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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비꽃프로젝트 <파인 땡큐 앤드 유>: '개인적 (비)주체 너머로'REVIEW/Theater 2013. 7. 12. 03:26
▲ 달비꽃프로젝트 포스터 '묻지마'=의사소통체계의 단절 는 서울로 첫 상경하는 인물들의 삶을 드러낸다. 그리고 ‘서울’에 갖는 편견이 실제 서울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동시에 서울 사람으로서, 서울 사람 바깥으로 사유할 수 없던 지점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만든다. ‘묻지마 범죄’에서 ‘묻지마’라는 말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죄 이전에, 그 말의 기원에 균열을 일으킨 이후, 극은 전화상담원과 그녀를 수동적으로 지배하는 폭력적 언사들, 무조건적으로 그 말을 ‘휘두르는’ 모습, 그리고 그에 (비)대칭적으로 친절한 전화상담원의 모습을 상반적으로 선보인다. 여기서 전화상담원은 잉여 존재 같은, 자동응답기계의 모습이다. 이는 그녀를 유능한 직원 승진의 기회로 이끄는 통과의례의 지점이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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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방연극제 개막작] 연극 <숙자 이야기>: 모나드, 거리두기, 개입, 그리고 미래REVIEW/Theater 2013. 7. 7. 16:19
▲ 7월 03일(수) 오후 7시 30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숙자 이야기’[사진 제공=서울변방연극제] 재현 너머 현시의 자리에서 화투로 점쳐보기, 혼잣말하기, 빈 무대에 각자의 자리를 점유한 할머니들에게는 이중의 자리가 부여된다. 이는 역할 너머 ‘존재 자체의 자리’로, 역사의 궤적이 체현되는 동시에 이들의 삶의 영토가 현시되는 순간이다. 또한 당연하게도 이는 연극이라는 프레임 속 재현되고 있음으로 드러난다. 반면 연기(演技)는 소통되지 않는 모나드들의 과잉으로 인해 연기(延期)되고 있다. 이들을 정치적 영역의 개체로 놓는 현실 정치에 의해 ‘권리-주체’이자 정치적 대상이 된다. 이후 이들을 경멸의 눈초리로 보는 두 여자의 돌발적인 비난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한 할머니는 눈물을 훔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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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차이콥스키 : 삶과 죽음의 미스터리>: '복잡한 내면의 혼란과, 역동적 안무의 만남'PREVIEW/Dance 2013. 6. 29. 12:57
▲ 지난 6월 27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전막 프레스콜, 차이콥스키 역에 이영철, 차이콥스키 내면 역에 정영재, 차이콥스키 부인 역에 박슬기, 폰 멕 부인 역에 유난희, 왕자 역에 배민순, 소녀 역에 신승원(이하 상동) 오는 30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발레단의 (보리스 에이프만 안무)가 열린다. 보리스 에이프만은 2006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작품의 경우, 러시아의 황금마스크상을 안겼다.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이영철, 이동훈)의 청년시절,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고, 공상과 현실의 혼돈을 헤매며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그렸다. 차이코프스키의 내면(정영재, 박기현)을 등장시켜 차이코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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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웅>: '삶과 죽음의 경계 넘기'REVIEW/Theater 2013. 6. 26. 00:35
▲ 6월 19일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극단실험극장의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순철 역 오영수 배우(사진 좌측), 봉팔 역 이영석 배우 나이 지긋한 두 노인의 병실 뒤편에는 해바라기와 나무 한 그루와 정원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이 무슨 초현실주의적 조합인가. 마치 죽음 직전의 열차에 탑승한 대신 활짝 열린 야외로 바캉스를 떠난 것 같은 두 노인, 순철(오영수 배우), 봉팔 역(이영석 배우)은 그 자연과 여행을 환유한 채 병원의 어두운 이미지로부터 탈출한다. 마치 만담을 펼치듯 간호사와 의사에게 농담 따먹기를 하며 삶의 활력을 구가하는 두 노인이지만 이는 삶의 무료함을 극복하려는 삶의 애씀 그 자체이다. 아침이 오기를, 또 이어지는 식사를 기다리며 더딘 새벽의 시간은 죽음으로의 더딘 속도를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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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명랑 시골 로맨스 동백꽃>: 원작 '동백꽃'을 생생하게 되살리다REVIEW/Theater 2013. 6. 26. 00:11
▲ 지난 6월 19일 열린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 의 프레스콜(이하 상동) 왁자지껄한 시작, 관객석을 가로질러 무대 뒤편에서 등장하는 배우들, 제4의 벽을 열어젖히고 대화를 시도하는 배우들, ‘명랑 시골 로맨스 동백꽃’은 『동백꽃』에 대한 전적인 재현 대신에 관객이 역할 이전에 배우들에 동화되며 극의 환경에 적응하는 통과 의례적 과정을 비교적 길게 둔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며 너무나도 유명한 우리의 고전이기에 대강의 내용은 모두 속속들이 아는 터, 어떻게 이야기를 생생하고 또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악은 무대 하수에 배치되어 시종일관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공명하는데, 놀랍게도 배우들의 몸짓은 단순한 동작이 아닌 우리의 장단을 순간순간 구현하는 측면이 있다.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