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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리뷰REVIEW/Movie 2013. 5. 13. 22:02
'개발의 논리'와 '보전의 논리' 사이에서 ▲ 스티브 버틀러 역 맷 데이먼,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 스틸 [사진 제공=서울환경영화제 홍보팀] 10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 2012)는 환경 개발을 설득하기 위해 작은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 ‘글로벌(Global)’ 직원 스티브 버틀러(맷 데이먼)가 좌충우돌의 사건들을 겪는 과정을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한 편의 드라마로 엮어내며 감동을 끌어내는 수작이다. 환경과 관련해 ‘개발을 하면 더 나은 삶이 주어진다’는 명제는 조건과 그 결과에 각각 이중의 의미를 전제하고 있다. 우선 그 조건에서 ‘개발에 따른 환경의 파괴인가?’,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시적인 파괴는 감수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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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습-모델, 하우스’: '연극은 어떻게 일상의 시공간을 여는가"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5. 9. 12:22
'무대-공간을 벗어나다' 구름과 풍선, 비와 비를 맞음이 시작과 끝의 상동성은 자연과의 합치라는 메타포를 제공하는 한편 이 무대를 단지 무대가 아닌 그야말로 탈-무대, 그리고 자연에의 사유 그 자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는 공간을 비우는 방식, 연극으로부터 벗어나며 삶의 이야기들로부터 연극의 이름을 희미하게 건져 올리는 내지는 구출해 내는 이 작품의 묘와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이 오프닝과 엔딩 신을 잉여적이면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주요하게 설명하는 측면의 일부로 기능한다면 뒤이어 이경성이 처음 무대를 구성하는 방식은 꽤 단순한 듯 특이한 데가 있다. 이는 일종의 공간을 탈공간화시키며 중첩시키는 방식에 의한다. 연출자 이경성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곧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을 전유한 배우들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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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 앤 위스퍼스’ : ‘어떻게 연극은 살아 있음을 경유할 수 있는가’REVIEW/Theater 2013. 5. 9. 12:00
무대로 들어가는 관문을 너머 ▲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Cries and Whispers) ⓒ Foto Istvan Biro [사진 제공=국립극장] 크라이스 앤 위스퍼스(Cries and Whispers)의 무대로 입성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막이 오르기 위해서는 백스테이지를 경유한 일종의 통과의례가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설명은 충분치 않은데 비닐로 된 파란색 덧신을 극장 바깥 로비에서 받고 신은 이후, 백스테이지로 들어가는 즉시 연극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막이라 함은 잉그마르 베리만의 영화를 찍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 영화를 찍기 전에 배우들이 무슨 역을 맡고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할 감독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관객들이 가까이서 인식하게 되는 것이 통과의례의 전부이다. 결과적으로는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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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작] <칼리굴라_리믹스> : 말의 파국과 광기의 도주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5. 9. 10:54
오케스트라-지배의 절합 구도 ▲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개막작] [사진 제공=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이하 상동) 경사도를 가진 테이블, 원탁을 기하학적 배열화한 테이블에 인물들의 배치가 이뤄진다. 칼리굴라는 뒤로 돌아 있고 그의 일종의 지휘봉을 가지고 여기저기를 지정하는 행동부터 시작해 그는 일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이며 다른 이들은 오케스트라가 되는 동시에, 이는 그를 중심으로 도열한 일종의 지배‧피지배집단을 연상시킨다. 역으로 따져 본다면 오케스트라라는 것 역시 대표성을 띤 지휘자라는 엄격한 격식의 실천과 실질적인 이끌어감의 주체가 가로놓이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왕권을 지닌 국가의 정확한 은유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칼리굴라는 “흥”하고 자신을 경유해 그들 집단에 집중되는 분위기를 내차버린다. 이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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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어던(Leviathan)> 리뷰 : '사물의 시선으로'카테고리 없음 2013. 5. 3. 15:20
▲ 포스터 [사진 출처=imdb] 지난 4월 29일 두산아트센터에서 두산인문극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상영된 (2012, 루시엔 캐스탱-테일러, 베레나 파라벨)은 마치 ‘사물의 시선’을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라 봐야할지 다큐멘터리의 일종으로 봐야할지 의문이 가는 이 작업에서 ‘사물’의 의미는 중의적인데 은 물론 카메라의 시선 자체를 따라가는 것이면서 동시에 이 카메라가 겪는 온갖 파국적 상황에 따라 부유하는 곧 상황과 절합되는 카메라라는 것의 체험적 시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이라는 매개가 다른 방식으로 교체되어 있음의 전제가 있을 것이다. 시종일관 가득 찬 사운드는 마치 볼 수는 없는 카메라 자체가 우리고 그 카메라가 응전해야 하는, 온갖 정신없는 결코 벗어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