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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해변의 카프카> : ‘경계 넘기’가 가져다주는 삶의 축복성REVIEW/Theater 2013. 5. 14. 03:43
장엄한 거대 서사의 궤적 ▲ 지난 5월 8일 열린 프레스콜 장면 (이하 상동) 는 삶과 역사를 꾀는 거대 서사의 흐름을 가져간다. ‘어딘가에서 와서 어딘가로 간다’는 콘셉트는 삶을 의도치 않은 여행으로, 삶의 여정을 또한 길로, 비유하는 세계관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발적으로 맺는 관계는 거의 필연적인 운명의 한 부분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관계 맺음이 스스로로 완성되지 않는 삶의 총체적인 궤적임을 또한 역설한다. 이러한 ‘미지로의 여행’이라는 서사는 이중의 평면으로 진행된다. 카프카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과 나카타의 잃어버린 반쪽의 그림자를 찾아가는 과정은 한편 역사와 개인의 층위가 병치되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며, 결국 이 둘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근원적인 지점의 입구를 여는 데 성공한다. 연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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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오뉴월 MAY FEST> 리뷰 : '예술, 갤러리 바깥으로 나가다'REVIEW/Visual arts 2013. 5. 14. 01:04
확장 실험 스페이스 오뉴월을 소재로 그 일대 성북동 선잠로 교통섬 일대에서 벌어진 는 자율적 참여와 제한 없는 참여로써 이뤄졌다. 이는 별다른 의미가 발생하지 않는 ‘공공적 영역’을 점유한 ‘갤러리 공간의 확장’의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스페이스 오뉴월은 이번 행사에 크게 세 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먼저 'Let's Hang: Whatever you can carry'는 별도의 심사 없이 누구든 작품을 들고 와 걸 수 있게 했다. 두 번째로 '2013 BYOB Seoul'은 'BYOB'(Bring Your Own Beamer)라는 전 세계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영상 작품과 프로젝터, 플레이어를 직접 가져와 상영하는 미디어 아트 축제의 콘셉트를 차용했다. 이는 2010년 베를린에서 시작돼 런던,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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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트라우마 수리공> : '꿈이란 겹의 논리에 들어서서'REVIEW/Theater 2013. 5. 13. 23:43
‘겹으로 된 꿈과 현실 세계’ ▲ 지난 5월 9일 오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런닝타임=120분) 프레스 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맨 처음 무대에 들어서기 전 구슬 하나씩을 받게 되는데, 이는 통과의례적인 차원에서 지급되는 물질의 증여인 셈으로 그다지 자본의 가치가 섞여 있지는 않으며 극 자체에서도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다만 극 자체의 요지경 같은 세상과 전도됨을 반복하는 꿈의 논리를 그 자체로 환유하는 사물이기도 하다. 무대는 의도적으로 매우 답답한 구성을 갖고 있는데, 단순하면서 빠져 나갈 수 없는 유폐된 식의 모더니즘적 느낌을 안고 있으면서 일종의 스크린으로서 역할을 하는 막이 중간 뒤쪽에 위치하고 그 뒤에는 일종의 통로(구멍)를 안고 있다. 이 틈은 그 뒤를 보여주는 대신 비가시성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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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리뷰REVIEW/Movie 2013. 5. 13. 22:02
'개발의 논리'와 '보전의 논리' 사이에서 ▲ 스티브 버틀러 역 맷 데이먼,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스틸 [사진 제공=서울환경영화제 홍보팀] 10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는 환경 개발을 설득하기 위해 작은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 ‘글로벌(Global)’ 직원 스티브 버틀러(맷 데이먼)가 좌충우돌의 사건들을 겪는 과정을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한 편의 드라마로 엮어내며 감동을 끌어내는 수작이다. 환경과 관련해 ‘개발을 하면 더 나은 삶이 주어진다’는 명제는 조건과 그 결과에 각각 이중의 의미를 전제하고 있다. 우선 그 조건에서 ‘개발에 따른 환경의 파괴인가?’,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시적인 파괴는 감수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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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습-모델, 하우스’: '연극은 어떻게 일상의 시공간을 여는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5. 9. 12:22
'무대-공간을 벗어나다' 구름과 풍선, 비와 비를 맞음이 시작과 끝의 상동성은 자연과의 합치라는 메타포를 제공하는 한편 이 무대를 단지 무대가 아닌 그야말로 탈-무대, 그리고 자연에의 사유 그 자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는 공간을 비우는 방식, 연극으로부터 벗어나며 삶의 이야기들로부터 연극의 이름을 희미하게 건져 올리는 내지는 구출해 내는 이 작품의 묘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이 오프닝과 엔딩 신을 잉여적이면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주요하게 설명하는 측면의 일부로 기능한다면 뒤이어 이경성이 처음 무대를 구성하는 방식은 꽤 단순한 듯 특이한 데가 있다. 이는 일종의 공간을 탈공간화시키며 중첩시키는 방식에 의한다. 연출자 이경성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곧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을 전유한 배우들과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