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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리허설 현장] <책 읽어주는 죠바니의 카르멘> '라이브 연주와 극중극 양식이 만나다'REVIEW/Theater 2012. 8. 23. 03:06
'I love coffee, I love tea'를 기본적인 아카펠라 화음에 피아노와 건반 연주를 약간 곁들이며 오프닝 무대를 연다. 마치 무대는 열린 소통으로 관객을 맞는 콘서트장 같다. 여기에 커피숍 사장 죠바니가 돈 호세와 카르멘의 이야기를 담은 '카르멘'을 읽어주는 것으로, 극중극 형식을 안고 간다. 극단 벼랑끝날다의 은 '카르멘'이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얼마나 자주 소개되는지 등의 현재 '카르멘'에 대한 외부(메타)의 이야기를 꺼내며 자연스레 카르멘이 갖는 예술 텍스트로서 지위를 언급한다. 이로써 극으로의 매개를 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극은 그에 맞춰 만들어 가는 형식을 띤다. 배우들은 음향 효과를 내는 악기로 나타나기도 하고, 사다리를 여럿이서 펼쳐 잡고 돌리며 등장인물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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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는 무거운 연극의 성지다?,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PREVIEW/Festival 2012. 8. 20. 21:22
찰리 채플린의 “인생을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은 실상 비극과 희극으로 나뉘는, 전반적인 연극의 두 범주와 그 연극을 만드는 방법론을 포함한 말임을 알 수 있다. 브레히트의 ‘거리두기’ 효과는 오랜 연극의 역사인 『시학』의 저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한 ‘미메시스’(재현) 개념과 카타르시스(감정의 이입과 그를 통한 감정의 해소) 이론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에서 온다. 가령 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코너를 보면, 상투적으로 미디어 속에서 반복되는 정형화된 남녀(김기리, 김지민) 간의 이야기를 다루되, 황현희가 클라이맥스에서 사건을 멈추고 개입해 방금까지의 장면이 사실 매우 이상한 것임을 드러낸다. 사실 이는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돌연 극 외부에서의 개입을 통해, 관객의 몰입을 막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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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에만 있나, 서울 홍대에도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2PREVIEW/Festival 2012. 8. 19. 22:44
▲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2 포스터 [사진 제공=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2](이하 상동) 서울 홍대앞 창작 공간 및 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2가 지난 15일 폭우 속에 개막해 순항 중이다. 크게 실내공연예술제와 야외거리예술제로 나뉘는 축제 프로그램에는 100여 팀의 자발적인 예술가들의 참여로 이뤄지며 총 공연 회수만도 180번에 달한다. 티켓 가격은 10,000원부터 20,000원 사이로, 일부 무료도 있다. 야외거리예술제의 경우에는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여기에 ‘빅3’(3공연을 30,000원)나 런치티켓 같은 할인 제도도 운영된다. 공연의 형식들도, 그 팀들의 색채도 종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눈에 띄는 몇몇 작품을 꼽아보았다. 축제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가이드북을 참고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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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기찻길> 리뷰 : 우리 역사의 무의식의 트라우마에 접속하다REVIEW/Theater 2012. 8. 19. 13:05
은 우리의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근현대사를 조망한다. 일제강점기에서부터 6.25 전쟁, 군부 독재 시절까지 이름 없는 자들을 주체로 앞세워, 그들의 이야기를 신체적인 것으로 표현해 내며, 또 무의식의 결에서 접속함을 꾀한다. 이 상처가 배어 있는, 무의식적 트라우마는 바보 같은 화자에 의해 순진한 동화의 껍질을 걸치는데, 이 이야기는 일종의 비극이 현재가 아닌 역사로 봉합되고 있는 현실을 패러디하는 셈이다. 그의 삶에 깃든 고난의 역사가 무의식적으로 꿈틀거림이 이 무대의 현존을 이룬다고나 할까. 상처들은 코러스에 의해, 또 그들의 신체에 의해 징후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을 택한다. 새를 찾아 떠난다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시작은 전통 선율과 함께 붕 뜬 심상을 만드는데, 형체가 잡히지 않는 분위기는 곰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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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 탐색, <콩칠팔 새삼륙> 자세히 보기REVIEW/Musical 2012. 8. 18. 20:17
내밀한 두 여성의 동성애적 사랑과 1930년대 경성의 풍요로움 사이에서 ▲ 지난 8월 2일 열린 의 커튼콜 장면 ⓒ 김민관 관련사진보기 지난 6월 29일부터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 뮤지컬 이 지난 8월 5일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뮤지컬 은 2011 창작팩토리 뮤지컬 부문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지난 3년 동안 대본 공모, 리딩, 쇼케이스를 거친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쳤으며 액터-뮤지션 뮤지컬 의 대본/연출을 맡은 조용신 감독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모비딕프로덕션과 충무아트홀이 공동 제작했다. '콩칠팔 새삼륙'은 옛 우리말로 '남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떠든다 혹은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이러니 저러니 지껄이는 모습'을 뜻하는 말로 작곡가 난파 홍영후(홍난파)가 작곡한 동요의 제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