 움직임이 주는 불편함 ▲ 곽고은 : 지난 3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쇼케이스 장면 (이하 상동) 상품 미학의 현실을 무대화하기는 주요하게는 인간의 인조인간 내지 자동기계 인형 되기의 과정으로 드러난다. 곧 인간이 상품이 되는 것인데, 여기서 파생하는 뻣뻣한 춤은 나아가 작동되고 있음 그 자체일 뿐인, 가상의 존재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저당 잡힌 형국으로 빚어지며 모종의 갑갑함을 안긴다. 상상력 어린 재현은 표현을 창출하지만, 또한 표현은 재현의 가혹한 엄금의 현실을 냉소하지만, 그러한 차가운 생명력 자체는 어떠한 하나의 결과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실제 그런 결과를 빚는다), 동시에 하나의 춤의 무늬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느낌을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