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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신세계, 〈하미〉: 역사를 마주하는 절대적 체험성…REVIEW/Theater 2026. 6. 2. 19:13

극단 신세계, 〈하미〉(작·연출 김수정) 공연 사진 IRO Company © 2024. IRO All rights reserved. (이하 상동). 연극 〈하미〉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한 다크투어로부터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 취해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질문한다. 130분간의 긴 러닝타임에서 이 다크투어는 현장의 체험과 현장에서 벌어지는 반응과 관계 들을 ‘여과 없이 ‘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따라서 극은 생생하지만 들러붙는 잉여를 수용함으로써 그것의 합목적성을 타진하게 한다. 체험과 반응은 순전한 입력과 출력의 관계 아래 있고, 관계는 그것이 증폭되거나 확장돼 다른 이슈와 접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하미〉는 생생한 체험 아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일차적으로 그것과 거리를 벌리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또는 그것을 의도한다. 이러한 직접성은 사유의 파편들을 심어놓지만, 여전히 사유의 전 단계로서 그것들은 흩어져 있다. 장소 특정적인 혹은 장소 유착적인 체험에 대한 선사는 무대를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너머의 장소를 상정하는 데서 가능해진다.
곧 객석을 향한 시선을 통해, 관객을 일종의 베트남 마을의 풍경으로, 하미 마을을 비롯한 베트남 주민으로 치환함으로써 베트남에서의 현존을 비가시화하는 대신 접면하는 공기와 환경의 토대 안에 관객을 포함시킨다. 극장의 재구성, 좁고 긴 무대와 임시로 쌓은 긴 단 위의 관객들은 하나의 운명 공동체처럼 묶이고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이 간격 없음의 세계는 체험의 비시간성을, 절대성을, 간격 없음을 향한다.
베트남에서의 체험으로 붙들어 두고자 하는 〈하미〉는 역사의 가장자리에 있는 역사의 진실을 향해 주체가 도약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대신에 그 진실로부터 어떻게 주체의 자리가 찢겨져 나가는지, 분열하는지를 보여주며, 그 주체의 자리를 빈 칸으로 두기 위해, 여러 주체의 양상들을 다채롭고 화려하게 망라한다. 그리고 그 주체의 자리에 한국사회의 단면을 해부하듯 끼워 넣는다. 그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남녀 간 군대 갈등과 페미니즘, 재현에 관한 윤리 등이 엮여져 줄줄이 튀어나온다. 이는 이것이 K-사회이다, 혹은 그 단면이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
민간인 학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마주 하지만, 그 실체적 진실보다는 그것을 매개하는 이들, 그것에 의해 매개되는 가상의 주체들, 거기에 관객의 자리를 놓는 것이 〈하미〉의 역사를 현전하는 방식이자 태도이다. 거기에 K-사회의 여러 단면은 어떤 주제의 나열적 접근, 제시 차원에 머문다. 그것은 그 모든 것을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거나 발전시키는 대신에, 모든 것의 관계성과 연루된 문제들의 복합적 측면이라는 진실을 보여주는 데 가깝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는 망각한 역사에 대한 체험적 접근으로부터 나아가 거기에 엎치락뒤치락하는 각각의 입장‘들 ‘만이 있다는 사실은, 그 역사 자체를 전달하고자 하는 일념과 소재주의적 역사의 채택 사이에서 어떤 틈을 벌리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자의 접근이 그 역사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의 생생함과 동기화를 만든다면, 후자의 입장들은 역사보다 그 바깥 현실, 그것에 대한 담론적 효과보다는 실제 그 현실의 무게가 지금 여행의 차원보다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가깝다.
그리고 종국에는 커튼콜 없는 왜상의 기념비를 마주하는 직접적 묵념의 순간, 곧 무거운 그 역사적 이미지로 환원하며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하는 자의 태도를 구성하는데, 여기서 그간 동기화된 시간의 진행을 넘어, 공연이 선취하는 그 태도와 관객이 마주하는 무게의 시차가 발생한다. 친절하고도 직접적인 매개의 현상이 사라졌을 때 심연의 역사가 우리를 마주한다. 어쩌면 그 실체적 진실은 이 하나의 틈에서만 존재한다, 체험이 사라지는 순간에. 반면, 역사의 이미지로부터 역사의 이념을 현상하기 위한 언어는 부재하지 않은가.
곧 입장들은 각 개체로 환원되고, 내레이션의 제3자적 정리 혹은 독백의 주체적 양식을 빌려 현상되지 않는다. 그것은 대화라기보다 갈등과 말다툼의 각 입장의 치열한 대립으로만 현상된다. 〈하미〉는 두 번의 동기화를 통해, 역사와 장소, 우리를 하나의 계열체로 구성한다. 곧 ‘우리’를 고유한, 동시에 평범한 일상의 존재들과 동기화하며, 이를 여행의 장소로 다시 동기화한다. 그것은 다크투어‘에 관한’ 생생한 여행인 동시에 그것에서 진전될 수 없는 역사, 그것에 대립하는 현재의 무게, 그 한계성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김민관 편집장2024.11.23 ~ 2024.12.01 화~금요일 19:30 / 토~일요일 15:00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만든 사람들
공동창작
스태프
작·연출 김수정
드라마투르그 박성원글쓰기 권민경 김민경 김현영 김혜린 전웅
연출부(연출파트) 김현영 김혜린 전웅
연출부(기획파트) 권민경 권유빈 김민경
무대감독 전웅
무대 Shine-Od
조명 김성구
의상소품 김우유
그래픽 김낙수장
음악 이율구
음향 전민배
영상 박영민
사진 IRO COMPANY
조명어시스턴트 지소연
조명오퍼 이정균
음향오퍼 홍조은
자막오퍼 권민경
접근성매니저 김혜린 이강호
영상기술자문 강경호
자문 고경태 구수정 권현우 김남주 김민조 Ngô Thu Hồng출연
고민지, 고용선, 김보경, 김언이, 박미르, 이강호, 이명열, 이시래, 장우영, 하민욱, 하재성, 한지혜, 황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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