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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란 <지신은 불완전하게 올라온다>, '지신(地神)의 리듬'REVIEW/Interdisciplinary Art 2013. 4. 5. 05:24
'서영란 인상 비평' 서영란, 「업신여기다」 긴 얼굴에 강한 인상을 주는 광대, 확실히 남방계는 아니다. 단순히 얼굴 타입만은 아니다. 좀 더 나아가면 왠지 처용과 같은 이국적 느낌도 안긴다. 하지만 이 얼굴은 서영란이 평소 관심 있어 하고 선보이는 북방 샤머니즘과 무속을 탐문하는 것에서부터 유랑하며 노마드와 같은 삶을 구가하는 것까지 어느 정도 역사 인류학적 궤적이 어렴풋하게 그려지는 가운데, 묘하게 그에 들어맞는다. 또 다른 인상은 큰 키다. 이 큰 키는 꽤나 어정쩡하다. 뭔가 단단하지 않다. 그러니 도무지 어떤 짜인 안무의 실천을 다부지게 해내야 하는 틀 안에서는 그 역량을 온전히 다 발휘할 수 없다. 치열한 군무라든가 동작-기계가 된다든가 하는. 그러나 무엇이든 주어 담을 수 있는 용기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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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놀라운 이야기’, 연극 <FACE>REVIEW/Theater 2013. 4. 5. 01:17
인트로: 무려 46년이예요! ▲ 지난 4일 오후 정보소극장에서 열린 1인극 모노드라마 프레스리허설 장면(이하 상동) 무려 46년이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일본은 20여만 명에 달하는 여성들을 성 노예로 삼았고, 여기에 강제로 끌려갔던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는 화석화된 과거의 진실이 아니며, 그것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금기시되어야 할 부분 역시 아니다. 이는 현재에 지속되는 기억의 문제이며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일본의 비윤리적인 태도가 계속되는 이상, 이는 정치적인 문제이자 인류 공동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한편으로는 지극히 당연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감정적인 부분을 채 감춘 채 말할 수 없는 부분인 것도 같다. 가령 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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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애 <MARSⅡ>: '잠재된 것들의 수행과 리듬, 그리고 시차'REVIEW/Dance 2013. 4. 3. 15:58
프롤로그: '이상한 과학 실험' ▲ 노경애 [사진 제공=페스티벌 봄]순차적으로 탄성·마찰력 등의, 물체가 맺는 현실 구조 속에서의 힘이 작용하는 과정을 몸으로 나타내는 작업은 추상적 지표가 작용할 여지 대신 오로지 실행을 위한 움직임, 표현에 대한 표현을 감행할 뿐이다. 곧 기의와 기표의 불완전한 결합에서 오는 저 너머의 기의 찾기 대신 기표의 단편들만의 결합만이 있다. 그리고 기의는 단지 이것이 물리 법칙에 대한 수행이 있을 것이라는 짧은 렉처에서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물론 음악이라는 정서의 흐름을 가져가는 매체와 결합되어 이전의 표현들이 병치될 때 다른 양상을 가져가게 된다. 음악 없이 흰색 우주복을 입고 앙다문 입술과 무미건조한 표정의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과학 실험의 구문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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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의 댄스살롱] 안영준 <카니발(Carnival), 카니발(Cannibal)>, '아크로바틱-카니발'REVIEW/Dance 2013. 4. 2. 12:01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 지난 3월 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안영준 안무가의 리허설 (이하 상동)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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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의 댄스살롱] 송주원 <환. 각 (幻. 刻)> 리뷰, '불가해한 이미지들의 중첩'REVIEW/Dance 2013. 4. 2. 06:14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란... 국립현대무용단의 2013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공연은 오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홍승엽의 댄스살롱’이다. '살롱'은 프랑스어로 응접실을 가리키며, 17세기·18세기, 활발했던 프랑스 살롱 문화는 궁정 귀족의 사교계 모임이자 그 속에서 다양한 지식들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 됐다. 네 명의 국내 안무가의 신작들을 초청한 이번 공연에서는, '댄스살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국립현대무용단의 예술감독인 홍승엽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을 만나며 함께 안무가를 공연 전에 짧게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공연 전후에는 극장 로비에서 4 작품의 연습실 사진 전시 및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실제 극장을 찾았을 때는 네 명의 안무가들도 로비에 나와 관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